은퇴이민 2기 221. 손님 맞이 (1.)
잠을 설쳤다.
바쁜 일상에서 그 어려운 시간들을 맞추어서 한 가족 다섯명과 그의 친구 내외가 나를 믿고 이 곳에 온다.
한국은 깊은 한 겨울이다. 지금 태풍이 물러가고 난 이 곳의 날씨는 말 그대로 환상적이다.
제발 그들이 머물다 가는 날까지 지금처럼 날이 좋았으면 좋겠다.
수없이 카톡을 주고 받으며 그 안에 서로의 질문과 답변을 확인했지만 그래도 뭔지 모르게 걱정이 된다.
메일로 아주 자세하게 긴 안내를 했고 지난 밤 인터넷 전화로 다시 한 번 만나는 시간과 장소, 그리고 사소한 것들을 확인했다.
그런데도 잠을 설친다.
아침 8시 비행기를 타기 위해 그들은 새벽 4시부터 집에서 나올 거라고 한다.
우리도 여유있게 8시 반부터는 집에서 나갈 예정이다. 크리스마스 직후이니 만약의 트래픽을 염려해서다.
날도 새기 전 5시에 일어났다.
세수를 하려는데 맙소사! 물이 안 나온다. 평소에 없던 일이 기어이 또 터진 건가?
오늘 손님이 오는 날인데 그것도 무려 일곱 명이나 오게 되어 있는데 이게 웬 일인가? 그리고 어쩌나?
부리나케 밖으로 나가 본다. 그리고 대문 앞 초소에 있는 Gard Sesal에게 다급하게 물어본다.
"Accident" 그의 대답이 짧다. 새로 일하게 된 그는 영어가 아주 서툴다.
사고라니? 의아해 하는 데리고 그가 대문 밖으로 나간다.
우리 대문 바로 맞은 편 길 옆으로 차가 한 대 쳐박혀 있다. 다행히 깊은 도랑은 아니지만 경사진 쪽으로 많이 기울어져 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차가 쓰러진 바로 옆에 수도 연결 선이 있고 그것이 똑 부러져 나갔다. Sesal이 그걸 보여준다.
그나저나 이렇게 되면 수도물은 언제 나오려나? 지난 밤 화장실마다 한 양동이씩 물을 받아두긴 했지만 이건 정말 큰 일이다.
만반의 준비를 해도 문제가 생기는 일은 언제나 예고도 없이 발생하고 또 다른 걱정거리 위에서 마음은 언제나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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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생각 못했던 돌발 사고가
또 한선님의 마음을 괴롭혔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