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하지 않고 무언가를 잘 해낼 수 있는 사람이 천재라고 한다면, 저는 절대 천재가 아닙니다. 하지만 피나는 노력 끝에 뭔가를 이루는 사람이 천재라고 한다면, 저는 천재가 맞습니다. "
"천재의 손끝에는 노력이라는 핏방울이 묻어 있기 마련입니다. 제가 일본 최고의 선수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일본에서) 저보다 많이 연습한 선수가 한 명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단 한 번도 저 자신과 맺은 약속을 어긴 적이 없습니다."...이치로(일본 야구선수)
스즈키 이치로. 1973년생이니 한국나이로는 올해 2021년으로 볼 때 49살이다.그만큼 호불호가 명확한 선수는 없을 듯 하다. 일본 야구를 대표하는 선수이기도 하다. 당당한 체격도 아닌데 미국 프로야구에서 대단한 활약을 펼쳤다. 그의 대표적인 말은 바로 이것 아닌가 생각이 된다.
"한국야구가 앞으로 30년 동안 일본 야구를 이기지 못하게 해주겠다." 2006년 WBC 1회 대회 지역예선 중에서 나온 말이다. 사실 원문은 '상대가 30년 동안 얕볼 수 없을 정도로 이기고 싶다'였는데 한일의 감정을 대신한 언론들이 조금 과장해 포장한 때문에 한국민의 일본 최고 밉상에 등극했다. 이치로 본인은 그 발언을 한 것에 대해 계속 마음이 걸렸는지 2012년 당시 오릭스에 입단한 이대호선수한테 인사를 하면서 "한국 팬들이 나를 안 좋아할 것 같다. 아직도 나를 미워하지 않느냐?"라고 질문했다고 한다. 그래서 이대호는 깜짝 놀라서 어떻게 대답을 할지 고민하다가 "승부의 세계니까,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고 한국인들도 이해해 주실 것이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그 말을 들은 이치로는 기분좋은 듯한 표정을 지었다고 한다.
한국인의 입장에서는 이치로는 정말 미운 선수이다. 생긴 것도 얄밉게 생겼다. 뱃트를 휘두르는 것도 얄밉다. 하지만 그의 야구 노력만은 그누가 뭐라 할 수 없는 대단한 경지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지금(2021년) 은퇴 후 시애틀 매리너스 구단 프런트로 일하고 있는 스즈키 이치로가 2021년 3월 초 다시 유니폼을 입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스프링캠프에 참가하지 않은 선수들의 훈련을 돕기 위해 49살 나이에 유니폼을 입고 치고 달렸다는 이야기다. 49살의 나이에 말이다. 이제는 현역의 모습은 아니지만 그래도 그의 야구혼이 담긴 이야기같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스즈키 이치로는 일본의 야구선수이다. 포지션은 외야수이다. 일본 프로야구 시절 오릭스 블루웨이브의 중심 타자로서 맹활약을 하였고 2001년 미국 메이저 리그에 진출하며 시애틀 매리너스와 뉴욕 양키스에서 활약한 적이 있다. 이치로의 활약에 힘입어
아시아에는 타자가 없다고 얕봤던 미국인들에게 한방을 먹인 바로 그 선수로 미국에서는 각인돼 있다. 이 때문인지 미국에서도 안타제조기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한다. 그는 결국 2013년 8월 22일, 지금 류현진 선수가 소속돼 있는 토론토 블루제이스전에서 안타를 쳐 미·일 통산 4000안타 대기록을 달성하였다. 야구 역사에 남을 대기록이다.
2019년 3월 20일 일본 도쿄 돔에서 열린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개막 2연전에서 함께 9번 우익수로 선발 출전, 45세 149일 메이저 개막전 선발 출전으로 그의 프로야구 인생의 종지부를 찍었다. 이 경기가 사실상 이치로의 은퇴경기였던 것이다. 한국 나이로 47살이다.
추신수는 1982년 생이다. 추신수는 미국 메이저리거 시애틀 매리너스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신시내티레즈를 거쳐 2014년부터 텍사스 레인저스 소속으로 뛰었다. 아시아 출신 메이저리거 중 최초의 사이클링 히트 달성자이자 20홈런-20도루 달성자(3번달성)이기도 하다. 또한 아시아 메이저리거 중 최초이자 유일무이한 통산 200홈런 달성자다.
한국인 메이저리거 중 유일하게 2010년, 2013년 MVP 후보에 올랐다. 2018년에는 한국인 타자 중 최초로 메이저리그 베이스볼 올스타에 선정됐다.
일본에 이치로가 있다면 한국에는 추신수가 있다는 것이다. 이 추신수가 올해 2021년부터 한국에서 선수생활을 이어간다. 올해 나이가 이제 40살이다. 아마도 추신수는 여러 생각을 했을 것이다. 미국에 잔류하면서 아들의 성장을 바라보며 사는 것이 좋은 것인가 아니면 한국에 돌아와서 마지막 투혼을 불사르는 것이 나은 것인가를 무척 고민하지 않았겠는가.
추신수는 결국 한국을 택했다. 하지만 그는 그의 출신지역인 부산으로 가지 않고 인천을 택했다. 부산에는 그의 절친인 이대호선수가 있었기에 조금 껄끄러웠을 것이다. 지금 그에게는 소속팀이 중요하지 않다. 그가 미국 메이저리그의 그 타격 감각을 한국에서도 과연 그대로 이어갈 수 있을 것인가에 관심의 초점이 모아져 있다. 지금 미국 메이저 리그에는 류현진 등 투수 들이 있지만 타자로서는 눈에 띄는 선수가 보이지 않는다. 물론 투수가 야구의 꽃이라고 하지만 타자의 그 위상은 대단하다. 박찬호선수가 투수로서 활약을 했지만 타자는 추신수가 유일해 보인다. 그래서 그의 귀환이 궁금하고 그의 타격의 솜씨가 더욱 궁금해 지는 것이다.
나이 40에 프로세계에서 운동을 이어가는 것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일반 직업인들에게는 40이 꽃이라고 하지만 운동선수들에게는 그렇지 않다. 젊고 싱싱한 선수들이 수없이 쏟아져 나오는 그 험한 경쟁의 시스템에서 나이 40에 최고의 콘디션을 유지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혹한 자기관리가 아니면 불가능하다. 그리고 그에게 쏟아지는 관심도 그는 불편할 수 있다. 한국인의 특징을 잘 알지 않는가. 기다리지 못한다는 그 성질말이다. 조금 잘하면 역시 하다가도 조금 기대에 어긋나면 그렇지 뭐 하는 그런 성격을 추신수선수는 잘 알 것이다. 그래서 그는 지금 겉으로는 웃고 있지만 속마음은 그렇지 않을 듯 하다.
상대 모든 투수들이 그의 장단점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으니 얼마나 대처가 어렵겠는가. 아무리 메이저 리거라도 상대에게 모든 상황을 드러낸 상태에서 경기에 임하는 것이 얼마나 피곤한지 운동한 사람들은 다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추신수는 이겨내야 한다. 그리고 참아야 한다. 비록 언론의 시기심어린 질타에도 동요되면 안된다. 한국인의 특징이 잘난 놈 나무위에 올려 놓고 흔드는 것 아닌가. 흔드는데 안 떨어질 사람 어디 있겠는가. 그래도 견뎌야 한다. 그래서 일본 야구보다 한국 야구가 결코 한수 아래라는 평가를 받게 하지 않아야 한다. 일본 언론도 이치로와 추신수를 비교하는 기사를 시작했다고 한다. 메이져 리거 그이후의 그들의 자세에 대해 취재하는 것이다.
한국 야구 역사는 일본보다 35년이 뒤져 있다. 한국의 야구도 사실 일본인들이 가르쳐 준 것이다. 역사상 그렇다. 일본은 자신들이 가르쳐준 야구가 한국에서 붐을 일으키고 대단한 선수들이 배출되는 것을 항상 배 아파했다. 그리고 지금도 일본의 시각은 그렇다. 하지만 객관적으로 볼 때 일본 이치로보다 한국의 추신수가 역량에서 뒤진다고 절대 생각하지 않는다. 이치로가 단타위주였다면 추신수는 거포아니든가. 그리고 그 둘은 훈련과 성실함에서는 닮은 점이 많다. 스캔들에서도 자유로웠다. 그만큼 자기관리가 철저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 아닌가. 이치로가 언론에 조금 깐죽되는 스타일인데 반해 추신수는 선이 굵게 말하는 타입이다. 이치로가 47살까지 현역선수로 공식경기에 임한 것 처럼 추신수도 그 기록을 깨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앞으로 7년 남았으니 쉽지는 않겠지만 지금처럼 자기관리를 잘하면 전혀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것이라고 판단된다.
추신수는 올해부터 국내 무대에서 잘 볼 수 있을 것이다. 부디 절친인 이대호와의 관계도 잘 유지하고 이름 그대로 선의의 경쟁을 펼쳐주기를 기대한다. 대선배로서 팀원들과 관계도 잘 유지하고 코칭스텦들과도 조화로운 관계를 이어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추신수가 한국 프로야구의 활력을 쏟아넣고 한국 관객들도 한단계 업데이트 상황이 된다면 한국 프로야구도 세계에 자신있게 내놓을 그런 무대가 되지 말라는 법 없는 것 아니가. 벌써 프로야구장으로 마음이 움직인다. 빨리 코로나 사태가 진압돼서 야구장에서 목청껏 외치는 함성이 들려오길 기대한다.
2021년 3월 14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