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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작방(習作房) 스크랩 송년시 신년시 모음
양남하 추천 0 조회 162 11.12.15 13:32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새해 아침의 기도

                                       - 김남조 -

첫 눈뜸에

눈 내리는 청산을 보게 하소서

초록 소나무들의

청솔바람 소리를 듣게 하소서


아득한 날에

예비하여 가꾸신

은총의 누리

다시금눈부신 상속으로 주시옵고

젊디젊은 심장으로

시대의 주인으로

사명의 주춧돌을 짐지게 하소서


첫 눈뜸에

진정한 친구를 알아보고

서로의 속사랑에

기름 부어 포옹하게 하여 주소서


생명의 생명인

우리네 영혼 안엔

사철 자라나는

과일나무 숲이 무성케 하시고

제일로 단맛나는 열매를

날이날마다

주님의 음식상에

바치게 하옵소서

 

 

새해 새아침은

                                     - 이하 -

            

새해 새아침은

깊고 푸른 소금의 나라에서 온다.


천년 그리고 한 천년

바다 너머 깊은 바다 속에서

절여둔 아침 해는

한 해 하나씩 새해 새날에만 내민다.


바닷가에 사는 사람들은

갈매기보다 수선한 그물에 담고

바닷가에 온 도회 사람은

바다보다 네모난 액자에 건다.


거긴 소금처럼 하얀

순수가 있고

거긴 내내, 새날 새아침 해에게 받은

맑고도 환한 꿈이 출렁인다.

때로 삶이 생활보다 지칠 때

푸른 소금의 나라에서 보내 준

싱싱한 꿈이 말갛게 파도에 씻긴 채 반긴다.


새해 새아침은

맑고 푸른 숲의 나라에서 온다.


산 너머 너머 구름보다 높은 산 숲 속에서

천년 쯤 그리고 또 한 천년 동안은

이슬만 먹고 자란 아침 해는

한 해 하나씩 새해 새날에만 나온다.


들녘에 사는 사람들은

산까치보다 수선한 지게에 담고

새벽 산정에 오른 도회 사람은

산마루보다 첩첩한 사진첩에 넣어둔다.

거긴 숲을 닮은 순결이 있고

그래도 거긴, 늘

새날 새아침 해에게 빌어둔

퍼덕이는 소망이 일렁인다.


때로 어둠이 힘겨운 가로등 아래

피곤한 등을 기댈 때

푸른 숲의 나라에서 보내 준

퍼덕이는 소망 하나

몇 무리의 솔숲을 지나온 바람을 타고

낮아만 가는 어깨를 다독인다.    


새해 새날 아침, 붉은 해는

사람마다 하나씩 푸르게 뜬다.

남에서도 북에서도

산동네 바다동네에서도

이 날만은 꼭 푸르게 떠오른다.

 

 

 

 

새날 새아침

                                        - 최균희 -

새해 새날이

눈부신 빛으로 찾아와

겨레의 염원으로

고이 키워온

아이의 작은 몸에

파고 든다.

밝은 해는

솟는다.

마음 공부하는

이른 새벽

문열면 하늘이 있고

하늘 위에 붉은 해는

오직 하나.

참과 생과 희망 뿐으로

충만한 아침

팽이로 지구를 돌리고

연으로 창공을 나른다.

우리들은

새해 새 아침을

가슴에 안고

평생을 내다보는

기원의 옷깃을

여민다.

그래 무엇이 되자.

무엇이 되지 않을지라도

한 마음 한 뜻이

지닌 의미를

새날 새 아침이

꼭 아니어도 되겠지만

어디서 오는 힘인가

온 몸을 뿌듯하게

한아름 가득 채워주는

힘.

정녕 길을 열어주는 듯

계시가 오는 듯

가슴을 열어주는 햇살.

백두산에서 한라산까지

고속도로를 놓고

하늘차를 띄우는

아이들의 마음을

헤아려 보자.

우리의 꿈을

온누리에 펼치자.

 

 

 

 

새해 아침에

                                        - 이해인 -

창문을 열고

밤새 내린 흰 눈을 바라볼 때의

그 순결한 설레임으로

사랑아

새해 아침에도

나는 제일 먼저

네가 보고 싶다

늘 함께 있으면서도

새로이 샘솟는 그리움으로

네가 보고 싶다

새해에도 너와 함께

긴 여행을 떠나고

가장 정직한 시를 쓰고

가장 뜨거운 기도를 바치겠다

내가 어둠이어도

빛으로 오는 사랑아

말은 필요 없어

내 손목을 잡고 가는 눈부신 사랑아

겨울에도 돋아나는

내 가슴 속 푸른 잔디 위에

노란 민들레 한 송이로

네가 앉아 웃고 있다

날마다 나의 깊은 잠을

꿈으로 깨우는 아름다운 사랑아

세상에 너 없이는

희망도 없다

새해도 없다

내 영혼 나비처럼

네 안에서 접힐 때

나의 새해는 비로소

색동의 설빔을 차려 입는다

내 묵은 날들의 슬픔도

새 연두 저고리에

자줏빛 끝동을 단다

아름다운 사랑아

 

 

 

 

새해 새날은

                                       - 오세영 -

새해 새날은

산으로부터 온다

눈송이를 털고

침묵으로 일어나 햇빛 앞에 선 나무,

나무는

태양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새해 새날은

산으로부터 온다

긴 동면의 부리를 털고

그 완전한 정지 속에서 날개를 펴는 새

새들은 비상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새해 새날이 오는 길목에서

아득히 들리는 함성

그것은 빛과 ?이 부딪혀 내는 소리,

고요가 만들어 내는 가장 큰 소리,

가슴에 얼음장 깨지는 소리

새해 새날은

산으로부터 온다

얼어붙은 계곡에

실낱같은 물이 흐르고

숲은 일제히 빛을 향해

나뭇잎을 곧추세운다



 새 해 아래 민족의 자존을 바로 세우자

 

 

 

 

                                               - 김용택 -

새해가 불끈 떠오른다

보드라운 흙 가슴을 헤치고

만경창파 저 바다를 가르며

저 침묵의 푸르른 신 새벽 산맥들 사이로

새해가 불끈 솟아오른다

이 땅에 새 하늘 새 땅이 열린다

드러난다 펼쳐진다

보라 그리고 서라

한반도를 찾아오는

저 축복의 찬란한 햇살 아래

우리들의 묵은 때를 벗고 우뚝 서보자

저 숲과 나무와 물과

짐승들과 온갖 벌레들도

찾아 든 햇살 아래 꿈틀거리고

저 창공을 나는 새들의 날개 짓에도

새해, 새 햇살은 눈부시게 빛난다

무엇이 두렵고 무엇이 부러우랴

내 나라 내 땅

저 넓은 새벽 들판에 묻힌 곡식과

저 새벽 산야에 잠 든 들꽃들에게도

새 햇살은 찾아가나니

백두와 한라가 얼싸 안고 춤을 추고

압록강과 낙동강이 출렁이며

이 땅 저 땅을 질러간다

어둠을 가르는 저 산봉우리들과

어둠을 가르는 저 물 머리들을 보라

그리고 우뚝 서라

이제 막힌 데는 뚫고

굽은 것들은 펴라

넘어진 것들은 일으키고

떠나 간 것들은 불러들이자

저 밝은 해 아래

우리의 역사를 바로 세우자

그리하여, 아! 아! 진실로 그리하여

산이 산으로

강이 강으로

나무와 새와 꽃들이 또 그렇게

나무와 새와 꽃으로 서게 하자

무엇이 두렵고 무엇이 부러우랴

아름답고 고운 내 겨레 한반도여

내 형제여!

우리들의 햇볕과 바람과 눈과 비로

이제 향기로운 사람의 나라를 새로 세우자

상처받고 훼손된 민족자존을 바로 세워

저 밝은 새해 새 빛 가득 안고

이 땅 저 땅이 훤한 새 나라

통일의 새 나라로

우리 함께 가자

 



Ring out, Ring in

울려 보내고, 울려 들이어라

Alfred Tennyson  詩

박    병    종   譯


울려 퍼져라 광야의 종이여, 거치른 하늘로

흐르는 구름, 그 싸늘한 빛을 향하여

한 해가 어둠속에서 저물어 가는데

울려 퍼져라 광야의 종이여, 한해가 저물도록


낡은 것을 울려 보내고, 새것을 울려 들여라

울리어라, 행운의 종을, 눈을 뚫고서

한 해가 저무는데, 저물도록 울리어라

거짓을 울려 보내고, 진실을 울려 들여라.


마음을 고갈시키는 슬픔일랑 울려 보내라

우리가 여기서 더 이상 볼 수 없도록

빈자와 부자간의 반목을 울려 보내고

온 인류에게 화해를 울려 들여라.


울려 보내어라, 서서히 소멸되어가는 원인과

분파 싸움의 옛 모습들을

울려 들이어라, 보다 상냥한 예절과 순수한 계율을 지닌

생의 한층 더 고결한 양식들을

 

울려 보내어라, 궁핍과 걱정과, 죄악을

불신앙과 시대의 냉혹함을

울려 보내어라, 울려 보내어라 내 슬픈 곡조를

그리고 음유시인의 노래를 울려 들여라


울려 보내어라, 지역과 혈통에 대한 그릇된 오만을

시중에 떠도는 중상과 비방을

울려 들이어라, 진실과 정의를 향한 사랑을

울려 들이어라, 善을 향한 사랑을


울려 보내어라, 낡은 모습의 더러운 질병들을

편협한 물질적 탐욕을 울려 보내어라

울려 보내어라, 구시대의 수천 번의 전쟁을

울려 들이어라, 평화의 천년을.


울려 들이어라 용맹한 사람과 자유함을

드넓은 가슴, 친절한 손길을

울려 보내어라 이 땅의 어두움을

울려 들이어라 오실 그리스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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