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감(有感), 유행가처럼 써야 될 말인가!
며칠 전 조용기 목사가
『정부가 이슬람채권법의 입법화를 계속 추진한다면 이명박 대통령의 하야 운동을 벌이고 법이 통과되면 정권 퇴진운동을 벌이겠다.』고 신문에 보도된 뒤 여론이 조용기 목사를 질타(叱咤)하자
조 목사는 『언론매체에 내가 수쿠크 법안 문제로 대통령 하야운동까지 진행하겠다고 공식 선언한 것처럼 보도된 것은 매우 “유감(有感)”스럽다』고 전했다.
“유감(有感)”이 무슨 뜻인가 !
국어사전에는
유감(有感)- 명사로서 “느끼는 바가 있음” “감상 느낌이 있음” “마음에 차지 아니하여 섭섭하거나 불만스럽게 남아 있는 느낌.” 이라 설명되어 있다.
한자자전(漢字字典)인 옥편(玉篇)에는 유감(有感)이라는 단어가 없는데 인터넷 중국한자에는 “유감(有感)-느끼는 바가 있다”로 되어 있다.
필자가 갖고 있는 1976년 한영출판사 웹스터 한영대사전(서울대 張旺祿교수 감수)에도 유감(有感)이라는 영어 단어가 없다.
인터넷 영어 사전에서는 “express one's regret (at/for)-유감의 뜻을 표하다”로 되어 있다.
여기서 at나 for는 유감(有感)을 설명하는데 는 별 큰 차이는 없다.
자,
유감(有感)스럽다 !
그러면 조용기 목사의 유감(有感)이란 말이 무슨 뜻인가?
이것이 자기가 한말에 사과(謝過)한다는 말인가?
아니면 “나도 감정이 있다(有感)” 는 말이가?
비단 조용기 목사뿐 아니라 정치인들이나 명색이 사회에서 끝빨이 있는 사람들이나 사장들 또는 지식층에 있는 사람들이 “잘못”을 저지른 후에 신문이나 방송에 흔히 “유감(有感) 으로 생각한다” 라는 말을 상투적(常套的)으로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유감(有感)은 사과(謝過)란 뜻과는 아무 관련이 없는 말이다.
알기 쉽게 잘못했으면
“내가 잘못했다”고 하던지 “나는 잘못하지 않았다”고 명확한 표현을 하면 안 되는가?
예를 들어 부모자식간이나 친구간 등에는 “내가 잘못했다”는 식으로 명확하게 표현을 한다.
신문방송 보도에 보면 주로 국가적 외교에서 사용하는 언어(言語)중에 “유감(有感)” 이라는 단어를 쉽게 볼 수 있다.
국가 간에는 나라의 체면이 있기 때문에 설령 “잘못”이 있다 하더라도 “우리나라가 잘못했습니다”라고 노골적으로 할 수가 없기 때문에 위의 사전(辭典)대로 “느끼는 바가 있음” 이라는 애매한 용어로 표현 한다고 생각한다.
“유감(有感)”이라는 국어나 한자에도 없는 유(有)자와 감(感)자를 합(合)하여 만든 단어를 일본이 사용한 글을 읽은 기억이 난다.
히로히또 일왕(日王)이 과거 36년 동안 우리나라를 “일본강점”시 식민지 통치 지배에 대하여 한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사과문을 발표할 때에 사과의 수위(水位)를 어느 정도까지로 할 것인가에 대해 당시 일본 정부에서는 많은 고민을 했다고 한다.
그때 고민 끝에 만들어 낸 꼼수의 말이 “유감(有感)”이란 말로서 일본에는 없는 우리의 말을 차용해 교묘히 사과도 아닌 애매한 말을 사용한 것이다.
이 “유감(有感)”말을 우리의 뜻으로 해석하면 “서로 감정이 있다”는 뜻인 이중적인 의미로 볼 수 있어 우리의 입장에선 사과도 아닌 애매하고 어정쩡한 말이다.
결론적으로 “유감(有感)” 이란 말을 사용하는 정치인이나 기타 여러 사람들이 사과의 뜻으로 사용하는 이 단어는 반성이나 사죄(謝罪)등과는 아무 관련이나 진정성이 없는 말이다.
특히 진실과 교양(敎養)의 사표(師表)가되는 종교인이나 사회 지도층 지식인은 이 “유감(有感)” 이라는 말을 사과(謝過)쪼로 함부로 사용하는 것은 본인의 인품을 의심받는다.
아래의 유감(有感)이라는 게송(偈頌)은 조선 초기 세종 때의 고승인 함허당(涵虛堂)이 유교(儒敎)를 국시(國是)로 삼은 조선조(朝鮮朝)가 불교를 탄압할 때에 호불(護佛)하려는 염원에서 불교를 탄압하는 조정에 대하여 “유감(有感)” 이라는 제목으로 자기의 암울한 불교의 앞길을 한탄하는 의사를 확실히 밝힌 내용이다.
유감(有感)
聞說諸方壞佛廟(문설제방괴불묘)-여기 저기 불교를 죽인다는 소식 듣고
無端兩眼淚潛然(무단양안누잠연)-어쩔 수 없이 흐르는 두 눈의 눈물
但慙我輩都無德(단참아배도무덕)-우리들 덕(德) 없음이 부끄러울 뿐
合掌傾誠敢告天(합장경성감고천)-감히 합장하고 정성껏 하늘에 고하네!
함허당(涵虛堂)
함허당(涵虛堂)은 유교가 불교를 탄압(彈壓)하는 것을 원망하기 보다는 불교 스스로가 덕(德)이 없어 사회로부터 외면당한다는 반성하는 자성(自省)의 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지식인들에게 당부한다.
유감(有感)을 유행가처럼 아무데나 써먹지 말라 !
누워서 자기 얼굴에 침뱉는다
☺농월
첫댓글 '유감' 아! 바른 쓰임을 이제 알았습니다. 정계나 고위직의 전용 사과 낱말 .. 하늘 같던 그들이 웃으워집니다. 국어도 모르니..
선생님 이렇게 불합리한 것들을 낱낱이 논리적으로 지적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