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노는 여자]
"쟤야, 쟤?"
"그렇다니까~아침의 그 여자애!!!"
"이쁘긴 존나 이쁘다."
"그니까. 어, 씨벌. 갑자기 짜증나."
현대식의 학교인 주안 고등학교.
남색의 예쁜 교복을 입은 학생들은 차가운 냉기를 풀풀
내뿜는 한 소녀를 보며 자기들 끼리 속닥 거리며
곁눈질로 힐끗힐끗 보기를 계속하여 반복 하고 있었다.
'아, 짜증나. 짜증나. 이게 아침의 그
또라이 때문이지? 게자식. 잡히기만 해봐. 뒤질줄 알어.'
그 차가운 냉기를 풀풀 내뿜고 있는 주인공은 다름아닌 별이였다.
예쁜 콧잔등엔 주름이 몇가닥 잡혀 있었고,
꾹 다물고 있는 붉은 입술은 당장이라도 욕이 튀어 나올 것 만 같았다.
"아하하하하하, 별아.
우리 기분 좋게 생각 하자구~"
"기분 좋게? 난 지금 기분이 엄청나게 더러워.
그 키슨지 뽀뽄지 걸리기만 해봐. 입술을 확 째버릴테니까."
"아하하하하하-;;;;;"
새가 아무리 밝게 웃고 좋게 말해도
별의 옆에서 계속하여 숙덕 거리는 소리는 멈추지 않았고,
그 덕분에 별의 기분은 완전 다운 되었다.
[교무실]
"같이 갈까?"
"내가 애냐? 나 혼자 가."
"흐잉. 그럼 잘 하고 와, 알았지?"
"알았으니까, 빨랑 교실이나 가요, 이 아줌마야."
"헤헤, 그럼 마치고 봐~"
교무실이라는 초록색 팻말이 있는 곳.
보통 전학생들 같은 경우엔 긴장을 하며 발을 동동?
어찌 하였든 약간의 긴장감은 있어야 한다만은...
우리의 별에겐 그런건 없나 보다. 허허허
드르르르륵-
플라스틱으로 된 푸른 색의 문은 소리를 내며
옆으로 열렸고, 각자 자리에 앉아 자기 일을 하고 있던
선생들은 문 소리에 다들 그 쪽으로 고개를 돌렸고,
별은 다시 한번 인상을 찌푸렸다.
'치워라, 쏠린다.'
별은 생각 같아선 이 말을 하고 싶었지만,
첫 날이기도 하기에 나중을 기약 하며;;꾹꾹 참았다.
"전학생이니?"
"그런데요."
그 때, 입술을 아주 쌔빨갛게 칠한
한 여선생이 별의 앞에 섰고, 별은 그 여선생이 마음에
들지 않는지 꽤 건방지다고 볼 수 있는 자세로 여선생에게 말했고,
여선생은 기분이 나쁜 듯 했지만, 주안 고등학교는 상류급 자제들이
다니는 학교라 별도 상류급 자제라고 판단한 선생은 화를 꾹꾹
참으며 가식적인 웃음과 함께 밖을 나갔다.
"호호, 그러니? 저기 저 선생님에게 가 보렴."
'뭘 쳐웃고 지랄이야. 마녀야.'
끝까지 붉은 입술을 자랑이라도 하 듯 말아 올리며
나가는 선생을 보며 짜증이 났지만 별은 이 곳을 빨리 나가고
싶었기에 아까 그 선생이 가리킨 머리를 낮게 한쪽으로 묶은
뒷 모습의 여선생에게 걸어 갔다.
"전학생인데요."
별은 그 여선생을 내려 보며 말했고,
그 선생은 숙이고 있던 고개를 천천히 올려 별을 보았다.
"아, 그러니? 반가워."
작고 갸름한 얼굴과 화장기 없는 투명한 피부.
쌍커풀이 옅게 진 선한 눈매와 갈색 눈동자.
선분홍의 입술. 청초한 느낌의 얼굴과 부드럽게 올라가는
입매가 참 예쁜 여선생이였다. 조금 전 그 여선생과는
차원이 다를 정도로 깨끗한 이미지의 여성이였다.
"아, 이름이 뭐니?"
"아, 얀별 이에요."
"그래? 이름이 예쁘네~난 유수현.
앞으로 너의 담임 선생님이 될 꺼야. 잘부탁해~"
"네."
별은 수현이 마음에 들었다.
왠지 더럼운 것 하나 뭍지 않은 하얀 백합 같은 수현.
'얀새...'
그 때 떠오르는 한 사람.
바로 얀새 였다.
웃을 때 보이는 하얀 치아와 반으로 접히는 눈매가
새와 비슷하게 생겼다.
"자, 그럼 올라 갈까?"
"아, 네."
왠지 수현이 마음에 드는 별 이였다.
[2-7]
2학년 7반이라고 적힌 녹색의 문 앞에 서있는 별과 수현.
별은 왜 안 들어 가나 하고 수현을 바라 보았고
수현은 그런 별을 바라 보며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
"음, 우리 반 애들이 조금 문제아? 아하하하,
좀 그런 애들이 있어. 그러니까 니가 좀 이해해 주렴."
"아, 그런 거라면 괜찮아요."
"그래? 씩씩하구나, 그럼 들어 가자."
끝까지 별을 위해주는 수현.
그런 수현이 더더욱 자신의 마음속에 박히는
별 이였다.
드르르르륵-
"안녕, 애들아?
오늘은 아주 예쁜 전학생이 왔어요~"
수현은 참으로 정직 했다.
왜냐?
앞서 말한 것 처럼 다들 문제아 같이 보였기 때문이였다.
색색깔의 머리와 피어싱. 여자 애들은 화장에 교복에
어울리지 않는 화려한 스타킹을 신고 있었다.
'흠, 2학년 7반이라...
어디서 들어 본 것 같은데...어디서 들었더라...'
그리고 문 밖에서 기다리고 있는 별은 2-7반이라고 적힌
팻말을 뚜러져라 쳐다 보고 있었다.
뭔가 있는 것 같으 면서도 없는 것 같은 묘한 기분 이였다.
"자, 별아 들어 오렴."
그러나 곳 수현의 목소리에 정신을 차리고는 안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별이였다.
"어, 야 쟤 아침에 걔 아냐?"
"어어어어, 정말! 우와 가까이서 보니까
존나 이쁘다."
"람휘가 반할 만 하다, 그치?"
별이 들어오자 또다시 술렁 거리는 교실.
그 때 들려오는 왠 익숙한 이름.
'잠깐, 아침에 그 놈 이름이 뭐였지?'
순간 스치듯 지나가는 아침의 장면.
그리고 이름.
'가람휘!!!!!!!'
'아, 젠장. 우울해. 우울해.
역시 난 재수가 없었어. 그 또라이랑 같은 반이라니!!'
람휘와 같은 반인걸 기억한 별.
하지만 정작 람휘는 교실에 있지 않았다.
람휘가 교실에 없자 안도를 느끼는 별 이였지만
같은 반인 것 은 어떻게 하리...
"야, 너 람휘한테 찍쩝 거린다며?"
그 때, 책상에 엎어져 암흑 세계에 빠져 들고 있을 무렵,
왠 앙칼진 목소리가 들려 왔고, 별은 인상을 쓰며
천천히 위로 고개를 올렸다.
그러나 제일 먼저 들어오는 붉은 색의 스타킹을 보며 일개 날라리쯤으로
생각한 별은 더더욱 인상을 쓰며 그 목소리의 얼굴을 쳐다 보았다.
'떡을 칠했구만, 떡을.'
그 목소리의 주인공은 밝은 갈색으로 염색한 머리에
웨이브가 허리 까지 왔었고, 쫙 쭐인 교복에 나이에 맞지
않는 진한 화장이 그녀가 소위 날라리 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었다.
"씨바, 야. 너 얼었냐? 킥킥."
그 날라리는 아무 말도 안하고 자신을 빤히 쳐다보는
별을 보며 주위에 있는 패거리들과 비웃기 시작했고,
별의 이마엔 잔주름이 몇가닥 서기 시작했다.
"어이 없어 그런다. 븅신아."
"뭐?"
"리플레이 해줘? 어이가 없다고, 븅.신.아."
별의 말에 어안이 벙벙 해지는 날라리.
눈매가 좀 사나워서 그렇지 긴 머리와 야리한 몸매에
그저 순진한 척 하는 그런 여자 일 줄 알았던
소녀에게 별의 반응은 충분한 쇼크 였다.
"참나, 너 뭘 믿고 까불어?!!!"
"그럼, 넌 뭘 믿고 까부냐."
지금 대답한 건 별이 아니 였다.
약간 허스키 하다고 볼 수 있는 목소리에 다들 그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씨바야, 야, 개조랭. 내가 학교 안 나오니까
니가 다 해먹는다?"
"사, 사야..."
개조랭-_-이라고 불리는 그 날라리는 사야라고 불리는
한 여자 아이에게 어색하게 웃으며 이름을 부른다.
"빨리 안 꺼지냐."
사야의 말에 패거리들과 재빨리 앞문으로 빠져 나가는
개조랭-_-별은 그 사야라는 아이를 빤히 쳐다 보았다.
170은 넘을 것 같은 키와 늘씬한 몸매.
어깨 밑 정도로 내려 오는 붉은 머리와 하얀 피부.
사나운 눈매. 주황빛이 감도는 작은 입술.
꽤 사나워 보이는 얼굴에 왼쪽 볼에 밴드까지 붙여져 있는 걸
보니 소위 날라리 같았다. 하지만 아까 개조랭 패거리들이
꼼짝을 못 하는 것 보니 사야가 더 윗 서열 같았다.
"야, 넌 누구냐.."
"넌?"
사야의 물음에 도리어 반박하는 별.
하지만 사야는 별로 기분 나쁜 표정 없이 서슴없이 자신의 이름을 말했다.
"나? 난 김사야."
카페 게시글
하이틴 로맨스소설
[ 장편 ]
※※ 입술이 예쁜 여자 ※※ 03[노는 여자]
●장미빛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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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28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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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와 사야라는 이름 왠지 예뻐여~ㅇ,ㅇ*다음편 원츄!흐흐
[●빠그뎅] 저도 사야라는 이름이 좋아요!!>_<흐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