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이라기에는 좀 길어졌네요.
그 탓에 나눠서 올릴 예정입니다.
한 다섯 편정도로 나눠질 듯.
이것은 백호현암의 야오물로 재탕할 내용입니다.
하지만, 야오물은 장편.
이번편은 중편에 속하다보니 대사를 많이 걸러내게 되었어요.
그 탓에 어색함을 줄이기 위해
[거래]의 서술방식을 사용했습니다.
시점은 승희언니의 시점인데..
서술체는 나중의 재탕을 위해 남녀구분없는 매우 편한(나에게만)느낌의 어투입니다.
그럼, 잘부탁드립니다.
그는 상당히 멋진 사람이었다.
그는 매우 잔인한 사람이었고, 언제나 아슬아슬한 기운을 풍기는 사람이었다.
그는 무뚝뚝했지만, 적어도 내게는 멋진 웃음을 보여주는 사람이었다.
그는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한 사람이었다.
사랑과 사랑의 차이 : 승희의 이야기-1
<다음 세상에서는..제발...너로만 태어나지 말아줘>
나의 아버지는 꽤 커다란 사업을 하고 있었고,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었던 탓에
다른 나라에까지 꽤 많은 확장을 할 수 있었다.
다시 말해 주요국가들이 나의 아버지의 브랜드에 주목하게 된 것이다.
그 탓에 난 아버지의 얼굴을 거의 볼 수가 없었다.
아버지뿐만 아니라 어머니 역시 마찬가지였다.
두 분 모두 사업을 위해 외국에 나가 계실 때가 많았던 것이다.
하지만 내가 어렸을 적에는 우리 세 가족은 거의 항상 같이 있었다.
아직 아버지의 사업이 많이 크지 않았던 때의 이야기지만.
그래서 처음 한동안은 떼도 많이 썼었다.
혼자 있는 것이 너무도 싫었기 때문이다.
시간이 갈수록 집은 커지는데, 청소나 시중 들어주는 모르는 사람들도 많아지는데,
막상 내가 너무도 보고 싶었던 부모님들의 얼굴은 내 생일이나 되어야만 볼 수 있었다.
난 커다란 집에 나 혼자라는 외로움이 너무도 싫어서 자주 밖에 나갔던 것 같다.
정말 답답했던 건 그러한 잠깐의 외출시간마저 모르는 사람들이 내 뒤를 따라다녔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건 그것대로 참 다행스런 일이었다.
적어도 유괴 같은 위험한 상황에 직면했던 적은 없었으니까.
그러나 얼마 후부터
난 언제나 혼자 다니게 되었다.
여전히 모르는 사람들이 붙어 다니려고 했지만,
나는 무조건 뿌리치고 혼자 다녔다.
나의 보물을 만나기 위해서.
그 보물은 나만의 보물이므로 그 누구에게도 보여주고 싶지가 않았던 것이다.
우연히 지나치던 공원에서 발견한 나의 보물은 너무나도 예쁜 눈을 가지고 있었다.
투명하고 투명해서 맑은 햇빛을 가득 담아내던 그 눈을 처음 봤을 땐
철없이 뽑아내어 손에 쥐어들고 싶어했었다.
하지만, 그런 생각으로 그 이쁜 눈을 향해 손을 내뻗었을 때
조금씩 조금씩 젖어가던 눈이 또르르하고 구슬을 만들어 아래로 흘리는 모습에 순간 얼어버렸다.
그 눈만큼이나 너무도 투명하고 맑던 그 구슬이 아무래도
내 손에서는 만들어 질 것 같지가 않아서 그냥 앞에서 멀거니 그 구슬을 쳐다보기만 했다.
"이쁘다."
내가 나의 보물을 향해 가장 처음 내뱉었던 말이다.
그 말에 눈은 구슬을 거두고 조금 건조해지더니 나를 향했다.
나를 향한 그 눈이 너무도 예뻐서 다시 한 번 조심히 손을 뻗어 조금 만져보았다.
그러자 살풋 눈이 감겼다가 내가 손을 떼자 다시 떠졌다.
그게 너무도 즐거워서 마구 웃었다.
"이름이 뭐야?"
내가 나의 보물에게 던진 두 번째 말이었다.
한 동안 아무런 답이 없더니 곧 짤막한 말이 돌아왔다.
"넌?"
순간 멍해져 버렸다.
지극히 낮고 낮았지만 결코 듣기 거북한 것은 아닌 목소리 탓이었다.
"내 이름은 승희라고해, 현승희. 넌?"
눈이 또 다시 나를 향했다.
나에게만 고정되어 있는 그 눈이 너무나도 맘에 들어서 저 눈만 빼어갈까라는 생각이 또 다시 들었지만
순간 구슬에까지 생각이 미치면서 그냥 가만히 그의 대답을 기다렸다.
"호우, 백호우."
참 특이한 이름이었다.
백호우.
호우.
순간 무슨 뜻일까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더는 묻지 않았다.
그런 첫 만남 이후로 난 매일 같이 나의 보물을 만나기 위하여
그 공원으로 갔다.
공원에는 언제나 호우가 있었고,
난 그와 짤막한 문답 몇 마디를 나누며
내가 그에게 맡겨둔 나의 보석인 그의 눈을 바라보다가 집에 왔다.
그의 눈은 나만의 보석이라고 생각했고,
그는 나만의 보물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를 위해 그 이쁜 눈으로 예쁜 구슬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그렇게 착각해버렸다.
하지만 그 착각 속에서 난 분명 행복을 느꼈다.
적어도 외롭지는 않았다.
더 이상 부모님의 빈자리를 느끼지 않아도 되었다.
그렇게 마냥 즐거웠다.
며칠 후
더 이상 호우가 보이지 않았다.
호우가 더 이상 그 공원에 나타나지 않게 되었다.
그게 너무나도 슬프고 안타까워서
많이 울었다.
그리고, 울다 지친 탓에 몸이 약해져서
고열에 시달리게 되었다.
집안이 갑자기 시끄럽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무겁고 나른한 몸을 움직여 방밖으로 나가보았다.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고 시끄럽게 쿵쾅대며 뛰어다니고 있었다.
어찌된 영문인지 알고 싶었으나
다들 자신들의 일에 너무도 바빠 보여 물어볼 수도 없었다.
내가 할 수 있었던 일은 그저
무기력하게 멍하니 침대에 걸터앉아 있는 일 뿐이었다.
그렇게 한참을 멍하니 있었다.
그런 때에 갑자기 방문을 벌컥 열리며 누군가가 내게 외쳤다.
"아가씨, 큰일났어요! 사장님하고, 사모님이 모두 돌아가셨어요!"
그 외침에 내 입에서 맴돌던 흥얼거림이 사라져버렸다.
내가 나의 부모님들을 다시 보게 된 것은
나의 다가오는 생일 바로 전날이었고,
부모님을 만난 지 무려 1년여만의 만남이었으며,
그리고 그들은 이미 싸늘히 식어있었다.
그래서, 내가 아무리 눈물을 흘려도 더 이상 아버지가 눈물을 닦아주지 않았고,
더 이상 어머니가 따뜻하게 위로해 주지도 않았다.
그 분들의 죽음을 처음에는 외면했다.
아니라고, 그렇게 소리지르며 울었다.
하지만, 결국에는 깨닫고 말았다.
더 이상 그 분들은 나의 곁에 없다는 것을.
그 분들의 온기가 더 이상은 내 곁에 없다는 것을 난 깨닫고야 말았다.
첫댓글 오우~! 기대되요. 우리의 승희는 어떻게 될까용? 오우~ 승희! 승희! [ 느끼 느끼 ]
백호현암의 y..y물..??? 써.. 써주세요!! +ㅠ+ y물이래~ y물이래~ 아자!! >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