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일하고 있는 사무실은 현대해상 성동지점 내에 있는 대리점 영업소로 지점 내에는 당시 설계사 영업소와 대리점 영업소가 합쳐 빌딩 내 10개정도의 사무실에 300명 가까운 사람들이 소속해 일하고 있었고 꽤 많은 기독교인 들이 있었지만 서로가 기독교인이라는 사실조차도 모른 체 각자 자기 일에만 관심이 있을 뿐 생존경쟁이 눈에 보이는 그야말로 너무도 삭막한 분위기라고 해야 옳은 표현 일 듯싶다.
언제부터인가 직장 내에 신앙의 공동체인 신우회 모임이 있었으면 모임을 통해 서로 위로도 되고 힘이 될 것 같은데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누군가 시작을 하면 참여해보고 싶다는 마음은 있었지만 그 일을 감히 내가 시작 하게 되리라는 것은 지금 생각해 봐도 정말 믿기지 않을 만큼 대단한 결정이 아닐 수 없었다.
나의 성격을 내가 잘 알지만 본래 남 앞에 나서는 것을 잘 못 할뿐 아니라 지독히도 내성적인 성격 탓에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도 서툴고 마음속에 있는 생각을 제대로 표현조차 하지 못하는 내가 어떻게 모임을 계획하고 주도 해나갈 수 있단 말인가?
지난 1999년 봄으로 기억된다. 난 그때 너무도 일이 없어 심신이 지칠 대로 지쳐있었고 이대로는 아무것도 할 수없다는 절박한 상황이었으며 그 어떤 탈출구가 있어야 할 것만 같아서 마음을 단단히 하고 간단한 짐을 챙겨 처음으로 혼자 집을 떠나 마석을 지나 수동리에 있는 수동기도원을 찾아갔다.
그 날이 아마도 4월1일로 생각되는데 4월 한 달을 하나님께 맡기지 않고는 도저히 살 수없을 것만 같아 나의 답답한 사정을 하나님께 아뢰며 부르짖어 기도하기를, “하나님 아버지! 저의 남은 인생이 주님께 쓰임 받는 인생이 되기를 원합니다. 저의 모든 행사를 맡아 주시고 저를 통해서 주님의 영광이 나타나게 해 주십시오”
그때는 아무것도 알 수 없었고 그저 나 혼자 하나님께 기도 한 것 같았지만 지금 와서 돌이켜 볼 때 하나님께서는 미리 내 앞길을 예비하시고 나로 하여금 기도 할 수 있는 은혜를 주셨으며 나의 기도에 응답해 주셨음을 알 수가 있다.
기도원을 다녀온 후 직장인 사무실에 출근해서 일을 찾아보지만 여전히 일은 없었고 4월과 5월도 하루하루가 힘든 나날들이 이어져갔다.
하루는 아무도 없는 텅 빈 사무실을 혼자 지키고 있으려니 수많은 상념들이 떠오르는데 내가 왜 여기에 와 있는가? 하는 생각에서부터 내가 여기서 그만두게 되면 어떻게 되나? 하는 두려움마저 느끼면서 조용히 나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는데 가장 먼저 걱정되는 것이 지금 내가 여기서 그만두었을 때 주변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을 의식하지 않을 수가 없었고 온 가족이 열심히 교회에 나가며 신앙생활 하는 것으로 다들 알고 있는데 이것이 과연 하나님께 영광이 되겠는가싶어 가만히 눈을 감고 묵상하며 주님의 뜻을 구했다.
“하나님 아버지! 저를 이곳에 보내신 주님의 뜻이 계신 줄 믿습니다. 저로 하여금 주님의 뜻을 알게 해 주십시오”
기도하면서 그때 생각난 것이 그래 내가 한번 직장 신우회 모임을 시작해보자! 하는 마음이 간절했고 주저 없이 곧 바로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직장 신우회 창립예배를 위한 유인물을 만들어 가지고 각 영업소 사무실을 찾아다니며 우선 믿는 사람들을 상대로 참여를 권유하며 유인물을 나누어 주고 모임에 대한 취지를 설명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가? 6월14일 날짜까지 정해놓고 시작한 일인데 계획된 행사 일이 이틀 앞으로 다가오고 그때 까지 아무 연락도 없으니 얼마나 초조하고 애가 타겠는가? 결국 계획이 실행이 안 되고 이대로 끝나버리는가 싶어 허탈해하며 나 혼자 안타까워하고 있을 때 핸드폰이 귓전을 울리면서 반가운 목소리의 전화가 걸려왔다.
얼마나 반가웠는지 곧 바로 달려갔는데 알고 보니 왕십리 영업소의 C 팀장으로 사무실에는 5명 정도의 사람들이 모여 있었고 다들 모임에 동조하는 눈빛들이었다.
더 많은 사람들과 접촉을 해서 정해진 날짜에 신우회 창립예배를 드리기로 의견이 모아져 그 자리에서 모임을 결성하기로 결정을 했다.
경험도 없고 처음이라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는데 일하는 직장에 성경책을 가지고 나오는 사람이 있을까 싶어 모든 것을 유인물로 대신하기로 하고 예배순서지 와 함께 부를 찬송을 선곡해서 컴퓨터를 잘하는 H 집사님이 순서지 만드는 작업을 담당하고 설교말씀은 목사님을 모셔 올수 있으면 좋으련만 갑자기 부탁을 드릴수도 없고 해서 부족한대로 내가 직접 설교 원고를 짧게 준비해서 맡기로 했다.
장소는 지점장님의 허락을 받아 지점 교육장에서 갖기로 하고 건물 엘리베이터와 입구에 모임을 알리는 포스터를 붙이는 것으로 모든 준비가 완료됐다.
신우회 창립예배를 하루 앞둔 6월 13일 밤 난 내가 섬기는 교회의 지하 기도실을 찾아가 이일을 가지고 하나님께 기도하며 뜻을 물었다.
“하나님 아버지! 제가 일하는 직장에 신앙의 공동체인 신우회를 세우기 원합니다. 이것이 저의 뜻인지 하나님의 뜻인지 알지 못하오니 내일 예배 중에 성령으로 저에게 감동을 주셔서 저로 하여금 깨닫게 해 주십시요”
드디어 내가 일하는 직장 내에 처음으로 신앙의 공동체가 세워진다는 기대를 안고 예배장소에 도착하니 나를 포함해 12명의 사람이 모여 있었고 모두가 긴장되고 설레는 마음으로 감격적인 창립예배를 하나님께 드리게 되는 참으로 역사적인 순간이 아닐 수 없었다.
다들 각자가 섬기는 교회에서 많은 예배를 드려본 경험들이 있지만 우리가 일하는 현장에서 교회가 다르고 교파가 다른 믿음의 형제, 자매들이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고 마음과 뜻을 합하여 하나님께 감사예배를 드릴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 모두가 감동해하며 만족해하는 것 같았으며 영적으로 황폐한 직장 안에 처음으로 기도와 찬송이 울려 퍼지고 하나님의 말씀이 선포되는 거룩하고도 엄숙한 시간이었다.
예배 중에 하나님께서 나에게 주체할 수 없는 감동을 주시는데 짧은 설교 원고를 읽는 중간에 흐르는 눈물을 억제할 수 없어 잠시 멈추고 다시 이어서 설교를 마무리해야 할 만큼 성령님의 임재하심과 하나님께서 이일을 기쁘게 여기고 계신다는 것을 확신할 수가 있었다.
예배시간이 끝나고 교제시간에 어제 밤 내가 기도실을 찾아가 기도한 것에 대해 하나님께서 응답을 주셨다고 하니까 다들 공감해하면서 이런 모임을 통해서 서로 위로하고 서로를 위해 기도하며 정보도 교환할 수 있는 유익한 모임으로 발전시켜 나가자고 함께 뜻을 모았다.
처음이라 자연스럽게 모임의 회장을 내가 맡게 되었고 모임의 계기가 되었던 C 팀장을 부회장으로 세우려 했지만 일에 매이기 싫다는 본인의 고사로 다른 분들로 임원을 세워 모임을 이끌어 가기로 했다.
모임의 기금이 전혀 없는 상태라 모임 때마다 목사님을 초빙하는 것이 어려울 것 같아 한번씩 격 번으로 하기로 했는데 목사님이 초청되어 오실 때는 좋았지만 설교를 내가 맡게 될 때는 보통 부담이 되는 것이 아니었다.
직장신우회가 생긴 이래로 하나님께서는 나의 하는 일에 은혜를 주셔서 전혀 앞으로 나아갈 수 없는 상황에서 계약을 이룰 수 있도록 여건들을 허락해 주셨고 점차 계약이 많아지면서 6개월쯤 지나서는 전체 영업사원 중에 가장 많은 계약을 체결 하게 되어 매월 실적을 평가하여 시상하는 합동조회에서 당당히 1등상을 받는 기쁨을 누리기도 했다.
또 팀장으로서 나의 팀이 1등 팀이 되게 하셔서 계속해서 수차례 상을 받도록 나의 이름을 높 혀 주셨는데 전에는 내가 누군지 조차도 몰랐던 사람들이 이제 나를 알아보며 어느새 맨 꼴찌에서 맴돌던 사람이 갑자기 상위권으로 뛰어오르는 감히 상상할 수도 없는 엄청난 축복을 누리는 자가 되어 있었다.
신우회 모임을 가질 때 마다 생각지 않았던 많은 방해가 있었는데 모임을 알리는 포스터를 누군가가 떼어내는 일이 자주 발생했다.
누가 왜? 그 일을 그토록 싫어했는지 지금도 알 수 없지만 아마 사탄의 훼방이 아니었을까 싶다.
1년6개월쯤 지나 2001년 1월 새로운 임원 진을 구성하게 되었는데 일에 매일까봐 고사하던 C 팀장이 어찌된 일인지 선뜻 회장을 맡겠다고 하는 게 아니가? 거기에는 그럴만한 분명한 이유가 있다.
하나님이 나에게 그 일을 통해 복을 주신 것을 그가 가까이서 눈으로 보아 알았고 그 또한 현재 회장으로 일하면서 많은 축복을 받고 있음은 신우회 모든 회원들이 다 보아 알고 있는 주지의 사실이다.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 하시리라”
이 말씀은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그리스도인들에게는 어쩌면 가장 중요한 말씀이 아닌가 싶다.
신우회 모임에 나오는 사람의 수가 그리 많지는 않지만 한 15명 가까이 참여하고 있고 그 중에는 교회에는 아직 나가지 못하고 있으면서 함께 동참하여 위로를 받고 힘을 얻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그들 또한 머지않아 교회에 출석하여 성도로서의 변화된 삶을 살게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또 가끔씩 신우회 기금을 모아서 어려운 이웃들을 찾아가 작은 도움 이나마 위로를 할 때가 있는데 경기도 양주에 있는 요셉의 집과 벽제 근처의 베델의 집을 방문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중증 장애인들이 모여 사는 곳으로 누군가의 도움이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그들을 보면서 오히려 찾아간 우리들이 더 위로를 받고 그 동안 감사하지 못했던 것에 대해 부끄러움을 느끼곤 했다.
“네 시작은 미약 하였으나 네 나중은 심히 창대 하리라”
아직은 보잘 것 없고 연약하기 이를 데 없는 작은 공동체이나 분명한 것은 하나님이 함께 하시고 모임의 목적이 주님나라 확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 그때그때 하나님께서 필요한 사람들을 통해서 그 일을 이루어 가도록 도우시고 인도해 주실 것을 믿으며 부족한 나를 이 귀한 일에 동참케 하신 하나님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앞으로 직장 안에 많은 사람들이 직장 신우회를 통해서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 구원함을 받게 되는 놀라운 구원의 역사들이 있게 될 것을 소망하며 합력하여 선을 이루는 아름다운 신앙의 공동체로 자라가기를 기대해 마지않는다.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 (마태복음 6:33)
첫댓글 좋은 신앙 간증 올려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감동 깊게 읽었습니다.
귀한 간증 감사합니다.
좋은 간증 감사합니다.
좋은 자료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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