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댕의 'KISS'(1886년, 대리석, 파리 로댕박물관 소장)
스승과 제자 / 그 인간적인 사랑
"나의 광폭한 연인이여"
나의 불쌍한 머리가 아프다오.
나는 더 이상 아침에 일어날 수가 없다오.
오늘 저녁에 나는 당신을 찾기 위해
우리가 다니던 장소들을 찾아 헤맸다오
죽음조차 나에게는 부드럽게 여겨지오!
나의 최후는 어찌나 길던지...
어찌하여 당신은 작업실에서
나를 기다리지 않았단 말이요?
어디에 있었소?
내가 얼마나 큰 고통을 느꼈는지...
나는 가끔 고통이 덜할 때에는
빈혈 같은 것을 느낄때가 있다오.
하지만 오늘은 다른 어느 것과도 견줄 수 없는
너무도 큰 고통이 남아 있다오.
까미유,
나의 사랑이여,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나는 광기가 다가옴을 느끼오.
또한 이것은 당신의 작품이 될 것이라오.
이렇듯 계속되는데,
당신은 어찌하여 나를 믿지 않는단 말이요?
나는 조각을 포기하오.
내가 만약 어느 곳에라도 갈 수 있더라면
내가 잊을 수만 있다면
그렇지만 그런 곳은 없다오.
간혹 내가 당신을 잊을 수 있으리라
생각되는 때도 없지 않다오
그러나 그 다음 순간,
나는 당신의 강한 힘을 느낀다오
나를 가련하게 보아 주오.
나는 더 이상 어쩔수가 없다오.
나는 당신을 보지 않고서는
하루라도 살 수가 없다오.
그렇지 않다면 이 끔찍한 광란뿐이라오.
이제 끝이라오
나는 더 이상 작업하지 않는다오.
나의 못된 연인이여,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미치도록 당신을 사랑한다오.
나의 까미유여,
나는 우정을 가지고
다른 어느 여인과도 관계를 맺고 있지 않다오.
나의 모든 영혼은 당신에게 속해 있으니,
믿어 주오.
나는 당신을 설득 할 수가 없고,
나의 말들은 무력하고,
나의 고통을 당신은 믿지 않으니...
내가 물어도 당신은 그마저 의심하는구려.
나는 오래전 부터
더 이상 웃지 않으며, 더 이상 울지 않으며,
더 이상 노래 할 수도 없다오...
모든 것이 따분하게 느껴지고,
나와는 무관한 것처럼 보인다오.
나는 내가 왜 고통스러워 하는지
더 이상 이해가 안 갈 정도라오.
왜냐 하면 모든 것들이
나에게는 무관하게 보여지기 때문이오.
나를 마음 아프게 했던 것들까지도 말이오.
당신 모습을 매일 볼 수 있게 해주오.
오직 당신의 너그러움만이
나를 구해 줄 수 있다오
나의 당신에 대한 불타는 사랑은
너무도 순결하오.
당신이 나에게 동정을 가져 준다면
그대 자신도 보상받게 될 것이오.
-로댕이 까미유에게-
까미유의 '사쿤달라'
까미유 끌로델(1884년 20세 때의 사진)
불행한 삶을 살아간 카미유 클로델(CAMILLE CLAUDEL,1864 - 1943)
그 이름만 들어도 불행한 인생을 비참하게 살다간
한 여인의 아련한 모습이 불현듯 떠오른다.
예술가로서가 아니라 한 개인으로, 한 여자로서
당당하게 인생을 개척하지 못함을 대변이나 하는 듯한 그녀의 얼굴에서
그녀가 살아 왔던 인생 행로를 느낄 수 있다.
조각가 로댕이라는 거대한 이름의 그늘에 항상 가려져만 왔던 그녀의 모습은
로댕의 이름에서는 떨어질래야 떨어질 수 없는 위치에 계속 있었으면서도
그의 인생의 중심에서 아득히 멀어져서 존재해 왔던 카미유 클로델...
그러나 한편으로 예술가로서 로댕의 위치와 역량을 제외하고는
세인들의 관심은 항상 우리 자신들이
로댕의 그림자로 치부해 왔던 카미유 클로델이 있었던 것 같다.
알려진 대로 카미유 클로델은 로댕의 제자인 동시에 연인이기도 하였으며,
평생 로댕의 그늘에 가려져, 여인으로서도 예술가로서도 로댕이나 뭇 사람들에게
진정으로 인정을 받지 못한 채 비극적인 생애를 마치게 된다.
그녀는 항상 로댕에게 자신은 영원한 정신적 연인이 아니라
결혼 상대자이고 싶다는 자신의 입장을 밝혔으나,
로댕은 로즈와의 관계로 인해 결혼을 거부하면서 인간적인 만남을 원했기에
로댕과는 영원히 헤어지게 된다.
그리고 로댕과 헤어지게 된 그녀는
그녀만의 조각 세계 추구를 위하여 열심히 작품 생활을 하게 되나
끝내 그녀만의 작품 세계를 이루지 못한 채 로댕의 그늘에서 항상 맴돌곤 하였다.
이 가련한 여인의 일생은 요즘에는 영화로도 각색되어
로댕 하면 클로델을 함께 떠올릴 정도로 유명세를 타게 되었다.
그러나 연인 관계로서는 모르지만
예술가로서, 아니 조각가로서의 로댕과 클로델에 대해서는
대등한 관계로 보기에는 많은 무리가 있다.
스승과 제자라는 기본적인 관계에서도 그렇고,
로댕이 자신만의 독창적인 조형 세계를 이룩한 것과는 달리
클로델은 평생 로댕의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어쨌든 파리 시내의 어느 조각도제학원에서의 첫 만남 후
로댕은 가장 믿을 만한 제자로서 클로델의 재능을 인정하여
작품 중 가장 섬세함을 요하는 손의 표현을 그녀에게 맡기게 된다.
조각가로서 많은 공통성과 예술적 동질성을 가지고 있는 두 사람은
거의 같은 시기에 비슷한 작품을 남겼는데
로댕의 <키스>, <가라테아>와 클로델의 <사쿤달라>, <밀단을 진 소녀>는
상당 부분 유사하여
로댕이 클로델의 작품을 표절한 것이 아니냐 하는 소문이 일어날 정도로
클로델은 로댕이 인정할 수밖에 없는 예술적인 가능성을 가지고 있었다.
이유야 어쨌든간에 스승으로서 로댕의 표절 의혹과 클로델과의 스캔들은
이미 상당한 사회적인 성공과 명예를 거머쥔 로댕에게 커다란 부담을 주었고,
의혹을 산 클로델의 작품들을 전시회에 출품하지 못하게 압력을 가함으로써
결국 클로델과 로댕은 파국을 맞이하게 된다. 결국 클로델은,
"로댕은 나의 재능을 두려워해 나를 죽이려 한다"는 강박증에 사로잡혀
결국 평생을 정신병자로서 살다가 비참한 생을 마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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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와 내한테는 까미유 같은 여인이 안 나타날꼬? ㅠㅠㅠ...
옆에 수두룩 하던데 무신소린고...ㅋㅋ
앞 뒤에도 수북하더이다,ㅋㅋㅋ,,,,가련한 클로텔이네요,,,,^^**
호호호....촌장님은 욕심도 많으셔.... 더 가련한 말년의 클로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