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아침.
'발안천'으로 갔다.
사람이 없었다.
감사했다.
그래서 더욱 행복했다.
한동안 콧노래 흥얼거리며 '파워워킹'을 이어갔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자 점점 차량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낚시꾼들'이었다.
한둘이 아니었다.
어림 잡아도 70-80명은 훨씬 상회하는 숫자였다.
세다가 포기했다.
조용했던 산하가 갑자기 차량들의 소음과 인간들의 육성으로 시끄럽게 변해 갔다.
이 정도에서 그쳤다면 크게 마음 쓰지 않았겠지만 시간이 갈수록 차량들이 더욱 빠르게 늘어났다.
천변을 따라 '조사들'이 진을 치기 시작했다.
'자연의 소리'와 '봄의 숨결'을 더 이상 느낄 수 없다고 판단했다.
트레킹을 중단했다.
낚시하는 건 좋은데 제발 쓰레기 처리라도 잘 하고 가기를 마음 속으로 빌었다.
차량들이 밀려들기 전에도 이미 천변엔 누군가가 버리고 간 온갖 쓰레기들이
볼썽사납게 이리저리 나뒹굴고 있었다.
각자의 취미활동은 언제나 존중받아야 한다.
그러나 누구를 막론하고 스스로에게 조금은 더 엄격했으면 좋겠다.
각자가 높은 시민의식과 예의범절 준수를 다짐하며 그대로 실천해 주기를 간곡하게 바라마지 않는다.
끝없이 이어진 '발안천'에도 예외 없이 봄이 열적게 내달리고 있었다.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