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1985년 등단한 후 꾸준한 작품 활동을 해 온 오봉옥 시인의 육필 시집.
표제시 [나를 던지는 동안]을 비롯한 44편의 시를 시인이 직접 가려 뽑고
정성껏 손으로 써서 실었습니다.
글씨 한 자 글획 한 획에 시인의 숨결과 영혼이 담겼습니다.
새로운 시의 시대를 연다
‘지식을만드는지식’에서 한국 대표 시인의 육필시집 44종을 출간합니다.
43명 시인의 육필시집과 각각의 표제시를 한 권에 묶은 [시인이 시를 쓰다]입니다.
한국 대표 시인의 육필시집은
시인이 손으로 직접 써서 만든 시집입니다.
시인이 자신의 대표작을 엄선해 만든 시집입니다.
시인과 독자가 시심을 주고받으며 공유하는 시집입니다.
한국 대표 시인의 육필시집은 현재 한국 시단의 움직임을 주도하고 있는, 한국의 대표적 시인들이 자기들의 대표시를 손수 골라 펜으로 한 자 한 자 정성들여 눌러 쓴 시집들입니다. 그 가운데는 이미 작고하셔서 유필이 된 김춘수, 김영태, 정공채, 박명용 시인의 시집도 있습니다.
시인들조차 대부분이 원고를 컴퓨터로 작성하고 있는 현실에서 시인들의 글씨를 통해 시를 보여주려고 하는 것은, 시인들의 영혼이 담긴 글씨에서 시를 쓰는 과정에서의 시인의 고뇌, 땀과 노력을 더 또렷하게 느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한국 대표 시인의 육필시집은 생활에서 점점 멀어져 가고 있는 시를 다시 생활 속으로 끌어들이려는 의도에서 기획된 것입니다. 시는 어렵고 고상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쉽고 친근하게 접할 수 있는 것으로 느끼게 함으로써 “시의 시대는 갔다”는 비관론을 떨치고 새로운 ‘시의 시대’를 열고자 합니다.
시인이 직접 골라 손으로 쓴 시
한국 대표 시인의 육필시집은 시인들이 지금까지 쓴 자신의 시 중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시들을 골라 A4용지에 손으로 직접 썼습니다. 말하자면 시인의 시선집입니다. 어떤 시인은 만년필로, 어떤 시인은 볼펜으로, 어떤 시인은 붓으로, 또 어떤 시인은 연필로 썼습니다. 시에 그림을 그려 넣기도 했습니다.
시인들의 글씨는 천차만별입니다. 또박또박한 글씨, 삐뚤빼뚤한 글씨, 기러기가 날아가듯 흘린 글씨, 동글동글한 글씨, 길쭉길쭉한 글씨, 깨알 같은 글씨... 온갖 글씨들이 다 있습니다. 그 글씨에는 멋있고 잘 쓴 글씨, 못나고 보기 싫은 글씨라는 구분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시인들의 혼이고 마음이고 시심이고 일생입니다.
한국 대표 시인의 육필시집은 총 2105편의 시가 수록됩니다. 한 시인 당 50여 편씩의 시를 선정했습니다. 시인들은 육필시집을 출간하는 소회를 책머리에 역시 육필로 적었습니다. 육필시집을 마치 자신의 분신처럼 생각하는 시인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습니다.
한국 대표 시인의 육필시집은 시인이 쓴 육필을 최대한 살린다는 것을 디자인 콘셉트로 삼았습니다. 시인의 육필 이외에 그 어떤 장식도 없습니다. 틀리게 쓴 글씨를 고친 흔적도 그대로 두었습니다. 간혹 알아보기 힘든 글씨들이 있는데, 독자들이 이를 찾아볼 수 있도록 맞은 편 페이지에 활자를 함께 넣어주었습니다.
*목차
공놀이
거미와 이슬
꽃
나를 던지는 동안
임이길래
할머니
입술이 붉은 열여섯
술
구라실 점동이 1
발을 씻어 주며
불륜
마지막 지하철
오늘의 노래
물과 물고기
옥밥
전방
나 같은 것들
수산 시장
정다방 김 양 1
길
우리 집 앞 강
첫눈 1
똥
아버지 1
아버지 2
아버지 3
아버지 4
아버지 5
아버지 6
아버지 7
아버지 8
아버지 9
아버지 10
싸움질
반란군 뫼똥
감꽃
제사
반도의 아버지들
말 없는 역사
다시 태어나
반도의 별
강물에 띄운 검정 고무신
이사
길
* 시인의 말
무거운 몸 질질 끌고 여기까지 왔다.
돌아보니 가파른 고개를 어찌 넘어왔나 싶다.
인생은 고행이라 하더니만
가야 할 길이 또 까마득하게 느껴진다.
표제시를 제외한다면 모두 네 권의 시집에서 골랐다.
<아버지> 연작으로 이루어진 첫 시집과
<아버지> 연작의 연장으로 이루어진 서사시집을 보나라니
오랫동안 죽은 혼들과 교통하고 있는 '젊은 나',
시적 형상화보다 의욕만을 앞세운 '서툰 나'가 새삼
다시 느껴져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이 시선집을 출간하는
것으로 그 뜨거운 시절을 넘어서고자 한다.
악필로 유명한 내가 자필 시선집을 낸다고 하니
사람들이 웃는다. 살다 보니 이런 일도 하게 된 것이다.
부디, 이 무모한 나를 용서하시라.
저자 오봉옥 삼가
1
그대 앞에서 눈발로 흩날린다는 게
얼마나 벅찬 일인지요
혼자서 가만히 불러본다는 게,
몰래몰래 훔쳐본다는 게
얼마나 또 달뜬 일인지요
그대만이 나를 축제로 이끌 수 있습니다
2
그대가 있어 내 운명의 자리가 바뀌었습니다
그댈 보았기에 거센 바람을
거슬러 가려 했습니다
발가락이 떨어져 나가는 아픔도 참고
내 가진 모든 거 버리고 뜨겁게
뜨겁게 흩날리려 했습니다
그대의 옷깃에 머물 수 있다면
흔적도 없이 스러져 가도 좋았습니다
3
그러나 나에겐 발이 없습니다
그대에게 어찌 발을 떼겠습니까
혹여 그대가 흔들린다면,
마음 졸인다면,
그대마저 아프게 된다면 그건
하늘이 무너지는 일입니다
나에겐 발이 없습니다
나를 짓밟는 발이 있을 뿐
4
그대의 발밑에서 그저 사그라지는 순간에도 난
젖은 눈을 돌리렵니다 혹 반짝이는
눈물이 그대의 가슴을 가르며 가 박힐지 모르니까요
그 눈물알갱이가 그대를 또
오래오래 서성이게 할지 모르니까요
먼 훗날 그대 앞에는 공기 방울보다 가벼운
눈발이 흩날릴 것입니다
모르지요, 그땐 그대가 순명의 자세로 서서
나를 만지게 될는지
(/ 본문 중에서) 나를 던지는 동안
*오봉옥시인:
1961년 광주 출생. 1985년 창작과비평사 [16인 신작시집]에 [내 울타리 안에서] 외 7편을 발표하면서 등단. 시집 [지리산 갈대꽃] [붉은산 검은피(상, 하)] [나 같은 것도 사랑을 한다]. 산문집 [난 월급받는 시인을 꿈꾼다]. 동화집 [서울에 온 어린왕자(상, 하)]. 비평집 [시와 시조의 공과 색] 등. [겨레말큰사전] 남측 편찬위원. 서울디지털대학교 문예창작학부 교수.
첫댓글 인터넷에서 <나를 던지는 동안>을 치시면
인터파크 인터넷 서점으로 연결 됩니다.
이번 자필시선집에 실린 시 삼분의 일 정도는
'붉은산 검은피'에 실린 시편들입니다.
자필시선집은 한정본입니다. 조금만 찍어 귀하게 소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게 출판사의 의도입니다.
책을 사려는 분들은 인터넷 서점에서 사시면 됩니다.
악필로 유명한 내가 자필 시선집을 낸다고 하니
사람들이 웃는다. 살다 보니 이런 일도 하게 된 것이다...
저는 진짜로 안 웃었거든요? 축하드립니다~^^
참 단아한 시집이에요. 한 손에 품어지는.
자필이 꼼지락꼼지락거리는 아기같이 구여운 거 있죠.ㅋㅋ
오봉옥 교수님 육필시선집 출간을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