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테네시주 맥네어리 카운티의 전설적인 보안관 부퍼드 푸서(1938~74)는 영화 '워킹 톨'(Walking Tall 1973)과 여러 속편들, 드웨인 존슨 주연의 리메이크 영화(2004), 두 편의 TV 시리즈, 여러 책들을 통해 토착 비리에 맞서 외로이 싸우는 정의의 인물로 미국인들의 뇌리에 각인돼 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더티 해리' 시리즈가 성공한 데 자극 받아 미국인들이 갖고 싶어하던 정의로운 영웅 이미지를 만들어낸 것이었다.
로버트 드 니로와 닉 놀테 주연의 '케이프 피어'에서 냉소적인 대사를 늘어놓던 캐릭터 배우 조 돈 베이커가 세상을 떠난 사실을 지난 5월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란에 소개했는데 그가 처음 주연을 맡은 것이 바로 이 작품 '워킹 톨'이었다. 1970년대와 80년대를 청춘으로 보낸 이들에게는 청춘 스타로 각인된 레이프 가렛이 주인공의 아들로 얼굴을 내밀었다.
국내에서는 폭력 장면이 많다는 이유로 상당수가 칼질된 상태로 1981년 KBS 1TV 명화극장 '고향무정'이란 이름으로 방영됐다. '워킹 톨 파트 2'(1975)와 '워킹 톨 파이널 채프터'(1977)로 이어졌다.
주인공 푸서 보안관은 영화를 무척 마음에 들어 했는데 조 돈 베이커가 속편 출연을 거절하자 본인이 직접 연기를 해보겠다고 제작자에게 알렸는데 불행히도 교통사고로 세상을 등지는 바람에 뜻을 이루지 못했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부퍼드 푸서 보안관이 의로운 행동에 나선 이유 중 하나가 아내의 죽음이었다. 지금껏 사람들은 보안관을 노린 이들의 매복 공격 때문에 아내 폴린 멀린스 푸서가 사망했으며 이 때문에 분노한 보안관이 복수도 하고 정의도 바로 세우겠다며 자경단을 조직해 비리에 찌든 이들을 소탕한 것으로 알고 있었고, 영화에도 그렇게 그려졌는데 1974년에 자동차 사고로 세상을 떠난 보안관 자신이 아내를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abc 뉴스가 30일(현지시간) 전했다.
마크 데이비슨 지방검사는 전날 기자회견을 통해 테네시 수사국(TBI) 보고서가 "부퍼드 푸서의 진술이 법 집행 기관과 다른 사람들의 것과 일치하지 않는" 점을 밝혀냈다고 말했다. 법 집행 기관은 1967년 아내의 살인에 대한 푸서 보안관의 설명과 모순되는 물리적, 의학적, 법의학적, 탄도 및 재연 증거를 발견했다.
데이비슨은 "이 사건은 전설을 무너뜨리는 것이 아니라 폴린과 그녀의 가족에게 존엄성과 (사건) 종결을 부여하고 시간이 지나도 진실이 묻히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보안관은 그의 아내가 이른 아침 시간 소란 전화를 받고 나선 자신과 함께 가겠다고 자청해 차에 올랐다고 보고했다. 데이비슨에 따르면 그는 한 차량이 자신의 옆에 멈춰 섰고, 자신들을 향해 여러 발의 총을 쏴 폴린을 죽이고 자신에게 부상을 입혔다고 주장했는데, 정체불명의 가해자들이 저지른 매복 공격이라고 주장했다.
매복 공격에서 총에 맞은 보안관도 부상에서 회복됐고, 유력한 용의자도 발견되지 않았으며 기소도 제기되지 않았다.
수사관들은 이제 폴린 푸서가 차량 밖에서 총에 맞은 후 차량 안에 놓였다고 믿고 있는데, 부퍼드 푸서가 살인 당시 수사관들에게 말한 내용이 아니다.
데이비슨은 "이 사건은 수십 년 동안 미제 사건이었지만 2022년에 TBI 요원들이 아카이브 파일을 다시 살펴보고 우리 사무실과 협력했다. 그 작업은 2023년 더욱 빨라졌고, 지난해 부검을 위해 폴린 멀린스 푸서의 시신이 발굴됐다"고 말했다.
데이비슨은 "죽은 자는 정의를 외칠 수 없으며 그렇게 하는 것이 산 자의 의무라고 한다. 이 경우 그 임무는 58년이 지난 뒤에도 수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수사관들이 1967년에는 사용할 수 없었던 현대 법의학과 수사 기법을 이용했다고 관리들은 말했다.
새롭게 부검한 결과 폴린 푸서가 입은 두개골 외상이 그녀가 살해된 것으로 추정되던 차량 내부 사진과 일치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량 외부에 튄 피도 살인에 대한 부퍼드 푸서의 설명과 모순된다고 데이비슨은 말했다.
법의학 수사관은 또 부퍼드 푸서의 뺨에 입힌 총상이 그가 설명한 것처럼 장거리가 아닌 밀접 접촉 상처이며 자해일 가능성이 높다고 데이비슨은 말했다. 그는 또 혈액 튀김 분석 결과 차량 안팎에서 누군가가 부상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수사관들은 이제 범죄 현장이 연출된 것으로 믿고 있다. 보안관은 병원에서 약 18일을 보냈고 회복을 위해 여러 차례 수술이 필요했다고 데이비드 라우쉬 TBI 국장이 기자회견에서 말했다. 라우쉬는 주로 그의 진술에 근거한 이 사건이 "아마도 너무 빨리 종결됐다"고 지적했다.
수사관들은 2023년 봄에 살인 무기 가능성에 대한 제보를 받았다.
그가 오늘날 살아 있다면 검찰이 살인 혐의로 형사 기소를 할 수 있을 만큼 타당한 사유를 충분히 제시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수사관들은 믿는다. 데이비슨은 "폴린의 죽음은 사고도 아니었고 우연한 행위도 아니었을 뿐아니라 TBI 수사 파일 전체에 근거하면 내밀한 폭력 행위"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폴린을 위한 정의는 오랜 시간이 걸렸고 많은 사람들이 쏟은 모든 노력 덕분에 마침내 폴린의 유족과 대중에게 우리가 정의에 최대한 가까워졌다고 믿는다는 것을 발표할 수 있게 됐다"고덧붙였다.
폴린 멀린스 푸서의 남동생 그리폰 멀린스는 법 집행 기관의 노고에 감사를 표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조사 결과를 받아들일 것을 촉구했다. 멀린스는 녹화된 성명을 통해 "여러분에게 완전 솔직하게 말하는 건데, 난 끔찍하게 충격을 받지는 않았다"면서 오랜 세월이 지났지만 이렇게 종결짓게 된 데 대해 감사드린다고 했다. "난 온 마음을 다해 그녀를 사랑했다. 지난 57년 동안 그녀를 끔찍하게 그리워했다"고 덧붙였다.
멀린스는 "떠난 지 오랜 시간이 흘러 폴린의 삶을 생각하고 돌아볼 시간이 많았다. 그녀는 내게 많은 것을 말하지 않았다. 그녀는 자기 문제를 말하는 사람이 아니었지만 나는 그녀의 결혼 생활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마음 속 깊이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