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에스케이(1)
에스케이에게 한화로부터 송지만 트레이드에 대한 제안이 들어왔습니다. 최종준 단장과 조감독은 젊은 투수를 달라는 요구를 단호히 거절했습니다. 물론 외야수는 분명히 에스케이에게 중요한 존재입니다. 혹자는 에스케이의 외야가 꽉 찼다고 합니다만.. 이진영은 몰라도 조원우는 풀타임 외야수로서(그것도 용병시대의 외야수로서는) 2%가 부족하고 조경환은 언제나 골칫거리입니다. 채종범의 슬럼프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고, 양현석은 대타일 뿐입니다. 전에도 이야기 했듯이 이 팀의 외야는 꽉 차있다고 볼 수 없습니다.
그런데 에스케이로서는 강짜를 부려 볼 만 했던 것이... 이숭용이라는 강력한 우선순위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올해 부진했어도 송지만이 이숭용에 밀린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만 이숭용은 (서울출신임에도 불구하고) 인천야구의 상징이라는 이미지가 있어서 인천출신임에도 불구하고 한화이미지가 강한 송지만에 비해 훨씬 메리트가 있는 것입니다. 현대를 밀고 들어가는 듯한 느낌은 더욱 좋구요. 만약에 이숭용에 있어서 기아 등의 적수에게 밀린다면 그 땐 송지만을 데려오면 되는 겁니다. 올해 부진과 부상에 감독과의 불화로 쌀데로 싸졌고 게다가 송지만을 데려오기 위한 젊은 투수는 에스케이에만 남아돕니다. 다른 팀의 젊은 투수들은 지켜내기 바쁠 뿐 절대로 트레이드 카드로 쓸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아시다시피 에스케이는 영건 4룡(이승호, 제춘모, 채병룡, 송은범)도 모자라서 신4룡(오승준, 윤길현, 엄정욱, 김명완)도 있습니다. -.-;... 나중에 싸게 후려쳐서 선심쓰듯 신4룡 중에 하나 주고 현금 조금 쥐어주면 된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이 때 어느 게시판에 에스케이 팬의 멘트가 이 때 상황을 대변합니다. ("너무 싸게 후려치는게 아닌가 하십니다만 아쉬울 것도 없고 되도록 싸게 데려올 수 있으면 좋겠군요. 다른 팀에 마땅한 젊은 투수가 없다는 것이 다행이군요.")
2.현대(1)
이 때 현대의 상황은 대단히 좋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심정수가 '잔류선언'을 해버렸다는 것이죠. 여기서부터 현대의 상황은 단단히 꼬여버렸습니다.
생각해 보세요. 한국시리즈 이전에 이숭용이나 박종호를 다른 팀에서 진지하게 노린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으신지요. 한국시리즈 이전 에프에이 기사에는 "정수근, 진필중, 이상목"만 나왔을 뿐 이숭용이나 박종호는 그저 단신처리될 뿐이었습니다. 당연한것이 심정수가 미국 진출하면서 돈이 나오면 당연히 그 돈 가지고 이숭용이나 박종호 잡고 연봉 인상분까지 나온다는 계산이 되니까요.
그런데 심정수가 잔류 선언을 해버린거죠. 심정수 본인으로썬 그럴만 하죠. 미국 가봐야 공짜인 이승엽이 아니라 자신은 미국 구단들에서 현대에게 지불할 돈도 있고... 헐값에라도 무조건 간다고 했지만, 이 현대에게의 지불해야 하는 비용은 단순히 연봉을 많이 받게 되네, 적게 받네 하는 수준이 아니라 미국에 가네 마네 하는 문제가 되어버린다는 거죠. 결국 내년에 홀가분하게 가면 구단도 골라서 자신이 있을 만한 구단을 골라서 갈수가 있는거구요. 그렇다면 1년 더라고 결정하는 것도 어렵지는 않다는 것이죠.
근데. 이게 현대에는 이만 저만 고민이 아니라는 거죠. 이젠 심정수는 골칫거리가 됩니다. 심정수 자신의 연봉도 엄청나게 상승하는데다가 돈나올데가 없어졌으니 이젠 어디서 돈을 가져오나 하고 고민거리가 생겨버리는 거죠. 심정수를 판다? 국내 어느 구단이 심정수에게 고액을 지불하겠습니까? 물론 실력이야 최고지만 한해 뛰고 미국 간다는 선수를 누가 비싸게 삽니까? 그야 말로 후려치기 당할 것이 뻔하지요. 잘해봤자 10억 남짓...이걸 누구 코에 바릅니까? -.-;...
그러니 이젠 박종호, 이숭용 바이바이 기정사실이고... 그 보상금으로 선수들 연봉이나 올려주면 끝.... 아 내년 시즌 암담하죠.
그러니 이에 기반해서 기아가 이숭용을 잡네... 에스케이가 데려온다 하네..기사 뜨고...에스케이는 부풀어서 송지만에게 강짜 놓고.. 그럴 수 있었던 거죠.
3. 한화(1)
당연히 한화는 망해버린 케이스였죠. 이때까지는요. 송지만이 이렇게 싸질리 누가 알았답니까? 딱 1년전에 에스케이에게 제춘모랑 오승준 같이 달라 해도 줬을 껍니다. 근데 에스케이 이제 한명도 안된다고(물론 교섭용이겠지만) 버띵깁니다. 그나마도 제춘모, 채병룡은 씨알도 안 맥힐듯 합니다.
망했죠. 유감독은 안고 가야 하는데...프런트로서 일단 감독인 이상 최대한 도와는 줘야 하는데... 송지만 문제가 이렇게 꼬이니... -.-;... 난감도 이런 난감이 없죠.
4. 현대(2)
역시나 영민한 김감독은 이 상황을 그대로 보고 있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조용준"카드입니다.
물론 조용준 아깝기 그지 없죠. 하지만 내년도에 이 투수진이 유지되어도 이숭용, 조용준이 나가면 무척 암담한거죠. 그렇다고 내년 말이 되면 심정수가 또 나가는데.. 심정수는 그 때가선 돈이 안되죠. -.-;... 일년 지나면 손도 못 쓰고 4번타자 나갑니다. -.-;... 올해 어떻게든 심정수 팔아야 하는데 1년짜리로 전락해버려서 가격이 그야말로 폭락... -.-;.....
그래도 김재박은 전력을 유지해야 하는거죠. 심정수는 나간다고 봅니다. 최악의 경우에 안 비싸게 팔리면 안고 있겠지만 삼성은 1년짜리(삼성은 주저 앉힌다는 자신감도 갖고 있기에 1년짜리가 아닐 수도 있죠.) 라도 무관하다고 나올 수도 있고 팔긴 팔아야죠. 빈손으로 뺏기는건 막아야죠. 근데..여기선 잘해야 10억입니다. 그 이상은 절대 삼성이라도 안 주죠.
그렇다면 방법은 두가지입니다. 먼저 심정수에 대한 설득... 너 일본 가라... 아님 미국가라...근데 안 먹히죠... 그렇담..
다른 살길을 찾아야죠. 돈도 찾고 그러면서도 전력도 보강해야 하는...
그래서 조용준이 나온겁니다. 팀내 마무리 요원은 꽤 빵빵하죠. 신철인 군대 간다는 이야기 있습니다만.. 권준헌은 분명 마무리 감이죠. 송신영도 클 만큼 컸고요. 이상열은 홀드 1위입니다.-.-;... 시리즈 때 보니까 조규제도 꽤 하더군요.-.-;...(위재영이 재기하면 -.-;... 위재영도 최고 마무리 출신이죠.-.-;...)
그렇다면 일단 여기서 전력 감소가 최소화된다 치고 심정수 팔아서 10억이라도 들어온다치면 약간 모자르니까... 흠....
이 때 송지만 카드가 눈에 보인거죠. 조용준 송지만... 당연히 한화 쪽에서 돈을 보태 줄수도 있고 아니면 유망주 투수를 줄 수도 있죠. 어쨌든 송지만은 정말 매력적인 카드죠. 딱히 팀 전력이 상승할 곳이 안 보이는 곳에서 4번 타자 심정수가 나가도 그 구멍을 엔간하게 메워줄 수 있는 선수로서는 현재 손이 닿는 곳에 있는 사람중에서는 그래도 송지만이 거의 유일하다 시피 하잖습니까?
그렇다면 송지만 데려와서 심정수 자리 메우고(완전히 못메우겠지만) 이택근, 전근표 성장한다 치면 뭐... 올해보다 솔직히 못할 꺼 없다는 계산이죠.
정 안되면 송지만 포기하고 현금으로 가면 됩니다. 현금은 언제든 쌓아놓고 사는 기아나 삼성에 제안하면 어쩌면 심정수 미국에 팔때 만큼 돈이 나올 지도 모르거든요. 그러면 호사부리면서 심정수 데불고 한시즌 가도 되구요.
캬..그야말로 조용준은 꽃놀이 패입니다.
5. 에스케이(2)
역시 에스케이와 현대의 자존심싸움은 치열한 거죠. 김재박이 이 시기를 놓치지 않고 이런 결정을 내린건 에스케이에 대한 견제도 어느 정도 있긴 있지 않나 싶군요. 에스케이가 뜨면 뜰 수록 초라해지는 현대니까요. 김재박 감독 역시 조범현 감독이 달갑지만은 않았을테구요.
이제 당황하는 에스케이입니다. 저렇게 현대가 나오면 다시 이숭용은 수면 밑으로 가버립니다.
(당장에 어제 오늘자로 이숭용은 잔류한다라는 기사 나오기 시작했죠.)
그렇담 송지만을 잡아야 하는데...-.-;... 예전처럼 싸지는 않게 생겼습니다. 초조 합니다.
에프에이 안 잡는다 선언을 했는데.. 이건 안 잡는다가 아니라 못잡는다 선언에 가깝습니다. 이상목 진필중이야 영건에다가 조웅천이 있는 에스케이에 뭔 필요겠습니까? 결국 나 이숭용 못잡아라는 선언일 뿐이죠. 초라해져 버린 에스케이입니다.
6. 한화(2)
갑작스런 현대 김감독의 도움으로 갑자기 송지만 카드가 계륵에서 꽃놀이패로 등극을 해버렸습니다. 자 현대가 꽤 진지하게 달려 들기 시작했고.. 이에 더불어 감독 바꾸느라 아무 생각없던 엘지가 달려 들기 시작했습니다.
자 엘지의 사정을 잠시 짚고 넘어가죠.
7. 엘지(1)
엘지 감독으로 새로 임명된 이순철 감독은 영 엘지 타순이 맘에 안 듭니다. 이병규는 부상 문제로 1루로 갑니다. 지명대타는 결코 풀시즌 용이 아닌 김재현이죠. 박용택을 중견수로 쓰고 말티-알칸트라로 가면 외야는 메워진다고 해도...-.-;....
내야의 공격력은 심각하죠. 유지현은 계속 내리막길(그나마도 비싼...-.-;...), 박경수는 아직 멀었고.. 3루수는 이종열(-.-;....) 글타고 안상준을 쓴다고 해도 달라질 건 없고...
포수는 조인성이라면....
대체 어디에 기대서 한 시즌을 나란 말입니까? 혹시 홍미륵? -.-;....
그래서 일단 이순철은 말티를 자릅니다. 외야에 한개의 슬롯을 만들어 둔거죠. 다시 뽑는 용병은 3루여도 좋고(만약 쿨바면 대략 해피... 퀸란이면 그럭저럭...부시면 낭패 -.-;..ㅋㅋㅋ 농담입니다.) 정 뭐하면 허전한 투수로 돌립니다. 진필중 잡는 것도 버겁고(분명 앞서 있는 건 확실합니다.) 잡는다 쳐도 투수쪽에 리오스 수준의 투수 하나만 들어오면 투타가 확실히 맞아들어가는 맛도 있고...
이제 결국 외야 한자리를 누구로 채우느냐 인데...
여기서 송지만과 심재학이 후보로 뜬거죠.
근데...이순철 감독이 심재학이 탐탁치가 않은 가 봅니다. 당연하죠. 최소한 아무리 올해 송지만이 삽질을 했어도 심재학과는 급이 다르죠. -.-;.... (앗 설마 두산팬은 안들어오겠죠? ㅋㅋㅋ) 아니 급까진 안 달라도 일단 심재학보단 송지만이 낫죠..로 해두죠.-.-;...
그래서 전화를 한화에 건거죠.
두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일단 심재학의 대가로 두산이 요구한게 받아들이기 힘들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두산에게 강짜 함 부려보는 거죠. 니네 자꾸 그러면 나 그냥 송지만으로 간다. 너희가 그렇게 많이 요구하면 차라리 그거 갖고 쫌 보태서 송지만 데려오지 그편이 낫잖어... 당장 꿀어....
라는 거죠.
아니면 진짜 송지만에 목메달았거나... 근데...현대 에스케이의 사정도 별로 모를리 없는데..(좁은 땅떵이에 8개 구단 뿐인데 말이죠.^^)
전자가 강해 보입니다.
8.한화(3)
어쨌든 한화는 여유 생긴거죠. 엘지의 요구가 정말이 아니라 해도, 그 자체로 현대 에스케이에 대한 압박 카드는 되죠.
게다가 심정수를 현대가 안 판다는 이야기(이를테면 조용준을 기아가 거액을 주고 사면)가 나오면 당장 삼성에 운만 띠우면 되는 일이 되었고,
삼성이 반대로 심정수를 사가면 기아도 꼬드길 수 있습니다.
롯데야 받을 카드가 없다지만 에스케이에다가는 나 이대호랑 바꿔버린다..라고(그게 되든 말든) 우길 수도 있죠. (글고 보면 여전히 이숭용 소리 해대는 롯데 프런트는...-.-;....)
두산도 거액에 심재학을 팔경우에는 얼마든지 한화의 파트너가 될 수 있습니다.(도대체 최경환-장원진-전상열의 외야진이 가당키나 합니까만은... 슬픈 현실이 될 수도 있습니다. -.-;...)
그렇다면 에스케이 현대에 강짜 부려도 되죠. 위에 적은 것들이 사실이든 아니든 한화는 그렇게 주장할 수 있는 상황이 너무 행복한거죠.
다 김감독이 조용준 카드로 이숭용 에페이를 잠재움으로써 가능한 거죠... ㅋㅋㅋ
그러다 보니 힘을 얻은 유감독님(특기가 이거 뿐인가 하는 생각도 드네요. 기자나 인터넷에 친해서 트렌드 변화에 민감하고 언론전도 잘 하는 편이죠.),
드디어 에스케이에 대해서 압박을 때리기 시작합니다.
우선 조웅천 잡아줘...라는 이야기는 진짜 조웅천을 노린다는 이야기는 당연히 아니고요.
조웅천 에스케이 남는거야 만천하가 다 아는 일이고... 이건 우리 조용준으로 간다..(이름도 비스끄므리 하구만요.^^) 라는 에스케이에 대한 협박이죠.
그리고 오늘은 아예 채병용-이승호는 되야 된다고 까지 때렸죠. 이건 에스케이 뿐만이 아니라 현대에 대한 협박이기도 합니다.
당연히 아쉬울 것 없는 현대는 조용준 카드로 한화에게 꽤 무리한 요구를 했을 껍니다.(정말 조규수를 요구했을 수도 있죠.) 이에 대해서 나 그냥 채병용 쪽으로 간다...라는 메세지도 되구요.
빨랑 카드 바꿔서 뎀벼라죠. 아마 엘지에서 전화왔다는 것도 유감독님이 흘렸을 껍니다.
그야 말로 꽃놀이 패의 탄생이죠.
9. 이제 내 생각
유감독님 그러지 말고 그냥 조용준으로 가시죠. 현대의 요구가 심상치 않음은 저도 대충 알겠는데요. 그래도 조용준은 특별합니다. 왠만하게 줄다리기 하면서 양측의 요구를 가라앉혀서 조용준으로 가죠. 오승준-제춘모-채병룡 모두 다 제가 정말 좋아하는 투수입니다만... 조용준은 정말 특별해서요. 우리 우완 유망주 7인방(윤규진-안영명-유영민-조영민-김백만-정병희-유혜정) 중에 몇명이라도 퍼주죠. 거기 가서 김시진 코치 밑에서 용되면 우리도 좋고 현대도 좋죠.뭐.... ^^
내년도 선발진이야 이상목만 가라앉히면 문제 없어보이는데... 마무리는 대체 누가 한답니까?
적당히 왔다 갔다 하시다가 현대에서 괜찮은 오퍼 들어오면 콱 무세요...네? ^^
그럼 쪼잔하게 선수랑 싸우는거...
엄한 작전 쓰는거...
그런거 정말 맘에 안들지만 용서해드리겠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제 맘속에서 만큼은 2년 계약 연장해드리죠.^^(이만수 코치 때문에 신경 많이 쓰이실텐데요..ㅋㅋㅋ 김성한이 올해 잘하면 그 다음 목은 유감독님이잖습니까?^^)
첫댓글 오~ 이글 무지하게 재미있는데요^^ 올 일년간 본글중에 제일 재미있어요~ 잘봤습니다!
ㅋㅋ..와~진짜 글잘쓰신다..혹시??야구 평론가세여??..ㅋㅋ..
제가 처음 가입해서 지금가지 이런글은 처음보네......굳~~!!!
그런데 왜 현대가 심정수를 판다고 하시는지.. 암만 자금이 딸려도 심정수 내보냈다가는 그나마 있는 관중들 싹 빠지고 전부 sk응원하러 갑니다...^^
1년 쓰고 빈손으로 버려야 하니까요. 국내에서 이적하면 보상금이라도 받는다지만 미국가면...-.-;....
다 제가 이번 트레이드 정국을 읽는 눈일 뿐입니다. 서두에도 밝혔듯이 실체적 진실과는 다를 수도...(책임회피...^^)
대략좋은 안목..
재밌네요~~
진필중의 기아결별선언으로, 꽃놀이패 조용준이 황제패가 되어버렸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