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여든다섯, 패티킴ㆍ10년 만의 外出①
이별 ㅡ패티킴 ㆍ김기태 가을을 남기고 간 사랑 ㅡ패티킴ㆍ박기영 초우 ㅡ박인혜 사랑은 영원히 ㅡAUX
◉패티킴은 10년 전, 팬들과 아름답게 이별했습니다. ‘건강하고 노래 잘하는 멋진 모습으로 팬들의 기억 속에 영원히 남고 싶습니다. 석양이 질 때 노을처럼 아름다운 태양의 모습이고 싶습니다.’ 그렇게 아름다운 퇴장을 결심하고 일흔다섯 살의 평범한 김혜자 할머니로 돌아갔습니다.
◉모양 좋게 퇴장했지만 그 10년 동안 김혜자 할머니가 가장 하고 싶었던 일이 무엇이었을까? 아마도 무대에 서는 것, 거기에서 노래를 부르는 일이었을 것입니다. 10년 만에 외출해서 무대에 선 그녀가 ‘무대가 그리웠고 노래를 부르고 싶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울먹인 걸 봐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지난날 추억을 돌아보는 이벤트성 특집을 마련해준 방송사가 고마웠을 것입니다. 그녀는 10년 전에 무대를 떠난다고 선언하면서 도움이 필요한 곳이 있으면 다시 무대에 서겠다는 단서를 달아 놓았습니다. 그러면서 유료 공연은 없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패티킴의 The One & Only 공연은 ‘10년 만의 外出’ 성격의 한차례 이벤트가 됐습니다. 어쨌든 팬들로서는 반가운 일입니다
◉우리 나이 여든다섯의 할머니, 물론 전성기 때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흔들림 없는 가창력을 보여준 그녀에게 격려와 응원의 박수를 보내게 됩니다. 은퇴 전 하루 4-5Km 걷기와 수영 등으로 건강을 관리했던 패티킴입니다. 지금 건강한 모습과 여전히 살아있는 목소리에서 그동안 건강관리에 소홀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떠날 때 앞으로 10년은 건강에 자신 있다고 한 그녀의 말이 빈말이 아니었습니다.
◉10년 만에 선 무대가 60년 전 데뷔할 때만큼 떨리고 설레고 흥분된다고 했습니다. 10년 동안 잠겨 있던 목소리를 꺼내는 것이 힘들었다고 했습니다. 그래도 가수가 돼 노래 부르고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 숙명이라며 팬들의 박수 소리에 다시 힘을 얻었다고 했습니다. 방송을 본 사람들이 적지 않겠지만 패티킴의 노래와 후배 가수들의 커버 곡을 정리해서 만나보도록 합니다.
◉패티킴과 그녀의 남편이었던 작곡가 길옥윤의 사연이 들어 있는 노래 ‘이별’입니다. 별거 중이던 1972년 길옥윤이 눈 내리는 뉴욕 센트럴파크에서 만든 노래가 바로 ‘어쩌다 생각이 나겠지’였습니다. 전화로 노래를 들은 패티킴은 멜로디도 예쁘고 가사도 좋지만 제목이 맘에 들지 않는다며 ‘이별’로 바꾸자고 합니다. 그렇게 세상에 나온 패티킴의 ‘이별’은 크게 히트했습니다. 1973년 두 사람의 이혼이 이 노래를 더욱 유명하게 만들었습니다. ‘이혼 송’이 돼버린 셈입니다.
◉1994년 ‘길옥윤의 이별 콘서트’가 열립니다. 골수암을 앓고 있는 길옥윤에게 헌정하는 후배들의 무대였습니다. 이 무대를 위해 패티킴은 이탈리아에서 날아왔습니다. 이혼 후 21년 만이었습니다. 휠체어를 타고 있는 전 남편이자 음악 동지인 길옥윤은 그녀의 등장에 얼굴이 밝아집니다. 패티킴은 그 콘서트의 마지막을 ‘이별’로 장식합니다. 9개월 뒤인 이듬해 봄 길옥윤은 세상과 이별합니다.
◉패티킴은 자신의 노래 가운데 ‘이별’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이야기합니다. 이유는 짐작이 갑니다. 길옥윤의 장례식에서 ‘이별’을 불러달라는 주최 측이 부탁했지만 그녀는 거절했습니다. 대신 ‘서울의 찬가’를 불렀습니다. 패티킴은 이야기합니다. ‘부부가 아니었으면 오랜 세월 음악 친구로 함께 작업했을 텐데 괜히 결혼하자고 졸라서 그 사람을 망쳐 놓았습니다.’ 패티킴이 좋아하든 좋아하지 않든 ‘이별’은 그녀와 이별할 수 없는 노래가 됐습니다. 지난주 ‘불후의 명곡’에서 불렀던 패티킴의 ‘이별’입니다.
https://youtu.be/YqxwIB0-HO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