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工夫의 어원
‘功夫’는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공을 들이는 사내’라는 의미일 텐데, 변하여 쿵후라는 의미입니다. 그러나 ‘工夫’는 그런 식으로 해석이 안 됩니다.
* 공부功夫 ~ 인간의 삶에서 자신의 목표에 따라 자신을 연마하고 승화시켜나가는 모든 활동을 의미한다. - 원불교대사전 -
한국에서 오늘날 영어의 ‘Study’(포괄적으로 무엇인가를 익히다.)를 한자어로 번역하여 쓰고 있는 ‘工夫’라는 말은 한국에서만 쓰는 단어입니다. ‘Study’를 중국에서는 염서念書(책을 읽는다.)라고 하고 일본에서는 면강勉强(억지로 시키다.)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工夫’는 어디서 비롯된 말인가. 불경에 나오는 산스크리트어 ‘주공부’라는 말에서 비롯된 말입니다. ‘주공부’라는 외래어에 한자를 ‘做工夫’로 적으면서 유래한 말입니다. 산스크리트어로 ‘주공부’란 ‘불도佛道를 열심히 닦는다’는 뜻으로, 참선參禪 등에서 간절하게 딴 생각 않고 안으나 서나 정진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 주공부를 주자朱子
* ‘배우는 자가 공부를 하는 데에는 마땅히 자고 먹는 것도 잊어야 한 단계 오른 공부를 할 수 있다.’ ‘요즘 사람들은 공부할 때 당장 시작하려 들지 않고, 꼭 내일까지 기다렸다가 하겠다고 한다.’ - 주자어류朱子語類 ~ 주자朱子 -
가 유도儒道를 불도佛道처럼 주공부하라는 뜻으로 공부라는 말을 인용하였습니다. 주자가 인용하였으므로 주자학을 하던 조선의 선비들
* ‘부귀하면 부귀한대로 공부할 것이요, 빈천하면 빈천한대로 공부할 일이다.’ - 학기유편學記類編 ~ 조식曺植 -
에게 공부라는 용어가 퍼진 것입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가끔 쓰는 ‘공부가 부족하다.’라든가 ‘공부가 다 되었다.’라든가 하는 말은 ‘功夫’이고, 오늘날 우리나라에서 주로 사용하는 공부라는 말은 주로 머리를 쓰면서 노력하는 것으로 ‘工夫’를 말합니다. 조선 선비들의 본분인 바로 그 ‘工夫’인 것입니다.
- 백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