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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Kimchi)
한국의 전통 발효식품이자 일종의 조리 양식.
소금물에 절이고 발효시켜 보관성을 높인 채소를 갖은 양념으로 맛을 내어 먹는 음식. 맵고 짠 김치 외에도 다양한 종류의 김치가 존재하며, 통상 배추를 절인 것으로 오해되지만, 무를 절여서 만든 총각김치나 깍두기, 오이로 만든 오이소박이 등의 김치도 존재한다. 심지어 브로콜리 등으로도 김치를 만든다. “아무 식재료 이름+김치”조합으로 구글에 검색하면 안 나오는 것을 검색하기 더 힘들 정도로 김치의 기본 베이스는 배추 말고도 대부분의 식재료를 쓸 수 있다. 대마초 김치도 있다
한번 절인 채소를 다시 양념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사용되는 재료에 있어서도 일부 몇몇 채소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가능하다.
아울러 저온 상태에서 밀봉 보관이 가능하다면 몇 년간 두고 먹을 수 있는 장기 보관 음식이기도 하다.
또한, 김치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여 가장 많이 알려진 배추김치부터 시작해서 다양한 변형이 존재한다. 지역마다 다른 지역에서는 볼 수 없는 요리법과 재료를 사용한 김치가 존재해 향토음식으로서의 정체성 또한 갖고 있다.
한국음식 특유의 '매콤함과 감칠맛'을 느낄 수 있는 내외국인 공인 가장 한국적인 한국 요리라 할 수 있다.
오늘날 상용되는 '김치'라는 단어의 어원은 한자어 '침채(沈菜)'로, 직역하면 '담근 채소'라는 뜻이다. 채소를 소금물에 담가서 절이고 장기 보관한 음식이기 때문이다. 동치미 역시 겨울에 담가 먹은 침채를 가리키는 말인 동침(冬沈)+-이 가 변형된 말이다.
중세국어 시기에는 '沈菜'를 '딤ᄎᆡ'로 발음했는데, 한국어 대부분의 방언이 겪은 "ㅣ" 앞에 오는 ㄷ이 ㅈ으로 바뀌는 구개음화 현상으로 인해 17세기부터 '짐ᄎᆡ'로 바뀐다. 다만 경상도의 동남 방언 등 일부 지역 방언은 '기름 > 지름', '곁 > 젙', '김 > 짐' 등 ''과 같이 "ㅣ" 앞에 오는 ㄱ이 ㅈ으로 바뀌는 구개음화 현상이 나타났는데, 조선 후기 서울 사람들이 이런 발음을 꺼려하는 분위기 속에 '짐ᄎᆡ'도 '김ᄎᆡ'의 틀린 발음으로 착각해 발음이 '김ᄎᆡ'로 바뀌었다. 과도교정의 대표적인 사례다. 이후 19세기에 '김ᄎᆡ'가 '김채'를 거쳐 오늘날의 '김치'로 정착된다.
몇몇 방언에서는 여전히 '짐치', '지'라 한다.
순우리말 단어는 '디히'였는데, 마찬가지로 구개음화가 적용되어 오늘날 '지'로 바뀌었다. 말 그대로 묵은 김치라는 뜻인 '묵은지', 짠 김치라는 뜻인 '짠지' 등 일부 화석화된 단어를 제외하면 거의 쓰이지 않는다.
김치라는 음식 자체의 직접적인 유래는 추적하기 애매하다. 명료하게 요약해서 소급하자면, 농경 민족들에게 나타나던 '채소를 소금에 절여 장기 보관한 형태의 음식'으로 유래를 추적할 수 있지만, 반대로 따지자면 아주 오래전부터 있던 한민족의 그런 음식 중 어느 시점부터가 지금의 김치라고 부를 수 있는지 나누기 애매하기 때문이다.
그러한 단순한 야채 염장 음식은 , 대한민국의 상고 시대부터 있었다고 할 수 있다.《삼국지》 위지동이전에는 "고구려에서는 발효식품을 만들어 먹었다."라는 기록이 전해져 오며 《정창원고문서》에는 수수보리저(須須保里菹), 현재의 김치 비슷한 것을 만들어 일본으로 보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또한 《삼국사기》에도 김치와 비슷한 발효식품이 기록되어 있다.
3년(서기 682년) 봄 2월, 순지(順知)를 중시로 삼았다. 일길찬 김흠운(金欽運)의 작은 딸을 맞아들여 아내로 삼기로 하고, 우선 이찬 문영(文穎)과 파진찬 삼광(三光)을 보내 기일을 정하고, 대아찬 지상(智常)을 보내 납채(納采)하게 하였는데, 예물로 보내는 비단이 15수레이고 쌀, 술, 기름, 꿀, 간장, 된장, 포, 젓갈이 135수레였으며, 벼가 150수레였다. ㅡ 《삼국사기》신문왕 본기
동치미 항목에도 언급되고, 어원의 소급에서도 찾아볼 수 있듯 옛 김치의 원형은 무가 기본이었으며, 김장 역시 김치의 어원과 같은 시대로 소급할 수 있을 정도로 오래된 풍습이라고 할 수 있다.
고려시대 때 물김치, 나박김치, 동치미의 초기 형태가 나타났고 고려양의 영향으로 원나라에서도 알려져서 《거가필용》 등의 책에서 소개되기도 했다.
한편 조선 시대 문헌을 보면, 최세진이 1527년에 쓴 《훈몽자회》에서 김치가 한자로 저(葅, 김치 저)라는 글자로 표기되는데, 본래의 葅자는 중국 문헌 '시경(詩經 기원전 10∼7세기 경))'에 최초로 나타나는 글자로, 고대 중국 당시에는 오이를 이용한 채소 절임을 뜻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글자다. 이것은 채소를 절임한 음식 중 인류 역사상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기록으로, "밭 안에 오이가 있으니 이것을 벗겨 저를 만들어 조상(祖)께 바친다(獻)."라며 절임한 채소가 언급된다. 葅자는 시간이 흘러서 야채를 소금에 절인 음식 전반, 혹은 야채를 소금에 절이는 행동 자체를 가리키는 동사로 활용된다. 하여간 훈몽자회를 통해 조선 시대 무렵에는 葅 자를 김치로 뜻풀이할 만큼 김치가 조선의 대표적인 야채 염장 음식으로 인식되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현대 한국인의 대표 음식이고 세계적으로 알려져 있는 붉은 김치의 형태가 본격적으로 나타난 때는 아메리카 대륙에서 유래한 고추가 포르투갈 상인들을 통해 동아시아로 전해진 이후부터이다. 고추는 임진왜란을 통해 전해졌다고는 하지만, 전래 이후로 바로 사용되지는 않았고 10여 년 정도는 고추를 독초로 인식하여 식용으로 활용되지 않고 관상용 등으로 사용되거나 그냥 잡초 취급받았다. 그러다가 기록상으로는 1613년의 『지봉유설』에 등장하는 걸 보면 그 무렵 재배되기 시작했으며, 1766년의 『증보산림경제』에 보면 이때부터 고추가 김치 조리에 이용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만 이 시대의 고추 이용도 지금처럼 고춧가루를 팍팍 넣어서 새빨간 김치가 된 것이 아닌 말린 고추 몇 개를 넣어서 맛이나 향을 더하는 정도였다.
지금은 김치의 가장 큰 아이덴티티인 고춧가루가 들어가게 된 것에는 슬픈 사연이 있는데, 조선 말 경신대기근이 닥쳤을 때는 산천초목이 죄다 말라버려 소금을 만들기 위한 재료의 하나인 땔감의 가격이 치솟았다. 산과 들의 나무는 소금뿐 아니라 민초의 겨울나기를 위한 장작과 그 외 다른 부수적인 작업에도 사용되어야 했으므로 결과적으로는 소금값도 함께 폭등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사람들이 소금값을 아끼고자 다양한 방법의 대용품을 찾아냈는데 그중 하나가 고춧가루였다. 소금값 폭등이라는 이유만으로 고춧가루를 사용한 것은 아니다. 당시 기근에 허덕이던 상황과 맞물려 무엇이든 먹고 살아야 했던 상황에서 소금 이외에도 다른 재료를 배합하기 시작했는데, 대표적인 것이 전라남도의 젓갈류이다.
이것은 김치의 발전사에서 꽤 획기적인 방법으로, 소금만으로 김치를 담그면 쓴맛이 났던 것에 비해 젓갈이 들어간 김치는 아미노산 덕분에 훨씬 진한 감칠맛을 갖게 되었다.
젓갈을 사용한 김치가 이전에 비해 영양분이 더 많아졌다는 점에서는 좋았으나 한편으로는 젓갈의 비릿함이 문제점으로 작용했다. 이에 비릿함을 없애기 위해 산초나 초피 등의 매운맛을 지닌 재료를 사용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자생력이 월등하여 산천초목에서 널리 자라는 고추를 이용해 젓갈의 비릿함을 잡는 방법이 널리 퍼지게 되었다.
고춧가루 이외에 다른 재료를 넣어 먹던 풍습은 오늘날에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추어탕을 먹을 때 산촛가루를 넣어 맛을 내거나 목포 근교와 섬 지역에서 여전히 김치에 고춧가루는 물론이고 산초를 넣어 특유의 향을 즐기는 것이 그 예.
현재의 배추와 비슷한 반결구 형태의 배추가 재배되기 시작한 시기는 1850~1860년 경으로 현대와 비슷한 형태의 통배추김치의 조리법은 1800년대 후반부터 조리서에 나타나기 시작한다. 저자미상의 1800년대 말 조리서 "시의전서(是議全書)"는 '菘沈菜(숭침채) 배추통김치' 라는 음식의 조리법을 설명하고 있다. 릴리어스 언더우드 등 개화기 조선을 방문한 외국인들의 기행문에 배추로 담근 김치가 자주 묘사된다. 개화기 외국인들은 김치를 양배추를 발효시켜 만든 독일의 음식인 사워크라우트(sauerkraut)와 비교하기도 하였다. 즉, 배추김치는 김치의 역사에서 상대적으로 최근인 백수십 년 정도 전에 생겨났다.
또한 배추김치는 배추가 상당히 고가의 야채였던 이유로 일제 강점기에도 드문 음식이었다. 당시 김치 관련 기사를 보면 무값을 제일 먼저 중요하게 다루고, 배추는 무 다음으로 다룬 것을 볼 수 있다. 더 구체적인 사례로, 1924년 조선일보의 김치 관련 기사를 보면 왕실에서나 통배추김치를 담그고, 서울 정신여학교 기숙사에서도 무와 배추가 섞인 섞박지를 주로 담그고 통배추 김치는 단 한 포기만 담갔다는 기사를 볼 수 있다.# 서울의 여학교는 당시 조선에서는 비교적 중산층~상류층이 다녔다는 것을 감안하면 중산층 계층에서도 통배추김치는 자주 보기 어려운 음식이었던 것이다.
1950 ~ 1960년대에는 전쟁 직후 경제적인 문제로 고춧가루를 많이 사용하지 못했다. 이러한 사정으로, 나이 지긋하신 어르신들께 여쭤보면 어린 시절 반찬으로 지금 같은 새빨간 배추김치 대신 멀건 국물만 있는 무짠지였다는 분이 꽤 많다. 해당 세대의 증언 중에는, '전쟁 중에 피난 온 사람이 자기네가 고향에서 꽤 잘사는 집이었다길래 처음에는 다들 안 믿었는데, 김장 담글 때 양념을 잔뜩 넣은 배추김치를 담그는 걸 보고 정말임을 알았다'는 이야기도 있다. 현대 김치의 대표인 배추김치를 서민들이 쉽게 즐길 수 있게된 시기는 우장춘 박사의 대대적인 품종 개량으로 농업 생산성이 확 늘어난 이후이다. 배추김치가 김치의 대표가 된 것은 60여 년 정도밖에 되지 않은 것이다. 그 증거로 배추김치가 지역별로 다양한 조리법이 있지 않고 양념의 구성에 대한 비교적 적은 폭의 차이만 있다는 점, 조선 시대 말에 한민족에서 갈라진 고려인이 러시아에서 담근 김치가 한국 당근이라는 점 등이 그 흔적으로 남아 있다.
한때 맨드라미나 연지 같은 붉은색의 염료를 이용하여 색을 낸 김치도 있다는 말이 돌았지만 맨드라미나 연지꽃 같은 건 단순히 장식을 내기 위한 것이지 물을 들이기 위한 것이 아니다. 물을 낼 정도로 많이 넣었다간 그걸 어떻게 먹냐고 한다.
하여간 현대에 이르러서는 한국 발효식품 문화의 대표로 자리잡았다. 한국인의 명실상부한 대표 음식이며, 김장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을 정도로 한국인의 음식 문화의 심장과도 같은 존재이다. 상기한 증보산림경제를 포함한 고문서의 옛 김치 조리법도 요리 연구가들에게 발굴되고 연구되고 있다.
한국인과 김치
전통 밥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반찬이기에 첩으로 세지 않는 것 중 하나로서 시험에 단골 출제된다. 다른 것들은 장류, 밥 및 밀가루류, 국물류 등 딱 봐도 반찬이 아닌 걸로 보이는데 김치는 낚이기 쉽기 때문. 이는 김치가 당연히 들어가기 때문일 수도 있으나 단순하게 생각해 보면 그릇이 달라서 그렇다. '보시기'라는 전용 그릇을 쓴다.
인도하면 커리, 러시아하면 보드카가 떠오르듯이 한국하면 김치를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 즉, 명실상부 한국을 대표하는 음식이라고 볼 수 있다. 심지어 Kimchi 라는 단어에 한국 대표 성씨인 Kim이 들어가 있을 정도니 놀랍지 않다는 영어 블로그도 있다. 그리고 저렇게 한 국가를 대표하는 음식 치고는 사람들이 굉장히 빈도 높게 섭취하는 음식이기도 하다. 한국 사람에겐 늘 일상인 김치 이는 김치 자체가 하나의 독립된 음식이라기보다는 곁들여 먹는 반찬에 가깝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메인 디시가 아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물리지 않고 자주 먹게 되는 것. 김치는 아예 반찬이 아니라 밥, 국과 함께 식사의 필수 요소로 보았기에, 반찬의 수에 따라 몇 첩 반상이라는 말을 쓰는데 김치는 첩 수에 계산되지 않았다. 때문에 저런 것을 망각하고 외국인들에게 밥이나 다른 음식 없이 오직 김치만 먹여서 김치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주는 잘못된 소개 방식이 문제가 되기도 한다.
이렇기 때문에 한국인은 모두 김치를 즐겨 먹는다는 편견이 있을 수도 있지만, 세상 일엔 반드시 예외가 존재하기 때문에 아닌 경우도 꽤 많다. 한국인들 중에서도 김치를 싫어하거나 잘 먹지 못하는 사람들도 분명 존재한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어른들 중엔 '요새 애들은 김치는 안 먹고 고기 반찬이나 햄버거만 좋아한다지?'라 말하는 분들도 있으나 이 역시 편견에 가깝다. 정리하자면 한국인이라고 무조건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대부분은 즐겨 먹는다. 해외여행을 가면서 김치를 휴대하고 다니는 한국인 관광객이 더러 있어서 일부 일본인은 한국인은 어디에서나 늘 김치를 휴대하고 있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일부 사람들은 젊은 층의 김치 소비에 대해 걱정하는 경우도 있다. 일단 최근에는 김치소비 자체는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통계에 의하면 2005년에 120g대에서 2015년에는 96g으로 줄었고, 해당 국민건강영양조사통계에 의하면 2019년에는 6,70g대로 줄었다고 한다. 그러나 김치를 만들 때 사용하는 재료에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입맛을 따지기 전에 일단 건강선에서 먹지 못한다.
흔히 외국 여행을 다녀오면 김치가 그립게 된다고 하는데, 어떻게 먹고 다니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중국처럼 느끼한 음식이 많은 곳을 가면서 김치가 미칠 듯이 그리웠다는 사람도 있지만, 빵 같은 것으로 때우는 무전여행을 다녀온 사람은 김치가 그립다는 생각이 그다지 들지 않았다고 한다. 외국 음식이 입맛에 잘 맞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케바케이기 때문에 뭐라고 단언하기가 힘들다.
베트남 전쟁 당시 미군의 전투식량을 지급받았던 한국군이 김치가 너무 그리워서 양배추나 양파로 김치를 담가 먹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만화 식객에서도 이와 관련된 에피소드가 나온다. 그리고 그보다 앞서 중앙아시아로 고려인들이 강제 이주되었을 때에 무를 구할 수 없어서 대신 당근을 절여 조리하면서 한국식 당근이라는 요리를 만들었고, 러시아 요리 등 주변국의 요리에 편입되기도 했다.
현재 한국군에서도 양배추로 담근 김치는 물가 변동에 따라 현역으로 종종 나오는 품목이며, 만드는 방법은 배추 대신 양배추를 김치 양념으로 겉절이한 형태이다. 당연히 맛은 보통 김치와 꽤 다른 안드로메다로 떠나고, 그걸 먹는 대다수 군인들도 불만이 크다. 그나마 시간이 지나서 양배추가 익으면 김치 대신 좀 먹을 만한데, 보통 양배추 김치는 배추가 비싸서 임시방편으로 만드는 거니까 제대로 익을 만큼 미리 만들어 두는 경우도 별로 없고, 방금 막 담가서 나오는 양배추 김치는 정말 뭣 같은 맛이라 잔반통에 던져버리고 싶다고 평한다.
당연히 급양대에서도 이걸 모를 리가 없어서, 어지간하면 배춧값 때문에 김치를 못 내놓을 지경이라도 차라리 깍두기를 대신 내지 양배추 김치를 내는 경우는 드물다. 그리고 이렇게 다른 김치만 먹다가 배추김치가 다시 보급되기 시작하면, 김치가 고기보다 빠르게 동나는 신기한 광경을 볼 수 있다.
다만 양배추 김치가 제대로 숙성되면 김치 양념의 매콤함과 양배추 특유의 단맛이 어우러져 상당히 맛있어진다. 그리고 양배추는 푹 익혀도 식감이 아삭아삭 살아있어서 씹히는 맛이 포인트. 배추김치의 대용이 아니라 파김치, 갓김치 등 변용된 김치의 한 종류로 보면 된다.
김치 담그기와 맛
겨울철에 채소에다 소금, 젓갈 등을 버무리는 김장을 통해 제조되며, 전통 사회에서는 김장독을 땅에 파묻어 숙성시켰으나 현대에는 이 원리를 응용한 김치냉장고에 보관하여 숙성시킨다. 등장 배경이 이러하기 때문에 김치냉장고는 한국의 독특한 발명품이기도 하다. 다만 실제로 땅에 묻어서 숙성시킨 김치와 김치냉장고에서 숙성시킨 김치는 맛에 꽤나 큰 차이가 있긴 하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것은 김치는 한국 본토에서 자란 배추 즉 4계절이 확실하게 바뀌면서 익어가는 한국산 배추가 아니면 제대로 만들 수 없다. 국내 식당들에서는 저렴한 가격 때문에 대부분 중국산 김치를 쓰고 있는데 중국산과 국내산은 눈으로 봐도 차이가 확연하다고 한다.
같은 김치 맛이라도 개인별로 호불호가 많이 갈린다는 점이 단점이라면 단점. 우선 익고 안 익고 자체도 호불호에 따라 평이 다른데다, 또한 그것과 무관하게 그 맛 자체의 수준도 가정이나 업소마다 다 달라서 맛있는 곳은 정말 맛있지만 맛없는 곳은 그냥 배추에다 소금 뿌려 먹는 게 더 나을 정도로 맛이 없는 곳이 있다. 익은 정도도 굉장히 미세하고 다양해서 정말 맛의 스펙트럼이 넓은 음식이다.
또한 지역별로 조리법이 많이 다른 덕분에 남부 지방에 사는 사람이 중부 지방식 김치를 싱겁다면서 입도 대지 않고, 반대로 중부 지방 사람들은 남쪽 지방의 것이 짜고 젓갈내가 강하다고 싫어하는 경우가 있다. 이렇듯 같은 김치라 할지라도 모든 지역의 국민을 만족시킬 만한 보편적인 김치맛을 내는 건 꽤 힘든 까닭에 국민 음식이긴 하지만 국민 레시피는 존재하지 않는 제법 희한한 음식이다.
지역에 따라서 그 맛은 천차만별. 북쪽으로 갈수록 싱거워지는 면이 있고 남쪽으로 갈수록 짠 편이라고도 한다. 다만 현대 북한은 가난하니 더 싱겁지 않겠느냐는 말이 있는데, 냉동 시설을 제대로 쓸 수 없고, 북한도 산간 일부를 제외하고는 30도를 넘는 더위가 있어 상하지 않기 위해 오히려 소금이 더 절실하다고 한다. 영양실조 걸린다는 북한군도 염장무는 먹는다. 고난의 행군 때 배급 믿고 굶어 죽는 모습을 본 사람들이 20년 넘게 잘사는 중국을 끼고 장사를 해서, 장사가 거의 금지된 농민 같은 사람은 종종 굶지만 통제를 피한 부류 중에는 심지어 배가 나올 정도로 잘사는 경우도 있다.
바다와 인접한 지역에서는 김치를 담글 때 전복, 굴, 꽃게 등을 같이 담그기도 한다. 경북에서는 갈치를 넣기도 하는데, 김치에 넣어 삭힌 갈치는 생선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정말 밥도둑이 따로 없다. 뼈도 흐물흐물해져서 편하게 먹을 수 있다. 돼지고기를 넣기도 하며, 육수를 내어 국물을 만들기도 해서 김치말이밥 같은 음식이 가능하다. 김치찌개 끓일 때 김치 안에 있던 돼지고기를 함께 넣으면 끝내준다고.
전라도의 김치는 일단 양념이 제일 진한데, 맛뿐만 아니라 색깔도 과장 좀 더하자면 김치가 까맣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진하다. 경상도도 마찬가지로 양념에 신경을 쓰지만, 이쪽은 부가 재료보다는 양념 자체에 더 신경을 쓰는 편. 전라도와 경상도는 멸치젓, 새우젓, 황석어젓, 갈치젓을 써서 김치를 담근다. 강진, 영암에서는 토하젓을 넣어 담그기도 한다. 남부 지방 김치는 건더기를 중요시해서, 서울 가서 이 동네는 김치에 고춧가루랑 배추밖에 안 넣냐 투덜대기도 하고, 반대로 중부 지방 사람이 내려와서 김치에 뭔 건더기가 저리 많냐고 질겁하기도 한다.
충청도는 김치가 상당히 심심하다. 양념보다는 아삭아삭함을 살리는 편으로, 다른 음식의 맛을 해치지 않는 편이라고 볼 수 있다. 주로 새우젓, 조기젓, 황석어젓을 쓴다. 만화 식객 2권에는 이러한 충청도 김치와 관련된 에피소드도 있다. 충청도 집안의 여자가 이산가족 출신 집안에 시집을 와 첫 김장을 하는데 그 집안 대대로 내려오던 국물이 많은 평안도식이 아니라 아삭아삭한 충청도식 김치를 담그면서 생기는 해프닝을 그린 내용이다. 다행히 시아버지가 마음이 넓으신 분이라 이 김치도 맛이 좋다며 허허 웃고 넘어가고 며느리도 다음번엔 평안도식으로 담가야겠다고 마음먹으며 훈훈하게 끝난다.
경기도와 황해도는 새우젓에 황석어젓, 까나리젓을 사용해서 김치를 담근다. 남쪽 지방의 진한 양념에 비해 시원한 청량감을 살리며 산미와 감칠맛을 내는데, 충청도만큼 심심하지는 않다. 강원도는 충청도보다 심심하다. 중부 지방과 충청도는 새우젓으로 김치를 담근다.
평안도와 함경도는 젓갈을 거의 쓰지 않으며, 국물이 많은 김치를 만들어 먹는다.
최남단인 제주도의 경우 춥지 않은 기후 특성상 김장을 다른 지역보다 그리 중요히 여기지 않는다. 지역 특성상 제주도의 채소들은 수분을 많이 포함하고 있어서 저장성이 좋지 않다. 제주산 배추나 무로 김치를 담으면 쉬이 물러져서 녹아버리고 고춧가루와 소금이 귀하기 때문에 김장 문화가 발달할 수 없었다. 그나마 운송 사정이 나아진 근래에야 김장을 하는 집이 조금씩 늘고 있어서 시장에 가보면 육지산 배추를 김장용으로 판매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전 지역 공통적으로 할머니들 중에는 "김치 담글 때는 돈 아끼는 거 아니다"라면서 최고급 고춧가루와 비싼 해산물, 양지머리 육수와 찹쌀풀까지 같이 써서 담그시는 분들도 있다. 그 정도로 양념은 김치 맛을 결정하는 핵심적인 요소다. 그 이외에는 배추의 절임 정도가 있을 뿐.
김치맛의 백미는 충분히 숙성되어야 생겨난다. 담그는 법과 재료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발효가 시작되면 국물이 생기고 거기에 작은 기포가 올라온다. 이것이 막 시작되었을 때를 "김치가 미쳤다"고 표현하는데 이 단계를 지나면 비로소 익은 김치가 된다. 잘 익은 김치는 그 아삭하고 새콤달콤한 맛이 과일 같고, 오미가 두루 갖춰져 한식이 추구하는 이상(理想)을 구현한다.
미친 상태에서는 젖산이 만들어져서 상쾌한 신맛을 낸다. 애초에 젖산을 만드는 세균이라 이름이 유산균(乳酸菌)이니. 대량 생산되는 김치 공정에는 아예 젖산을 첨가한다. 또한 김치 만들 때부터 젓갈 등이 들어가고 발효 과정에서 아미노산이 생성되므로 특유의 감칠맛이 나기도 한다. 발효가 잘된 김치는 사이다를 마시듯 톡톡 터지는 탄산감을 준다.
'미친 상태'가 끝난 후엔 산소에 극도로 약해지므로 먹을 만큼만 꺼내먹고 나머진 잘 밀봉해야 한다. 김치의 유산균이 대부분 혐기성이라 산소가 들어가면 효모가 증식한다. 심지어 군내가 나거나 김치가 빠르게 물러지기도 한다.
주의할 것은 묵은 김치나 삭힌 김치와 신김치, 익은 김치는 맛이 다르다는 것이다. 활용도도 분명하게 나뉘어 있어서 보통 반찬으로 먹는 김치는 잘 익은 김치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다른 김치는 찌개나 볶음 등에 효율적으로 쓰이고, 겉절이는 요리에는 투입되지 않고 그냥 샐러드처럼 먹는다.
충분히 익기 전의 새 김치를 선호하는 사람도 많다. 특히 젓갈을 거르지 않고 넉넉히 쓰는 남부 지방의 경우에는 젓국의 구수함이 사라지기 전의 맛을 선호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중부 지방의 경우에도 담근지 얼마 되지 않아 청량감과 아삭한 식감을 내는 새 김치를 선호하는 사람이 많은데 중부 지방에서는 대개 배춧잎보다 배추줄기 부위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새 김치를 선호한다. 또한 김장 직후에 김장 양념과 김치 부스러기를 돼지 수육과 함께 연한 배추 속에 싸서 먹으면 그 맛은 가히 천국이라 할 수 있다.
이와 결부하여 '묵은 김치 vs 새 김치', '김치 줄기 vs 김치 잎' 간의 논쟁은 각각을 선호하는 사람들에 의해 오랫동안 회자되었다.
근래에는 매운맛을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짐에 따라 김치맛도 점점 매운 맛이 부각되기도 했다. 하지만 앞서 강조했듯 김치는 오미가 충분히 조화를 이루고 아삭한 식감이 더해져 인공의 과실이라 할 만한 음식이다. 매운맛이 현대 김치맛을 형성하는 중요한 요소인 것은 분명하나 매운맛 밖에 나지 않는 김치는 바람직하지 않다.
드물게 신김치 등을 '물에 씻어서' 먹는 경우도 있다. 영양분이 다 빠져나간다고 아까워하는 사람도 볼 수 있지만, 분명 맛이 다르고 장점이 있다. 나름대로 또 하나의 조리법. 그리고 이때 김치를 씻은 후에 프라이팬에 볶아주면 밍밍하지도 맵지도 않으면서 깔끔한 맛이 난다. 너무 묵어서 그냥 먹기 힘들면 이렇게 먹어 보자.
집에서 김장할 때 한 가지 알아둘 것이 있는데, 김장에 쓰는 배추나 무의 맛이 단 것을 상급품으로 치지만 그 당도가 높으면 높을수록 익을 때 신맛도 강해진다는 것이다. 너무 신 김치를 싫어한다면 참고 바람.
김치로 할 수 있는 요리로는 김치찌개, 김치볶음밥, 김치라면, 김치부침개 등이 있다. 흔히 먹는 음식에 김치만 추가하면 된다고 생각해도 좋다라고 할 만큼 변형이 많다. 다만 이런 음식들은 하기도 쉽고 간단하지만, 맛을 좌우하는 것은 오직 김치뿐이다. 김치맛이 좋지 않으면 찌개고 조림이고 다 망한다. 그냥 먹을 땐 그저 그런 김치가 요리에 더 맞는 경우도 간혹 매우 드물게 존재한다.
요즘은 김치를 팔기도 하는데 옛날에는 김치를 다른 집에서 얻어먹는 것을 부끄럽게 여겼다. 처음 김치가 상품으로 나왔을 때도 이런 인식이 장애가 되었다고 한다.
식당 김치
한국의 대부분의 식당에서는 김치가 무료 반찬으로 서비스된다. 문제는 원가 절감을 위해 중국산을 쓰는 식당이 대다수인데, 중국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의 여파로 원산지가 중국산인 김치를 안 건드리는 사람도 부지기수. 그나마 배추는 국산 고춧가루만 중국산인 곳이 있다면 그것도 그나마 양반일 지경이고 국산 재료만 쓴 김치는 정말 보기 힘들다.
중국산이라고 다 품질이 나쁜 건 아니다. 문제는 식당에서 중국산 김치를 쓰는 이유가 원가 절감인 걸 뻔히 아는 마당에, 후술할 알몸 김치 파동 가운데 단가 후려치고 싸게 들여온 김치에 신뢰가 가지 않는 게 사실이다. 그나마 원산지 표시가 의무인 게 암흑 속의 반딧불.
구색용 김치 필요->원가 절감용 중국산 김치->소비자의 외면->음식물 쓰레기 증가
위의 단계를 거쳐 구색만 갖추고 버려지기 위해 수입하는 중국산 김치에 쓰이는 외화와 음식물쓰레기 처리 비용이 만만치 않다. 환경 파괴는 덤. 1인 가구 증가 등 여러 요인으로 외식과 배달 비율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여서 더욱 문제가 심각하다.
다행히도 2020년 초, 삼성전자와 중소기업계, 김치 생산업체들이 김치 공장 스마트화로 생산 비용을 크게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품질은 물론 심지어 가격 경쟁력에서도 중국산 김치보다 우위에 서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런 추세라면 앞으로는 일반 식당에서도 국산 김치를 기본으로 서비스하게 되는 날도 멀지 않을 것이다.
미국의 건강 연구지 헬스지가 2008년 3월 24일 게재한 기사에서 스페인 올리브유, 그리스 요구르트, 인도 렌틸콩, 일본의 낫토와 함께 한국의 김치가 세계 5대 건강 식품으로 선정되었다.
한때는 SARS와 조류독감의 인체 감염을 막는 항암 효과가 있다든지 하는 말이 떠돌 정도로 김치에 대한 한국인의 애정은 매우 높은 편이다. 실제로 김치는 유산균이 풍부하고 건강에도 좋은 면이 있지만 그 효험이 일부 과장되기까지 하는 점도 없잖아 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항암 효과. 김치가 항암에 좋다지만 정작 예전부터 국내 의학계나 WHO, 인터넷 뉴스 기사 등등 어느 출처를 봐도 한국인의 암 발생률은 세계에서 순위권이고 암으로 죽는 사망률이 높다. 김치가 오랜 옛날부터 먹어온 음식인 데다 소수의 김치 못 먹는 사람들을 제외하고 한민족 대부분 과거부터 현재까지 즐기는 기본 반찬인 걸 감안하면 모순인 셈. 그건 맨날 술 먹고 담배 피우니까 암에 걸리는 거고
이 주장은 상당 부분 '마늘의 항암 효과'를 물려받았거나 와전된 경우일 가능성이 높다. 마늘의 경우 크진 않지만 암에 대한 억제 효과를 보이는 것이 거의 확실시된다. 하지만 반대로 소금과 젓갈 등 대표적인 발암 물질로 알려진 염분도 상당히 많이 들어가 있기 때문에 마늘 하나로 항암 효과를 논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ARC(국제 암 연구소)에는 '아시아식 염장 채소'가 발암물질로 등재되어 있다. 발암물질 가운데서는 가장 낮은 등급인 2B군, '동물 실험에서 제한적인 연구 결과가 보고되었으며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물질' 분류에 등록되어 있는데, 일본의 츠케모노, 중국의 파오차이, 한국의 김치 등도 이 아시아식 염장 채소의 일종이다. 상세 내역은 여기로. 어디까지나 그럴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고 김치 먹어서 암에 걸렸다는 증거나 사례는 전무하다. 발암 물질 항목을 가보면 알겠지만, 사실상 발암성이 확실한 1군 미만은 전부 가능성 내지 추정일 뿐이다. 그러니 암에 걸릴 것이 두려워 김치를 멀리하는 것은 상당히 어리석은 행위다. 심지어 소고기, 돼지고기 같은 건 아시아식 염장 채소보다 높은 2A군 발암물질로 등록되어있다. 그냥 '짠 음식을 과다 섭취하면 몸에 안 좋다.' 정도의 상식적인 이야기.
배추를 비롯한 각종 채소의 집합체다 보니 채소 자체의 장점을 들 수 있다. 일단 채소에 들어가있는 비타민 요소는 김치 하나로 거의 챙길 수 있다. 완전 생채소는 아니고 소금에 절인 뒤 양념과 함께 한참을 숙성시킨 상태인 만큼 생 채소 그대로의 영양소는 아니다.
김치의 가치는 발효식품이라는 것에 있는데, 가공해서 익혀 먹으면 유산균이 죽는다. 김치는 전통 발효식품 중에서도 특히 생식 비중이 높아 상황은 좋은 편. 사실상 아래 있는 '김치를 이용한 음식'들은 유산균을 다 익혀 없애버리기 때문에 효과가 반감된다. 다만 가열하더라도 유효 성분 중 남은 것이 있기 때문에 죽은 유산균이라도 없는 것보다는 낫다는 연구도 있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발효식품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김치는 채소를 이용한 발효식품이라는 것이 특징이다.
사실 김치가 인정받는 제일 큰 이유는 바로 유산균 때문이다. 메치니코프의 유산균 섭취와 생명 연장에 관한 연구(1908 노벨 생리의학상) 이래로 유산균(젖산균)의 효능은 충분히 검증되었으며, 김치 유산균 또한 많은 연구가 있다. 김치의 효력으로는 소화를 증진시키고 피부 질환을 유발하는 균을 억제시키며 콜레스테롤 분해(이건 유산균과 김치에 들어가는 마늘 두 가지의 콜라보다), 성인병 예방과 체중 감소 효과, 그리고 자극적인 식품 섭취량을 크게 줄인다고 가정했을 때에는 위궤양에도 효과가 좋다고 하는데 이 중 대부분은 풍부한 유산균 덕분이다.
하지만 유산균은 다른 식품에도 많이 있는데 왜 하필 김치가 그 효과를 인정받았냐고 한다면 '김치에 사는 고유 유산균의 생존력' 덕분이다. 유제품에는 없는 고유의 유산균인 lactobacillus kimchii(보다시피 김치에서 따온 이름)가 사는데, 대부분의 유제품에서 검출되는 유산균보다 훨씬 생존력이 강하다. 동물성 유산균의 생존률은 40%를 넘기기 어렵지만 식물성 유산균은 약 90% 이상이 위산 속에서도 생존이 가능하다. 더군다나 자극적인 향신료와 조미료로 만들어진 김치 내에서 생존할 수 있는 균이라면 생존률이 웬만한 제품을 쉽게 뛰어넘는다.
즉, 유산균 함유량과 실제 장에 정착할 수 있는 균의 수치상 괴리가 적다는 뜻이다. 즉, 여타 제품으론 더 많은 양을 섭취해야 필요 유산균 양에 도달할 수 있지만 김치는 일종의 유산균 슈퍼푸드로 양을 적절히 조절한다면 꽤나 훌륭한 건강식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 유산균 포함 식품이나 관련 건강제품 섭취로도 어느 정도 충당은 가능하겠지만, 김치 몇 점으로 필요양을 금방 채울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얼마나 효율적인 유산균 섭취법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다른 제품이 떨어진다는 뜻은 아니지만, 원하는 효과를 더 빠르게, 그리고 더 효과적으로 도달할 수 있으면 분명 유용한 식품 중 하나라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김치의 효력 중심에는 유산균이 있기 때문에 몇몇 건강식품은 김치 유산균을 따로 배양해 유제품과 접목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그 효능이 김치를 섭취하며 직접 유산균을 취하는 것보다 효율적인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으며, 앞서 언급되었다시피 김치의 효능은 단지 유산균에서만 오는 것이 아니라 발효 과정에서 생산된 수많은 유익한 물질들도 큰 역할을 한다. 따라서 김치 유산균만 따로 배양한다고 원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을지는(특히 엄청난 양의 당분과 동물성 유산균과 섞여 있을 게 뻔하기 때문에) 좀 더 연구가 필요한 부분이다.
특유의 강한 맛과 향으로 인해 김치를 요리 재료로 사용하면 높은 확률로 김치 맛이 주가 되는 요리가 나온다. 숙련된 요리사라면 여기에 다른 재료와의 조합을 통해 맛있는 음식을 만들 수 있고, 요리 실력에 자신이 없는 사람이라면(자취생 등) 반대로 특유의 김치맛으로 인해 그럭저럭 먹을 만한 요리가 탄생한다. 라면, 찌개, 볶음, 볶음밥, 찜 등이 있다. 구하기도 쉽고 난이도도 그리 높지 않은 그야말로 마법의 재료라고 할 만하다.
요리를 해본 적이 없는 사람이라도 냄비에 물을 붓고 김치를 적당히 썰어서 넣고 콩나물을 한 움큼 넣고 끓여 김칫국을 만들어보자. 혹은 프라이팬에 김치를 적당히 썰어 넣은 뒤 고추장과 참기름을 적당량 넣고 밥을 볶아보라. 그냥저냥 먹을 수는 있는 국과 밥이 탄생한다. 오래 끓이면 끓일수록 깊은 맛이 우러나와 맛있어진다. 시간이 있다면 1시간 이상 끓여보도록 하자.
영남대 박용하 교수 연구팀에 의하면 동물 코로나 바이러스(PED-CoV)에 감염된 돼지 2천 마리에게 김치의 유산균를 먹였더니 1주일 만에 100% 완치되었다. 박교수는 김치 유산균을 먹으면 면역글로불린 A, G(IgA, IgG), 감마 인터페론을 증가시켜 바이러스의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간이 센 만큼 어마어마한 나트륨 함유량이 문제. 100g당 646mg에 달하며 이 정도면 그 짜다고 소문난 스팸보다 100mg 정도 더 들어있는 셈이다. 그러나 매체에서는 김치가 한국인을 상징하는 음식으로서 검증되지도 않은 항암 효과가 있다던가 성역과 같은 음식으로 생각하게 하는 경우가 많다.
다만 이건 한국인의 식습관과 엮여 있는데 한때는 밥과 반찬을 양쪽 다 많이 먹는 형태였다. 그런데 이럴 경우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반찬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밥을 많이 먹기 위해서 반찬에 간을 강하게 한 것. 젓갈, 김치, 장류 등 짭짤하면서 감칠맛(아미노산의 맛)이 나는 음식을 통해 심심한 맛의 밥을 먹기 쉽게 했으며, 이것은 저렴한 비용으로 높은 열량을 얻을 수 있게 하는데 특화되어 있었다. 지나치게 강한 맛이 천한 맛 취급받고, 심심하고 싱거운 맛이 양반 혹은 고급 음식 취급받았던 것도 이것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역으로 말하자면 서민 음식으로 꼽히는 것들은 대부분 전체적으로 간이 강하다. 김치뿐만이 아니라 장류도 마찬가지이기 때문. 현재도 경제적으로 풍족지 못한 동남아 등지의 개발도상국들의 음식을 먹어보면 상당히 간이 세다.
그렇다고 밥이 단순히 배 채우고 열량 얻는 가치만 있다는 건 아니다. 탄수화물 중에서도 당류가 아닌 복합 탄수화물이며 여러 성분도 포함하고 있기에 분명 훌륭한 영양원이다.
이건 전통식으로 만들어지는 국, 찌개, 밑반찬 등이 모두 마찬가지다. 다만 다른 반찬들은 만들면서 소금량을 줄이면 되는데 절임류들은 소금량을 줄이면 보존이 안된다. 단적으로 현대인들의 취향에 맞춘 시판 젓갈류는 냉장고에 보관하지 않으면 상한다. 염분을 이전보다 압도적으로 적게 쓰기 때문이다. 하지만 젓갈을 담그는 사람이 적기 때문에 이런 점이 인식이 덜 되고 젓갈에 유통기한 붙는 것이 당연한 시대가 되었지만 김장을 하는 김치는 이런 편법이 거의 통하지 않는 것이다. 당장 염도가 낮으면 배추를 절여도 쉽게 숨이 죽지 않고, 김치를 담근 이후에도 빨리 상한다. 실제로 김장을 할 때 사용하는 소금만은 정제염을 사용하라는 권고가 많은데,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천일염 등보다 정제염의 염도가 높기 때문이다.
전통김치에 들어가는 소금은 자염으로, 타 국가에 나는 소금에 비해 미네랄 함량도 높고 염분도 10-20% 정도 낮긴 하지만, 사실 요새 그런 소금을 쓰는 경우는 별로 없을 뿐만 아니라 소금이 덜 짜다면 당연히 그만큼 더 넣어 간을 맞출 것이고 결국 염분 차이는 나지 않게 된다고 단순히 판단할 수 있다. 실제로는 좀 더 복잡한 요인들이 있기에 100% 똑같이 되지는 않는다. 먹어보면 (더 짠 요리에 비해서는) 그렇게 짜지 않은 것 같지만, 신맛, 매운맛 때문에 미각이 교란되어서 못 느낄 뿐이다.
학자에 따라 배추에 많이 포함된 칼륨이 나트륨 흡수를 방해해서 전체 나트륨 양에 비해서는 덜 해롭다는 주장을 하는 경우도 있으나 김치 고유의 맛을 내기 위한(=발효 조건 구성에 필요한) 최소한의 소금 양이 너무 많아 배추에 포함된 칼륨만으로는 커버가 안 된다.
그런데 사실은 '김치 한 포기가 1일 권장량의 40배'라거나 '두 쪽만 먹어도 1일 권장량'이라는 이야기와는 다르게, 저염 김치의 1일 염분량은 270mg 수준으로 1일 권장량의 14% 근처이며 시중 김치의 평균 수준인 740mg은 37%, 전체적인 평균 김치 섭취량을 토대로 계산했을 때는 500mg으로 25% 수준이었다. 간단히 비교하자면 북미 지역의 나트륨 섭취량과 비교했을 때 북미인들이 치즈에서 먹는 나트륨이 김치에서 섭취하는 나트륨보다 40%가량 더 많다.
같은 열량을 섭취해도 포만감을 적게 느끼게 해주는 각종 정제당, 식품첨가물들의 효과를 고려하면 그런 물질이 많이 들어갈수록 열량 과다와 염분 섭취면에서도 매우 심각해진다. 절대량을 따지자면 김치의 염분은 높은 수준인 것은 분명하지만, 다른 고염분 식품들과 비교해 보았을 때 김치는 그렇게 고염분 식품은 아니다. 그렇다곤 해도 분명 염분이 필요 이상으로 높은 감은 있고 김치의 효과가 복합적 요인에서 오긴 하지만 사실 고염분은 그렇다 할 만한 영향을 주지 않는다.
김치는 다른 음식의 베이스로 다른 재료가 풍부하지 않을 때 김치와 밥을 주재료로 볶아 먹거나, 김치에 참치나 돼지고기만 놔서 끓여 먹거나 하는 등 널리 쓰이는데 김치에다가 요리를 하면서 추가로 소금이나 간장 등이 투여되는 데다가, 염분의 절대량은 똑같더라도 채소 등이 충분히 들어가지 않기에 농도가 희석되지 않으며, 염분 배출을 돕는 칼륨의 섭취량이 줄게 된다.
굳이 좀 과장해서 말하자면 김치를 넣은 밥을 김치를 넣은 국과 함께 2~3가지 김치를 반찬 삼아 먹는 한국인의 식문화 때문이라 보는 것이 김치 고염분설의 원인이 될 것이다.
사실 어느 정도의 염분 섭취가 적당하냐에 대해서도 좀 복잡한 논란이 있다. 지나친 극단은 좋지 않다는 점에선 두말할 나위가 없지만 '어느 정도'가 가장 좋은가는 제대로 밝혀진 것이 없다. WHO 등의 권고안은 부득이하게 표준을 잡은 것이며, 그것 마저도 계속해서 바뀌고 있다.
일각에서는 극단적인 저염분을 주장하지만 또 다른 일각에서는 고염분 건강법을 주장하며 유사 의학자들이나 상업적 건강 기능 식품 회사, 언론과 각종 전문가 집단 사이에서 애꿎은 사람들만 혼란에 빠지고 있다.
외국에서 보는 김치
발효된 김치건 발효되지 않은 김치건 익숙하지 않은 냄새 때문에 꺼리는 사람이 많다. 사람 식성이 케바케이긴 하지만, 전반적인 성향을 놓고 보면 좋아하지 않는 편. 외국인들의 의견은 김치 자체보다는 마늘냄새가 너무 강해서 먹기가 힘들다고 한다. 서양에서 마늘을 많이 먹는 나라라면 스페인이 꼽히는데, 스페인조차도 마늘을 기름에 볶아 향을 내는 정도로나 쓰지 한국처럼 음식에 갈아 넣거나 하는 식으로는 잘 먹지 않다보니 서양인들 기준으로는 먹기가 고역이라는 것. 한국인들이 태국이나 중국에서 향신료 냄새 때문에 밥을 잘 못 먹는 것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서구권의 발효식품 연구가들도 김치를 만들어보곤 하는데 작가이자 식품운동가인 샌더 카츠의 <천연발효식품>에 실린 김치 레시피 중 재료는 다음과 같다: 소금, 배추, 무 또는 빨간 무, 당근, 양파와 파, 부추와 쪽파, 마늘, 고추, 생강, 기타 취향에 맞는 야채들. 젓갈은 취향에 따라 양념에 섞으라고 되어 있다. 이 책에는 한국에 선교 활동 갔던 친구가 배워왔다며 과일김치 담그는 법도 소개되어 있다. 서구권에서 가장 김치에 대한 거부감이 덜한 나라는 독일인데, 독일은 전통 발효식품인 자우어크라우트의 영향으로 인해 김치에 대한 거부가 덜하다. 또한 기존 자우어크라우트의 대채제로 김치를 많이 찾는데 실제로 독일에서는 김치를 매운 자우어크라우트로 인식하기도 한다. 반대로 우리나라에선 자우어크라우트를 독일 김치라 부르기도.
일본에서는 김치가 이미 메이저한 식품으로 자리잡았다. 마치 한국사람이 일본에서 건너온 단무지를 꺼리낌 없듯이 먹는 것처럼 김치를 80년대부터 이미 김치나 김치맛을 베이스로 한 인스턴트 제품이 보편적으로 팔리고 있었으며, 미우리 온라인을 인용한 일본 기사에서는 2010년 일본 절임 채소류 생산량 873만 톤 중 김치가 191만 톤으로, 점유율 1위라는 언급도 있다. 다만 일본에서의 김치는 기무치 항목에서 볼 수 있는, 김치라고 보기엔 조금 애매한 식품이다. 발효조차 제대로 안 시키고 식초를 넣어 신맛을 낼 정도로 제조 과정이 다르다보니 한국의 발효식품 김치를 생각하고 먹으면 놀라게 된다.
하지만 최근에 들어서는 미국 등지에서도 건강식 붐이 일면서 김치에 대한 인지도가 자동적으로 올라갔다고 한다. 그 시작은 2008년, 미국의 유명한 건강 연구지 헬스지에서 올리브유, 그릭 요거트, 렌틸콩, 낫토와 함께 김치를 세계 5대 건강식품으로 선정한 것이었다. 그 이후로도 2015년 타임지에서는 ‘당신을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식품 6가지’라는 제목으로, 부정적인 생각을 줄여주고 우울증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 음식 여섯 가지를 소개한 바가 있는데, 거기서 선정한 여섯 가지는 생균제, 과일과 채소, 커피, 다크 초콜릿, 버섯, 녹차였다. 그중 생균제, 즉, 유산균이 포함된 음식에 김치가 예시로 소개되었다. 2017년, 영국의 가디언에서도 위와 같은 5대 슈퍼푸드에 김치를 넣었다. 2019년, CNN은 페이스북이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서 김치가 2020년에 인기를 끌 것이라고 발표한 사실을 보도했다.
유튜브에서도 Maangchi를 비롯한 한국 유튜버들 중심으로 김치 담그는 법을 올려왔고, 채식주의자와 건강에 관심이 많은 외국인들로부터 관심을 받아왔다. 특히, 2010년대 중반부터 케이팝을 비롯한 한국 문화의 인지도가 올라가자, 김치도 덩달아 외국인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에 Bon Appétit, Babish Culinary Universe, Pick Up Limes 등 외국 유튜버들이 본인들의 김치 레시피를 찍어서 공개하기 시작했다. 이외에도 외국 건강 채널 비디오에서도 유산균이 풍부한 음식을 언급할 때 예시로 김치를 포함시키는 경우가 있다. 이런 유튜브 트렌드를 보면 2021년 기준으로 김치 자체가 서양에서 잘 알려졌다고 볼 수 있다. 단, 여전히 건강한 식생활을 원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인지도가 높아졌다고 볼 수 있지, 외국인들이 김치를 좋아한다고 보기는 힘들다. 사실, 김치 자체가 완전한 채소 음식이냐 하면 또 그건 아닌게, 김치를 만드는 과정을 보면 새우젓 혹은 명란젓 같은 해물 가공음식이 양념 재료로써 상당한 양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이 때문인지 젓갈을 전혀 넣지않는 채식주의자 전용 김치도 따로 만들어져서 판매되는 중이다.
그리고 2018년, 농식품부의 통계에 따르면 김치를 가장 많이 수입한 국가 2위에 미국이 선정되었다. 1위는 압도적으로 일본이었으며(5610만 달러) 2위인 미국(약 900만 달러) 다음으로 대만, 홍콩, 호주 등이 뒤를 이었다. 다양한 김치 상품을 리뷰한 글들도 찾을 수 있다.
거부감이 있다고 해도 어차피 섞어 먹는 정도로는 별 상관이 없는 경우가 많다. 원래 김치는 주식이 아니라 반찬이며, 미국 등지에서 상당히 인기가 좋다는 부대찌개만 해도 김치가 주재료 중 하나지만 딱히 거부감을 보이진 않는다.
2008년에는 한국 최초 우주인 이소연의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실시된 과학실험에 참가했을 당시 특별 제작된 '우주 김치'를 가져 가기도 했다.
김치를 먹지 않는 한국인
김치만 직접 먹는 것은 싫어하지만, 김치찌개처럼 2차 조리된 음식은 잘 먹거나 좋아하는 사람도 의외로 많다. 이들이 김치를 못 먹는 이유는 그냥 싫어서부터 시작해서 생김치의 차가움, 묵은지와 신김치에서 나는 특유의 느끼한 맛과 식감, 어렸을 때 잘 먹지 않아서 등이 있다. 그리고 김치 냄새가 싫어서 안 먹는 사람이라도 청국장은 잘 먹는 사람도 있다. 냄새 유형 자체가 발효음식이라지만 전혀 다른 느낌이기 때문에. 김치 특유의 발효된 쉰내에 거부감을 느끼면서도 맛은 맛있어서 가끔은 먹기도 하기도 한다. 너무 지나치게 쉰내가 독할 정도라면 너무 쉬어버려서 먹기 힘들 수준이 된다.
이렇듯 여러 가지 이유로 김치를 안 먹는 사람도 많다. 이런 다양한 유형이 발생하는 이유는 김치의 발효 정도와 그에 따른 냄새, 맛의 차이의 스펙트럼이 무진장 넓은 데에 있다. 당장 겉절이와 김치냉장고에서 하루이틀, 일주일 숙성한 김치만 비교해 봐도 맛 차이가 확연히 난다. 발효가 아주 약간 진행된 무난한 산미를 가진 김치가 그래서 가장 대중적으로 호불호가 적은 타입이고 많이들 찾는다. 너무 겉절이 이거나 너무 익을수록 호불호가 많이 갈리게 된다.막 담근 겉절이는 양념의 맛과 생배추의 풋내가 강하게 남아있고, 액젓으로 담갔을 경우 액젓 특유의 냄새도 있는 편인데 이게 김치냉장고에 넣고 발효가 시작되는 순간 풋내와 액젓 냄새 등은 싸그리 사라지고 김치 특유의 새콤한 풍미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민주화가 막 시작되고 인권 의식이 퍼져가던 1990년대까지만 해도 한국 사회에서는 종종 김치를 싫어하거나 먹지 않는 한국인은 일종의 별종 취급을 받곤 했다. 식사 자리에서 김치를 먹지 않는 사람에게 "왜 김치는 안 먹니?"라고 묻는 것은 예사고, 단순히 김치를 먹지 않는 것을 넘어서 김치를 싫어한다고 말하면 이상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다. 2000년대에 이르면서 이런 정도는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한국인이라면 김치를 먹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있었다. 2000년대에 학창 시절을 보낸 1990년대 생들의 증언에 의하면 당대에도 이러한 취급이 있었다는 회고를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디시인사이드의 한 이용자는 이러한 '김치 강요' 현상을 만화를 통해 회고한 바 있다. 과거에 김치는 단순히 한국의 대표 음식인 것을 넘어서, 김치를 먹는 행위 자체가 '한국인'이라는 공동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요인이 되었다. 즉, 한국인이 김치를 먹지 않는 행위는 대다수의 한국인들에게 단순히 음식의 호불호를 넘어서 "우리 집단"에서 벗어나겠다는 선언으로 여겨졌던 것이다. 지금은 개인주의 문화의 확산으로 이런 풍조가 거의 사라졌다.
한국인이니까 반드시 김치를 먹어야 된다며 한국인 교사가 혼혈 교포한테 김치 섭취를 강요하는 일도 있었다. 그리고 군대에서도 김치를 먹지 않는다는 이유로 고참들에게 구타를 당했다는 이야기들이 종종 나온다.
채식주의자는 일반 김치에 들어가는 새우나 젓갈 때문에 안 먹는다. 그래서 젓갈 대신 과일을 갈아 넣는 사찰식 김치를 찾는다고 한다. 다만 채식주의자라도 허용 범위는 다양하므로 그냥 먹는 경우도 많다.
양념으로 들어간 새우, 젓갈 등이 갑각류 알러지를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또한 숨김맛으로 넣는 땅콩이나 잣이 견과류 알러지를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한국에서 김치의 종류는 수백 종에 다다르며, 그 재료에 따라 알러지를 일으키는 경우도 천차만별이다. 확률은 희박하지만 토란 알러지가 있는 사람이 토란을 속재료 중 하나로 사용한 김치를 먹는다면 최대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결국 알레르기가 있는 음식은 환자의 입장에서 독극물처럼 취급해야 함을 명심하고 타인에게 자신의 식습관을 강요하지 않는 것이 가장 바람직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