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관수 소설가의 독서여행1∥채식주의자랑 떠나는 《외설인가 예술인가》 출간∥신국판 302쪽
양관수 소설가의 산문집 《외설인가 예술인가》가 계간문예에서 나왔다. 저자는 백화점 문화센터, 교도소, 도서관, 문예창작학과(대학), 평생교육원(대학)에서 20년 가까이 독서토론과 글쓰기를 강의했다. 이 책은 그의 강의록 모음집으로 흥미로운 제목만큼 내용도 재미있다.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과 D.H. 로렌스의 <채털리 부인의 연인> 등, 외설과 예술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던 세계명작들을 대상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저자가 특히 눈여겨본 작품은 2016년에 맨부커 상을 받은 소설가 한강의 《채식주의자》이다. 표지 부제로 ‘채식주의자랑 떠나는 양관수의 독서여행1’을 전면에 내세운 배경도 거기에 있다. 표지 바탕색이 초록인 것은 영혜의 엉덩이에 새겨진 몽고반점의 상징물이고, 형부가 영혜의 몸에 그린 나뭇잎이기도 하다. 표지에 새긴 능소화는 언필칭 요절화인데, 일찍 져버린 영혜를 꽃으로 형상화했다. 이처럼 양관수 소설가는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외설과 예술의 메스로 발끝에서 머리끝까지 심도 깊게 파헤쳐 보여준다.
양관수 소설가는 “이 책이 품은 스토리텔링의 볼품은 새로운 소설 창작 방식”이라면서 “외설이나 예술은 결코 분리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양관수 소설가의 독서여행1 은 이제 시작이다. 제2, 제3의 독서여행이 출발선에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