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기아의 고행야구를 보다가 9회에 동점을 내주는 장면을 보고 TV를 껐습니다.
선수들의 고행에 제가 힘이 들어서 도저히 못보겠더군요.
그러던 차에 네이버 스포츠에 갔더니 박동희 기자가 며칠 전에 이종범 선수와 인터뷰 한 기사가 떴네요.
오늘의 씁쓸한 마음까지 겹쳐, 읽다가 눈물이 나버리네요.
특히 끝부분 이종범 선수 부인이 했다는 말
"40대에게도 희망을 주세요. 40대의 야구선수도 잘할 수 있다는 걸 다른 40대들에게 보여주세요. "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저는 82년 프로야구 출범 때부터 야구를 봤습니다.
오래 봤죠.
오래 본 만큼 좋아한 선수들이 엄청나게 많지만 정말 만사를 제쳐놓고 그의 경기를 볼만큼 광적으로 좋아한 야구선수는 단 두명이네요.
선동렬과 이종범.
그 중에서도 이종범은 저의 27년 야구 관람 역사를 걸고 말씀드리건데
사람을 그렇게 미쳐버리게 만드는, 흥분시키는 플레이를 하는 야구선수는 전무후무하고
그와같은 스타일의 창의적인 플레이를 하는 선수도 전무후무하다는 걸 제 손모가지를 걸고 장담할 수 있습니다.
이종범이 1998년에 일본으로 진출했었죠.
그리고 3년 반을 거기 머물다 돌아오는데 그 시절 그의 나이가 야구선수로서는 전성기라 볼 수 있는 29살에서 32살까지였습니다.
그가 일본에 가지 않고 우리나라에서 계속 뛰었다면 어떤 기록을 남겼을까요.
일본에서의 첫 시즌 부상당한 6월 까지의 성적이 홈런 10개에 타율 2할 8푼 도루 약 20개 (도루는 정확히 기억이 안나네요) 였습니다.
적응기라는 걸 감안하면 대단한 성적이죠.
그만큼 그때 그는 전성기였는데 그대로 한국에서 뛰었다면 어땟을까요.
아마 그 3년 반동안, 장담컨데 안타는 최소 600개, 홈런은 100개, 도루는 최소한 200개가 지금 기록에 추가됐을거라 장담합니다.
그리고 기아는 일찌감치 10번째 우승을 달성했겠죠.
이제... 그가 은퇴하면 누구를 보기 위해 야구를 봐야할까요...
박동희 기자의 헌사에 가까운 인터뷰 감상하시죠.
http://news.naver.com/sports/index.nhn?category=baseball&ctg=issue&mod=read&issue_id=438&issue_item_id=8476&office_id=295&article_id=0000000265
첫댓글 아 진짜 인터뷰 내용이 너무 감동스럽네요 ㅠㅠ 송진우 옹처럼 오래오래 그라운드에 남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1할을 쳐도 기대가 되고 보고 싶은 우리의 종범신~~
당신이 뛰고 있는 동안에 진정으로 '9'라는 숫자가 '10'이 되기를 바람니다...
아.. 타이거즈 팬으로서 이종범 선수 인터뷰와 이대진 선수 인터뷰만 보면 가슴이 두근두근거리네요. 타이거즈의 팬이라서, 그리고 이 두 선수의 팬이라서 정말 다행입니다
멋지네요. 역시 이종범입니다. 인터뷰 중간에 잠깐 이름이 나온 김진우는 이런 선배를 조금이라도 닮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유격수로 다시 뛰시는거 단 한 번만이라도 다시 보고 싶네요.
2001년 이었던가요. 메이저리그 올스타 전에서 칼 립캔 주니어가 아메리칸 리그 3루수 올스타로 뽑혔고 (평생 유격수로 뛰다가 늙어서 그해에만 3루수로 뛰엇죠) 에이로드가 유격수 올스타로 뽑혔죠. 팬투표 선발로요. 그리고 경기가 시작되려고 합니다. 그 때 에이로드가 갑자기 자기 자리를 칼 립켄 주니어와 바꿉니다. 이유는 시즌 전에 올해가 마지막이라고 밝혔기에 그 올스타전은 칼 립켄 주니어의 마지막 올스타전이었고 에이로드는 그에게 그의 영원한 포지션이었던 곳을 내준거죠.
그거에 보답하듯이 박찬호는 칼립켄 주니어에게 올스타전 홈런을 헌납... 암튼.... 이 장면처럼 이종범의 은퇴경기날 그가 마지막으로 유격수를 보는 모습을 볼 수 있길 바래요. 아니면 중간에 유격수 자리 선수가 외야수에 있던 이종범과 바꾸는 장면도 멋질테고.... 전 정말 울어버릴겁니다. 이종범이 마지막으로 유격수 자리에 서있는 그 광경에.....
우리나라 사람들...참 드라마 좋아하는데, 왜 이런 드라마는 잘 안만드는지 모르겠네요. 저도 농구생활님처럼 꼭 한 번 보고 싶습니다.
정말 최악은 재작년에 말 나온 것처럼 시즌 끝나고 '올해 못했으니 은퇴해라' 식으로 은퇴경기도 없이 사라지는 것이겠죠. 말도 안되는 일입니다. 그가 몸이 안된다면 스스로 난 올해까지만 뛰겠다 라는 걸 시즌 전에 또는 시즌 중에 밝히고 (못해도 무조건 기용되는게 아니라) 꾸준히 수비든 대타든 나와주고 코치진과 프론트는 시즌 마지막 경기에 그가 그의 야구 선수로서의 인생을 멋지게 마감하는 걸 도와줘야 합니다. 양준혁이나 송진우나 구대성 같은 선수도 마찬가지구요. 그게 도리죠.
만약 그런 지경에 다시 몰리면, 정말 다른 팀에서라도 뛰셔야죠. 뭐 그 전에 타이거즈 팬들이 다 들고 일어나겠지만 말입니다. 웃기는게, 프로야구단이라는게 결국 기업 홍보 때문에 존재하는데 왜 영웅을 안만드는지 모르겠네요. 이종범 같은 선수를 대우해주고, 드라마처럼 은퇴시키는게 우승 하는 것보다 더 홍보 효과가 클텐데 말이죠.
종범신 은퇴경기는 1회부터 9회까지 계속 포지션 바꿔가면서 수비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투수 자리도 한번 서보시고 은퇴했으면 좋겠습니다. 투수만 하면 전 포지션을 선수생활동안 소화한거 아닌가요?
mayo 님// 근데 그건 별 의미 없을 것 같습니다 ^^;; 그의 상징과도 같은 포지션에 서서 플레이 하는 것만이 그와 그의 팬들에게 의미가 있지 굳이 그에게 큰 의미도 없는 포지션에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플레이하는 건 그에게 실례가 아닐까 싶네요. ^^
아 그렇군요. 저는 가끔 친구들하고 그런 이야기를 했거든요. 그럼 유격수로 두고 은퇴식을 하면 가장 좋겠네요!!! 가장 화려했던 유격수.. 종범신!
이종범이 곧 야구고 야구가 곧 이종범입니다.
도무지 상식이 들어맞지 않는 선수였죠. 해태에 맞설때마다 선동렬이 마운드에서 몸을 풀때 느끼는 공포는 해태팬 말고는 모두가 알고 있을 겁니다. 그만큼의 압박감을 주는게 타석에 나선 타자 이종범. 주자로 나간 주자 이종범. 수비에 나선 유격수 이종범이었죠.
솔직히 선동렬이 몸을 풀 때의 공포는 남의 말만 들어서 그런가부다 하지 잘 모르겠습니다. 어떤 종류의 공포와 짜증일지 피부로 확 느껴지지 않는달까요.
호랭이 팬이래서 행복한거죠 ㅎㅎ 무등산폭격기 출격하는 날이면 뭐 게임끝 ㅎㅎㅎ
모..이야기만들은거저...우리편이였으니까^^*
야구 참 편안히 봤었습니다.
정말 야구 편하게 봤죠. 때론 너무 편해서 심심할 정도였죠 --ㅋ
참 야구 불안하게 봤습니다...1점차 정도는 앞서도 있어도 여기서 점수내주면 그녀석이 나온다 어떻게든 막아내자...이런심정..
참 좋은 배우자를 만나신것 같군요....ㅎ 역시 내조의 힘이란~~
쭉 읽어봤는데 참..ㅠ
역시 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