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同(동)→桐(동), 銅(동), 洞(동, 통), 筒(통)
僉(첨)→儉(검), 劍(검), 檢(검), 驗(험), 險(험)
可(가)→哥(가), 歌(가), 苛(가), 何(하), 河(가), 荷(하)
列(렬)→烈(렬), 裂(렬), 例(례: ≪ㄹ≫이 ≪ㅣ≫로 변했음)
倉(창)→創(창), 蒼(창), 槍(창), 滄(창), 瘡(창)
이것으로 (한자 뜻은 몰라도) 한자를 읽을수는 있게 된다.
어느쪽이 소리며 어느쪽이 뜻이냐를 가려내는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일반적으로 부수가 되여 있는 부분은 뜻을 나타낸다. 삼수변이나 갓머리 등은 뜻을 나타내는것이다. 그러고보니 海(해), 湖(호), 滴 등은 다 물에 관한 한자이고 家(가), 宿(숙), 宅(택) 등은 집에 관한 한자다. 그렇게 생각하면 ≪넓을 호(浩)≫자가 원래 바다나 호수가 넓은 모양을 나타내는 말이라는것까지 짐작할수 있다.
(3) 한자 뜻은 한자말을 활용하라
한자를 그저 읽는것은 그리 어렵지는 않으나 뜻은 읽기보다 어려울것이다. 그렇지만 이것도 옥편을 마구 찾기보다 자기가 알고있는 한자지식을 활용하는것이 더 편하다. 그 지식인즉 평소에 많이 쓰고있는 한자말이다. 물론 이 활용법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우선 한자를 읽을줄 알아야 한다.
례를 들어 ≪報(보)≫란 한자의 뜻을 알고 싶을 때, 이 報자가 들어있는 한자말을 생각해본다. 그러면 ≪보고(報告)≫란 단어로부터 이 한자가 ≪알리다≫란 뜻을 갖고있는것을 알수 있다. 또 ≪보답(報答)≫이란 단어로부터 ≪대가를 갚다≫란 뜻도 있는것을 알수 있다. 이렇게 한자말을 활용하면 의외로 재미있는 사실을 만날 경우도 있다. ≪보도(報道)≫에서 왜 ≪길 도(道)≫자가 쓰이는지 너무 궁금한데 옥편을 찾아보면 道자의 뜻으로 ≪말하다≫가 있다. 결국 ≪報道≫의 뜻은 ≪알리고 말하다≫인것이다. 이런 발견이 있으면 ≪休道(휴도)≫란 구가 ≪말하기를 멈추다≫라고 알수 있다.
(1) 술어를 찾아라
한문은 중국어이다. 중국어는 조선어와 달리 술어 뒤에 목적어가 오는 영어식의 어순이다. 그러니까 한문을 읽을 때는 어디에 술어가 있는지를 찾아내는것이 중요하다. 술어만 찾으면 그 앞부분은 기본적으로 주어가 되고 뒤부분은 목적어가 되는셈이다.
≪國之語音異乎中國≫란 훈민정음의 서두부분은 ≪異≫가 술어이다. 다른 한자들은 다 명사적이니까 이것밖에 없다고 추측할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 앞부분인 ≪國之語音≫이 주어가 되고 ≪乎中國≫이 목적어가 된다(정확히 말하면 목적어는 아니지만 목적어 비슷한것이긴 하다). 따라서 이 글의 뜻은 ≪나라의 말소리가 중국과 다르다≫가 되는것이다.
두보의 시 ≪春望(춘망)≫의 서두 부분 ≪國破山河在≫는 ≪破≫와 ≪在≫가 술어로, ≪國破≫와 ≪山河在≫ 두문장으로 이루어져있다. 둘다 술어 앞에 말이 있기때문에 그 말들은 주어가 된다. 뜻은 ≪나라가 격파되였는데 산하는 (그대로) 있다≫이다. 한문에서는 과거형이니 현재형이니 하는것은 없기때문에 ≪國破≫는 ≪나라가 격파되였다≫처럼 알아서 과거형으로 해석한다.
(2) 꾸미는 말은 우리 말과 같이
꾸미는 말은 조선어와 같이 꾸며지는 말의 앞에 오기때문에 문제는 없을것이다. ≪푸른 하늘≫이라고 할 때는 ≪靑空≫이라고 하면 되고 ≪크게 화낸다≫ 할 때는 ≪大怒≫라고 하면 된다.
不(불), 非(비), 莫(막) 등 부정을 나타내는 말은 앞에 온다. 우리가 흔히 쓰는 한자말 ≪불신(不信; 믿지 않음)≫, ≪비정(非情; 정 없음)≫, ≪막론(莫論; 론하지 않음)≫을 생각하면 쉽게 리해된다.
(3) 한문에서 흔히 쓰는 한자를 꼭 외워두자
한문에는 문법적인것을 나타내는 한자가 있는데 흔히 나오는것은 꼭 외워두어야 한다.
사실은 한시는 보통 한문보다 쉽다. 왜냐 하면 귀절이 뚜렷하기때문이다. 오언시는 한구가 다섯자인데 이 다섯자는 2-3으로 나누어지며 칠언시는 한구가 2-2-3으로 나누어진다. 례를 들면 ≪春眠不覺曉, 處處聞啼鳥≫란 구는 ≪春眠-不覺曉, 處處-聞啼鳥≫로 나누어진다.
이 시는 맹호연(孟浩然)의 유명한 ≪춘효(春曉)≫의 일부분이다.
春眠不覺曉(춘면불각효) 봄의 잠은 새벽을 못느끼는 정도로
處處聞啼鳥(처처문제조) 잠결에 곳곳에 새 우는 소리 들린다
夜來風雨聲(야래풍우성) 어제밤부터 비바람 소리가 계속 들리는데
花落知多少(화락지다소) 대체 꽃이 얼마나 떨어졌는지 모르겠다
[첫째구] 覺이 술어. 직역을 하면 ≪봄의 잠은 새벽을 느끼지 않는다≫.
[둘째구] 술어는 聞이다. 啼도 술어이긴 하지만 여기서는 鳥를 꾸며서 ≪우는 새≫로 해석해야 한다. 직역하면 ≪곳곳에 우는 새를 듣는다≫.
[셋째구] 여기서는 술어가 없다. 來는 동사인 것처럼 보이지만 夜처럼 시간을 나타내는 말에 붙은것은 ≪∼이래≫란 뜻이다. 직역은 ≪밤부터 풍우의 소리≫.
[넷째구] 술어 같은 말이 落과 知 두개가 있는데 진짜술어는 知이고 落은 花와 함께 ≪꽃이 떨어지기가≫란 주어가 되여있다. 직역하면 ≪꽃이 떨어지기가 많고 적음을 안다≫가 되는데 多少는 현대 중국어에서도 ≪얼마≫란 뜻이 있다. 따라서 知多少는 ≪얼마인지 아느냐≫가 된다.
한시를 읽을 때는 압운한 부분에 약간 힘을 주어서 읽으면 압운소리가 뚜렷이 울려서 좋다. 그러니까 ≪춘면불각효오∼, 처처문제조오∼≫처럼 약간 과장될 정도로 힘주는것이 좋다.
(례2) 黃鶴樓送孟浩然之廣陵(황학루송맹호연지광릉) 李白(이백)
故人西辭黃鶴樓(고인서사황학루) 동무는 서쪽에서 황학루를 떠나
煙花三月下揚州(연화삼월하양주) 안개 끼는 삼월에 양주로 내려간다
孤帆遠影碧空盡(고범원영벽공진) 멀리 돛 하나 푸른 하늘에 사라지고
唯看長江天際流(유간장강천제류) 뒤에는 양자강이 하늘끝으로 흘러갈뿐
[제목] 送이 동사이며 그 앞의 黃鶴樓는 장소이니 ≪황학루에서 보낸다≫란 뜻이다. 送 뒤부분이 목적어가 되는데 그중 之가 동사로 있다. 이 之는 ≪가다≫란 뜻이다. 지역하면 ≪맹호연이 광릉으로 감을 황학루에서 보낸다≫가 된다.
[첫째구] 辭가 술어다. 직역은 ≪친구가 서쪽에서 황학루를 떠난다≫.
[둘째구] 下는 ≪아래≫가 아니라 ≪내리다≫라는 동사다. 煙花三月가 시간을 나타내여 직역하면 ≪연화 삼월에 양주로 내려간다≫가 된다. 煙은 ≪연기≫가 아니라 ≪안개≫란 뜻으로 꽃 필적에 끼는 안개를 煙花라고 한다. 산수화를 보는듯한 문구다.
[셋째구] 이 구에서 술어는 맨마지막에 있다. 孤帆遠影가 주어이며 碧空은 장소이다. 직역하면 ≪홀돛의 먼 모습이 푸른 하늘에 사라진다≫.
[넷째구] 술어는 看이고 그 뒤부분 전부가 목적어이다. 목적어 부분은 문장처럼 되여있는데 長江이 주어, 天際가 장소, 流가 동사로 ≪장강이 하늘끝으로 흘러감≫이란 구성이다. 天際는 낯선 말이지만 ≪하늘 천(天)≫에다 ≪가 제(際)≫이기때문에 하늘가, 즉 하늘끝쪽이란 뜻이다. 직역하면 ≪장강이 하늘 끝으로 흘러감을 오직 볼 뿐≫이다.
어떻습니까? 의외로 쉽지요? 자, 이제 한시의 세계를 만끽하십시오! 출처: 인간문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