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5단체 공개질의...성 상품화 인정한 발언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의 여성에 대한 관점과 철학, 대통령 후보로서의 자질과 도덕성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지 않을 수 없어
진위여부를 확인하고자 9월 13일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 측에 공개 질의서를 보냈습니다."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가 지난달 일부 언론사 편집국장들과의 식사 도중 성매매 여성에 대해 부적절한 비유를 한 사실이
<오마이뉴스> 보도를 통해 알려지자 여성단체들이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의전화연합, 한국여성노동자회 등 5개 여성단체들은 13일 <오마이뉴스> 보도
(9월 12일자 '얼굴 예쁜 여자보다 미운 여자 골라라?')를 토대로 이 후보에게 공개질의서를 보내
▲발언의 진위 여부 ▲성매매 문화에 대한 관점 등을 밝혀줄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이 후보의 발언은 여성의 인권을 심각하게 침해했고, 여성 유권자들에게 큰 상처를 준 행동"이라며
"한 나라의 대통령 후보로서, 도덕성과 자질에 큰 문제가 있다고 보인다"고 성토했다.
이 후보는 지난달 언론사 편집국장들과의 저녁식사 도중 군대 이야기, 회사에서의 생활 등 인생의 지혜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가 문제의 발언을 꺼냈다.
이 자리에 참석했던 한 편집국장의 전언에 따르면, "이 후보가 현대건설 다닐 때 외국에서 근무한 이야기를 하면서 '현지에서 가장 오래 근무한 선배는
마사지걸들이 있는 곳을 갈 경우 얼굴이 덜 예쁜 여자를 고른다더라, 왜 그럴까 생각해봤는데 얼굴이 예쁜 여자는 이미 많은 남자들이…
(편집자에 의해 일부 생략) 그러나 얼굴이 덜 예쁜 여자들은 서비스도 좋고…(일부 생략)' 식의 이야기를 했다"는 것.
여성계는 이에 대해 "여성의 '성 상품화'와 해외 성매매를 인정한 발언"이라며 "불법 성매매를 '인생의 지혜'라고 표현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평가를 넘어
대통령 후보로서의 자질을 논해야 하는 수위"라고 꼬집었다.
"인구 절반인 여성 유권자에 대한 모독"
한국여성단체연합 등은 공개질의서에서 문제가 된 발언에 대한 진위 여부를 물은 뒤 "선배의 경험이든, 자신의 경험이든 '여성을 상품화'하는 듯한 발언은
인구 절반인 여성유권자들을 심각하게 모독하는 것이며, '여성인권'을 침해하는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비난했다.
이들은 "이 후보의 여성에 대한 관점, 성평등사회 구현을 위한 철학을 밝혀 달라"며 "특히 술자리 문화, '특수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여성에 대한 평소 인식과
해외에서 일상화된 한국 남성들의 성매매 문화에 대해 어떤 관점을 갖고 있는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이들은 "여성단체들은 올해 대선후보는 여성 인권을 보호하고, 가부장적 사회에서 남녀가 행복하고 평등하게 살 수 있는 정책과 비전을 가진 후보가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이어 "일간지 편집국장들과의 술자리에서 반여성적이고 반인권적 발언을 한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여성 유권자들에게 공식 사과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공개질의에 답변하지 않을 시, 여성단체들은 보도된 내용이 사실인 것으로 인정하고, 이에 대한 입장을 결정하겠다"면서
답변 시한을 15일으로 못박았다.
"나경원 대변인은 문제의식 없었나"
동석한 한나라당 관계자들의 '무감각'도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그날 식사자리에는 여성인 나경원 대변인을 비롯해 박형준 대변인, 주호영 의원,
이동관․배용수 공보특보 등이 동석했다.
하지만 나 대변인은 <오마이뉴스> 기자와 만나 "그런 발언이 있었던 것 같은데, 그냥 밥 먹으면서 (농담으로) 한 얘기"라고 의미를 축소했다.
배용수 공보특보 또한 "자기 얘기를 한 게 아니라 선배 얘기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신연숙 한국여성의전화 팀장은 "나경원 대변인이 이같은 발언에 대한 문제의식을 전혀 갖고 있지 않았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나 대변인은 이 후보의 도곡동 땅에 대한 박근혜 캠프쪽의 고발이 있었을 당시에도 부부싸움과 가정폭력을 빗대어 부적절하게 설명을 했다"며
"여전히 여성계의 지적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나 대변인은 지난 7월 9일 브리핑 도중 "검찰은 (양 캠프가) 고소나 고발이 취하되면, 즉각 수사를 중단해야 한다"며 "수사를 중단하지 않겠다는 것은
부부싸움을 한 부부가 가정폭력 사건이 일어났으니 조사해달라고 요청했다가, 그 이후 '우리끼리 해결하겠다'고 하는데도
검찰이 온갖 족보까지 다 캐겠다는 꼴"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신 팀장은 "가정폭력은 부부가 조사를 원치 않더라도, 수사 기관이 얼마든지 관여할 수 있는 사안"이라며
"여성계에서 이에 대해 나 대변인에게 문제제기를 했지만, 공식 답변을 피한 채 유야무야됐다"고 말했다.
신 팀장은 "여성계가 성매매 방지법을 만들고 정부부처들도 관련 사업에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데, 차기 대통령 후보의 성매매에 대한 생각이 이런 것이라면
향후 여성 정책의 방향이 의심스럽다"고 이 후보의 자질에 의혹을 제기했다.
첫댓글 나경원 대변인 여성이기를 포기했나 보다. 그런다고 남성으로 성전환 수술 할 수는 없을텐데,,,난감하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