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교의 복지상식] 국민연금을 잘 활용하는 방법
이용교
(광주대학교 교수, 복지평론가)
국민연금제도발전위원회(연금위)가 국민연금의 개편 방안을 제안하면서 이에 대한 논의가 뜨겁다. 국민연금은 매 5년마다 장기재정을 추계하고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 현 상태에서 재정추계를 한 결과 국민연금 기금은 당초 2060년에서 2057년에 소진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대로 두면 국민연금 기금은 40년 후에는 고갈될 수 있으니 연금위는 국민연금의 보험료율을 높이고, 당연 가입기간을 확대하며, 노령연금의 개시연령을 늦추는 방안을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제안하였다. 이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높은데, 필자는 합리적인 대안이라고 본다. 독자가 국민연금을 가장 잘 활용하는 방법을 제안하고자 한다.
http://blog.daum.net/lyg29/13524823
<국민연금 기금의 소진 시점이 빨라지는 이유>
국민연금은 쉽게 말해 젊어서 소득이 있을 때 보험료를 내고, 늙어서 소득이 없을 때 연금을 받는 것이 핵심이다. 인구가 늘어나는 시점에는 돈을 내는 사람이 많기에 기금이 쌓이지만, 태어나는 사람은 줄고 노인이 늘어나면 연금을 타는 사람이 많아 기금은 점차 소진된다.
연금위는 ‘저출산과 고령화’로 보험료를 내는 젊은이는 점차 줄고, 평균수명의 연장으로 연금을 타는 사람은 많아지기에 기금이 5년 전에 예측한 것보다 3년 빨리 소진된다고 본다. 출산율의 계속 떨어지고 평균수명도 늘어난다면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현재대로 두면 젊은 사람과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미래세대의 부담이 매우 커지기에 짐을 분담하는 차원에서 가급적 빨리 보험료율을 높이고, 가입기간을 늘리며, 노령연금을 타는 시기를 늦추자는 제안이다. 이 방안은 매우 합리적이고 이렇게 바뀌면 미래세대가 가장 덕을 본다.
<보험료율을 어떻게 올려야 하는가?>
2018년 국민연금의 보험료율은 월소득의 9%이다. 이는 공무원연금의 17%, 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인 18%보다 낮은 수준이다. 연금위는 현재 연금수준을 유지하려면 보험료율을 13%까지 올려야 한다고 본다.
국민연금을 처음 도입할 때 보험료율은 3%이었고, 5년 후에 6%, 다시 5년 후에 9%이었다. 1998년부터 2018년까지 21년간 보험료율은 9%로 바뀌지 않았다. 하지만, 공무원연금은 14%에서 매년 조금씩 인상되어 현재 17%이고 18%까지 올리기로 확정되었다.
연금위는 노령연금의 소득대체율을 45%에서 매년 0.5%포인트씩 낮추는 것을 중지하고 보험료율을 높이는 방안을 제안하였다. 일시에 보험료율을 13%까지 올리는 것은 무리이기에 연차적으로 조금씩 인상하고, 소득대체율이 높은 연금을 받게 하자는 것이다.
국민연금은 보험료로 50만원을 내고 급여로 100만원을 탈 정도로 가입자에게 유리한 제도이다. 이러한 방식은 가입자 수가 적고 노령연금을 타는 사람이 적을 때에는 가능했지만, 가입자 수가 많고 연금 수급자가 많은 상황에서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 수지가 맞는 국민연금을 위해 보험료율을 인상하는 것은 불가피하다.
보험료율이 올라가는 국면에서는 국민연금에 하루라도 빨리 가입하는 것이 이익이다. 현재 소득의 9%만 내도 한 달이고, 미래에 13%를 내도 한 달이라면 가급적 보험료율이 낮을 때 내는 것이 좋다.
<당연가입기간을 65세로 연장한다>
대한민국 국민은 누구나 18세가 되면 국민연금에 가입할 수 있다. 1인 이상 고용사업장에서 일하는 근로자와 사용자는 당연가입 대상자이고, 학생, 군인, 주부, 취직준비자 등은 임의가입 대상자이다.
18세가 되면 누구나 국민연금에 가입할 수 있지만, 직장인이 아니면 27세까지 당연가입이 아니기에 사람들은 첫 직장에 취직할 때부터 국민연금에 가입하는 경향이 있다. 국민연금의 첫 가입의 평균연령은 26세이다.
국민연금은 가입기간이 길수록 연금을 많이 타게 설계되어 있기에 하루라도 빨리 가입하고 길게 가입하는 중요하다. 지금은 60세에 도달하면 당연 가입은 중지되고, 본인이 희망하면 65세에 도달할 때까지 임의계속 가입을 할 수 있다.
60세로 정해졌던 국민연금 수급 연령은 2013년부터 5년마다 1세씩 올라가도록 되어 있다. 노령연금 개시일은 1952년생 이전은 60세, 1953~1956년생은 61세, 1957~1960년생은 62세, 1961∼1964년생은 63세, 1965∼1968년생은 64세 등으로 1년씩 늘어나 1969년생 이후부터는 65세부터 받게 된다. 연금위는 수급연령이 늦추어진 것만큼 가입연령을 연장시키면 연금액수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도 본인이 65세까지 임의계속 가입을 선택할 수 있지만, 당연 가입 기간을 늘려서 모든 가입자의 실제 연금액을 늘리려는 것이 제안 취지이다. 이를 정착시키려면 정년을 점진적으로 연장하여 소득을 창출할 기간을 늘려야 한다. 부득이 보험료를 낼 수 없는 사람은 ‘적용제외’를 신청하면 보험료를 내지 않을 수 있다. 어떤 경우에도 국민연금은 하루라도 길게 보험료를 내는 사람이 더 많은 연금을 받는다.
<연금개시 연령을 68세로 연기한다>
국민연금은 1988년에 처음 도입될 때 노령연금은 60세부터 수급하고, 2013년부터 61세로 바뀌고 매 5년마다 개시 연령이 한 살씩 늦추어진다. 개정안은 2033년 65세에서 2048년 68세로 단계적으로 늦추자는 것이다.
많은 선진국은 노령연금의 개시연령이 65세 이상이다. 일본은 현재 65세부터 노령연금을 주는데 68세로 늦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연금개시 연령이 늦추어져도 국민연금 가입자가 노령연금을 수급하는 기간을 더 길어지고 타는 액수도 늘어난다. 국민연금은 사망시까지 받는데, 평균수명이 꾸준히 늘기 때문이다. 최근 20년간 한국인의 평균수명은 3년에 한 살씩 더 살고 있다. 연금개시 연령을 5년에 한 살씩 늦추어도 평균적으로 노령연금을 타는 기간은 늘어난다.
<국민연금을 이익이 되게 활용하는 방법>
국민연금에 대한 사회적 논란에도 불구하고 언젠가 국민연금의 보험료율은 올라가고, 가입기간은 연장되며, 노령연금 개시연령은 늦추어질 것이다. 저출산 고령사회에서 선택의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연금위의 제안에 대해 사회적 반발이 심하면 정부는 3가지 방법 중 일부만 선택할 수도 있다. 이는 현세대의 만족을 위해 미래세대에게 부담을 전가시키는 일이다.
국민연금은 어떤 보험보다 수익률이 좋은 제도이다. 따라서 18세가 되면 하루라도 빨리 가입하는 것이 이익이다. 일단 가입하면 꾸준히 보험료를 내고, 혹 보험료를 내지 않았던 기간이 있는 사람은 ‘추후납부’로 밀린 보험료를 내면 가입기간을 늘릴 수 있다. 국민연금의 보험료는 당연가입자는 소득에 의해 결정되지만, 임의가입자는 본인이 선택할 수 있으므로 평균 이상을 내면 더 많은 연금을 받을 수 있다.
국민연금은 하루라도 빨리 가입하고, 하루라도 길게 가입하며, 한푼이라도 많이 낸 사람이 이익이다. 늙고 병들어서 다른 소득이 없을 때에는 국민연금만한 것이 없다. 논란에도 불구하고 국민연금만한 노후소득 보장제도가 없다.
국민연금공단 http://www.nps.or.kr
이용교 ewelfare@hanmail.net
[이용교 교수 복지상식]-171(광주드림 2018년 8월 22일 기고 원고/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