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향(香) 업체 ‘인센스월드’
손성현 대표 “언젠가는 뜬다”
고교생 때부터 향 전문가 꿈꾸며 매진
‘이효리 덕분에’… 향문화 뜨며
“국내 OEM 90% 차지”
향(香)문화가 부활하고 있다.
불당이나 제사상 위에서가 아니다.
집에서 명상을 즐기거나 홈트레이닝을 할 때
피워 힐링의 수단으로 쓰기도 하고,
집안 분위기를 바꾸는 인테리어 소품이나
방향제 역할도 한다.
2017년 TV 예능 프로그램 ‘효리네민박’에서
이효리씨가 요가를 하며
향을 피우는 장면이 나간 뒤
힐링 수단으로 주목 받고 있다.
TV예능프로그램 ‘효리네민박’에 출연한
이효리씨가 향을 피우고
차를 마시는 모습. /TV화면 캡처
향을 찾는 이들이 급증하며
국내에도 다양한 향 브랜드가 등장했다.
저마다 독특하고 현대적인
향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그런데 국내 생산 현대향 제품의 90%는
‘인센스월드’라는 업체에서 OEM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으로 만든다고 한다.
이정도면 시장을 거의 석권했다는 의미 아닌가.
게다가 대표는 올해 겨우 34살이다.
손성현 인센스월드 대표를 만나
사업스토리를 들었다.
-어떤 계기로 향을 만들게 됐나?
“동남아·인도·일본 등 아시아 전역에
저마다의 향문화가 있다. 그런데
유독 한국에선 향문화가 발전하지 못했다.
향냄새 하면 ‘절냄새’를 떠올린다.
절냄새라는 것이 사실은
심신안정에 좋은 백단향이다.
좋은 향이지만
오직 이 한 가지 향만 맡다보니
거부감이 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한국에는 다양한 전통 향이 있다.
매화향, 난향, 쑥향, 연꽃향 등
종류도 다양하다.
이를 현대인의 감성에 맞게
재해석해 제품화하고 싶었다.”
손성현 인센스월드 대표. /jobsN
-향문화가 뜬 다음에
향을 만들기 시작한 것인가?
“아니다. 내가 향을 만들기 시작했을 때는
효리네민박도 없었고, 시장도 없었다.
불교용품점에서 파는 향을 뺀다면 말이다.
난 어려서부터 향냄새를 맡고 자랐다.
아버지는 1990년대 중반부터 향을 만드셨다.
한국의 향문화를 만들자는 취지였다.
제품을 개발했지만, 소비자가 없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빨랐던 것 같다.
나도 고등학생 때부터 꿈이
‘한국의 향을 세계에 알리는 것’이었다.
아버지 때엔 너무 빠른 것이었겠지만,
내가 사회에 나갈 즈음이면 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 생각했다.”
-한국향을 만들기 위해 어떤 준비를 했나?
“향 제조는 생각보다
복잡하고 여려운 기술을 요한다.
가장 흔한 형태가 막대향이라고 불리는
선향(線香)이다.
향목 가루를 전분 등과 섞어 만든 반죽을
국수가닥처럼 말린다.
그런데 원료의 배합 비율이나
수분 함량이 조금만 안맞아도 문제가 생긴다.
너무 건조하면 부스러지고,
반대면 불이 제대로 붙지 않는 식이다.
우수한 제조기법엔 일본 업체가
특허를 내놓은 경우가 많았다.
일본 향 업체를 다짜고짜 찾아가
기술을 배우고 제휴를 맺기도 했다.
이와 별도로 대학 졸업 후 3년간 IT업체에
근무하며 전자상거래 노하우도 익혔다.”
미스코리아 전혜지, 전연주씨가
인센스월드 제품을 소개하는 장면.
/인센스월드
-시장의 반응은 어땠나?
“2015년 온라인 판매를 시작했다.
당시 국내에서 향을 생산하는 업체는
10곳 정도였지만, 모두 사찰이나
장례식장에서 쓰이는 향을 만들었다.
엄밀히 말해 현대향을 만드는 업체는
전무하다시피 했다. 초기 2~3년
판매량은 큰 변동이 없었다.
그러다 2017년 효리네민박에서 향을 소개했다.
‘나그참파’라는 인도식 향이었지만,
전체 향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됐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늘며 향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지는 추세다.”
-누가 주로 향을 소비하나?
“20~30대 여성이 가장 많다.
집에서 운동을 할 때도 쓰고,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활용한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분들도 향을 많이 찾는다.
남성 소비자들도 꾸준히 늘고 있는데,
대체로 향이 강한 것을 선호하는 편이다.
요즘엔 ‘향멍’이란 말도 생겨났다.
캠핑족이 멍하니 모닥불을 응시하는
‘불멍’처럼 말 그대로 향불을 보며
고요를 즐기는 것이다.”
인센스월드의 향 제품. /인센스월드
-경쟁업체가 많아졌을 것 같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향 제조는 복잡하다.
단기간에 만들 수 없다. 향 소비가 늘며
많은 청년사업가들이 향 브랜드를 만들었다.
그러나 직접 제조를 할 수는 없어
대부분 OEM 방식으로 생산을 한다.
그래서 전문성이 부족한 공방이 난립하고 있다.
일본의 향 업체에 찾아가서
‘향초 제작 체험’ 한 두 번 하고 와서
공방을 열거나, 아마존에서 파는 향 제조
키트를 이용해 향을 만드는 경우도 있다.
향문화 전체를 싸구려로 인식시킬 수 있다.”
-앞으로의 목표는?
“향문화를 알고, 향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10명 중 2명 정도라고 한다.
거꾸로 생각하면 앞으로 향에 대해 알게되고
관심을 가질 이들이 8명이나 있다는 의미다.
향문화는 이제 막 불이 붙기 시작했을 뿐이다.
요즘 가장 인기를 누리는 제품은
시트러스·우디 등 블렌딩된 향이다.
하지만 나는 한국의 고유의 상품을 만들어
키워나가고 싶다. 이게 전통과 현대를 어울러
한국향만의 정체성을 만드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러한 정체성이 정립돼야 한국향이
꾸준히 사랑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글 jobsN 김충령
jobarajob@naver.com
잡스엔
첫댓글 사무실이나 실내에서 은은하게 풍겨나는 향냄새..
무언가 기분좋게 하는 냄새가 아닐까>?
향문화를 관심가지고 접근해 보자구요~
향 전문가...
지압 전문가...
희망 전문가로....
향 냄새에 끌려들어가던 시절이 있었답니다.
지금은 잊어버린지 오래되었지만,
향을 하나 피워보렵니다.. 다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