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지난 7년 동안을 대종사님과 선사님과 역대 선열들에게 특별 보은하는 기간으로 정하여 개교반백년기념사업(開敎半百年記念事業)을 추진해 왔고 이제 그 기념대회를 목전(目前)에 당면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반복무쌍하는 여러 가지 어려운 여건 속에서 이 사업의 추진을 위하여 일선 교역자 여러분이 음(陰)으로 양(陽)으로 애타며 겪은 숨은 노고는 참으로 거룩한 혈성(血誠)이었으며 이로써 우리의 보은사업은 보다 성스럽게 마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우리가 총부대기념건축사업(總部大記念建築事業), 서울회관건축 등 반백년기념사업 외에도 지난 몇해 동안에 교화기관으로서는 해외에까지 포교의 좋은 싹이 엿보이게 되었고 국내의 경향 각지에 2백여 교당을 마련했으며 또는 원불교신보사 서울보화당, 동화병원, 해룡중학교 등을 개설했고 예전(禮典), 성가(聖歌)의 발간과 함께 교고총간, 정산종사 법어, 교전번역사업 등 각종 교서(各種 敎書)를 정비하였습니다. 이 모두가 이에 직접 당무하는 교역자 여러분의 땀 흘린 노력의 결과요 전후 좌우에서 낱없이 합해 준 힘의 소산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와 같이 우리 교단적으로 자체 결실작업(自體結實作業)이 착착 진행 중에 있는 이 때에 국내외의 정세 또한 매우 다행한 면들이 드러나고 있으니, 첫째는 전 인류의 관심사였던 동서 각 분쟁지역 국가들의 활로가 점차 열려진 기미가 있고 우리 민족의 숙원인 남북통일(南北統一)의 좋은 의견들이 활발히 개진되기 시작하여 세계의 관심과 협조가 점차 새로워지고 있으며 둘째는 종교적으로 유사 이래 최초의 종교인협의기구(宗敎人協議機構)가 한국에 발족하여 서로 막혔던 울을 터왔고 세계불교지도자대회(世界佛敎指導者大會)를 이 나라에서 개최한 동시에 그 본부(本部)를 한국(韓國)에 설치하여 미래를 선도할 수 있게 되었으며, 세째는 지난해에 세계 최초로 세계종교자평화회(世界宗敎者平和會議)사 일본에서 개최되어 우리 교단의 대표단이 거기에 참여하였고, 정신적 유엔으로서 세계평화(世界平和)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기틀이 구축되고 있을 뿐 아니라 각국의 정치가들도 대동화합(大同和合)의 길을 지향하는 기미가 역력히 보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몇가지 사실들을 통해서 세계의 밝은 앞날을 전망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우리 교단이 새 시대의 요청에 부응하고 새 시대 인심(時代人心)을 향도해 가기 위해서는 우리의 일손을 더욱 멈추지 아니하고 계속 준비해야 할 몇가지가 있습니다. 그 하나는 창립 제2대에 더욱 많은 교역자를 양성할 일이요. 그 둘은 이 나라 방방곡곡에 더욱 많은 교당을 세울 일이요. 그 셋은 국외로도 더욱 활발한 교화를 전개할 것이요. 그 넷은 사대봉공회(四代奉公會)를 크게 확립하여 마을마을과 나라나라에 영(靈)과 육(肉)의 빈곤과 무지 질병을 물리치는 작업을 개척해야 할 것이요. 그 다섯은 현 대학(大學)을 질적 양적으로 더욱 키워서 국내외의 지성(知性)들이 스스로 찾아올 수 있도록 하는 동시에 삼대 선원(三大禪院)의 체제(體制)를 확립하고 훈련을 발족하여 세계 정화의 근원을 확충해 가야 하겠습니다. 그러므로 지금까지의 교단 반세기의 역사와 이번 개교반백년기념사업의 행사에 대과 없었음은 다행한 일이나 이에 자족 하거나 방심해서는 안될 것이요. 오히려 세계를 향한 우리의 힘찬 발걸음은 이 반백년을 계기로 더욱 활발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 모든 교역자(敎役者)들은 대종사님을 받드는 법의 형제 자매들이니 서로 알뜰히 이해하고 아끼며 굳게 뭉쳐 나간다면 우리 교세의 발전과 밀려오는 기운을 감당하기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이제 반백년기념사업의 마감 행사를 앞둔 오늘의 회의이니 모든 안건을 보다 진지한 심의를 거쳐서 현명하고 원만한 결의로써 교단 만년대계에 보탬이 되도록 하여야 하겠습니다.
-원기 56년 4월 2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