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라벨과 약 봉투를 꼼꼼히 읽을 것 : 간단하지만 가장 중요한 1원칙이다.
개인적으로 약사가 갖춰야 할 제1의 덕목이라고도 생각한다.
의약품의 라벨이나 봉투에는 생각보다 많은 내용이 담겨있다.
약의 이름부터 용량, 제형, 복용량, 복용 횟수,
방법 및 보관법 등만 꼼꼼히 읽어도 실수할 일이 줄어든다.
혹시 지침이 확실하지 않다면 약사에게 설명을 듣고 그 내용을 숙지하는 것이 좋다.
▲감기약, 부모 마음대로 골라서 먹이지 말 것 :
보통 아이 키우는 집엔 언제 받았는지 모를 약들이 꽤 있다.
예전에 병원에서 처방받았다가 먹고 남은 약도 있고,
약국에서 상비약으로 사놓은 것들도 있다.
아이를 어느 정도 키우다 보면 아이가 앓는 감기에도 패턴이 있음을 알게 되고,
우리 아이에게 유난히 심한 증상이 무엇인지도 알게 되다 보니
집에 있는 약을 부모 마음대로 조합해 먹이는 예도 종종 생긴다.
그러나 아이에게, 특히 아이가 두 살 미만이라면 절대 임의대로 먹이지 말고 병원부터 가야 한다.
치료 적응증이 다르더라도 동일 활성 성분이 포함된 일반의약품이 있다.
아세트아미노펜(타이레놀)이 대표적이다.
콧물 감기약, 기침 감기약, 목 감기약, 종합 감기약은 다 다르게 들리지만
이 질환을 다스리는 많은 약에 통증 완화와
해열을 목적으로 일정량의 아세트아미노펜이 포함돼있다.
따라서 증상에 따라 마음대로 약을 골라서 먹다 보면
약물 권장량을 초과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새로 의사에게 처방받거나, 약사와 상담하거나,
중복 성분을 확인하고 겹치지 않는 한두 가지 약만 먹는 것이 좋다.
▲약과 독을 가르는 것, 바로 ‘용량’ : 아이들이 많이 복용하는 시럽은
부모들이 처방용량보다 조금 더 많이 먹이기에 십상이다.
그러나 숟가락이나 티스푼이 아닌 ml가 표기된 주사기나 컵, 시럽 병을 사용해 정확한 용량을 먹여야 한다.
눈금은 눈높이에서 수평으로 맞춰야 정확하다.
▲아이들은 나이가 아닌 ‘몸무게’가 기준이다 : 아이들은 약의 체내 대사 능력이 몸무게에 따라 달라진다.
따라서 우리 아이가 또래보다 저체중이거나 과체중이라면 특히 주의해야 하며,
체중을 기준으로 해야 적정용량을 복용하고 알맞은 약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병원이나 약국에서 항상 아이의 체중을 물어보는 이유는 바로 이와 같은 이유 때문이다.
◇ 항생제와 스테로이드, 애매하게 먹으면 도리어 내성 생긴다
▲항생제와 스테로이드, 먹이려면 제대로 먹이자 :
아이에게 항생제를 먹여야 할 때 유난히 아이에게 미안해하거나,
약 자체에 거부감이 심한 분들을 종종 본다.
항생제 오남용을 걱정하다 보면 부모로서 충분히 보일 수 있는 모습이다.
나도 아팠던 아이가 항생제 없이 건강해진 모습을 보면 괜히 기특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항생제를 일단 먹는다면, 의사가 계획한 전체 치료 과정을
반드시 따르고 복용일수 및 용법을 정확히 지켜야 한다.
쉽게 말해 박테리아를 한 번에 전멸시켜야 한다.
박테리아가 어설프게 역경을 딛고 살아나 약물에 내성을 갖게 된다면
결국 질병이 재발해 더 강한 강도의 항생제를 쓰거나
부작용이 더 심한 항생제로 처음부터 다시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스테로이드도 마찬가지다.
필요하다면 쓸 때 확실히 써서 단시간에 치료하고,
내성이 생기기 전에 중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임의로 약을 중단하거나 조절해서 먹지 않아야 한다.
▲아이가 약을 토했다면, 다시 먹여도 좋다 :
약을 먹은 아이가 5~10분 후에 구토했다면 다시 먹여도 좋다.
약물이 몸에 거의 흡수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시 먹였는데 또 토했다면 억지로 먹이지 말 것.
약 투여 후 30분이 지났다면 다시 먹이지 말고 다음 복용 시간에 때맞춰 먹이는 것이 좋다.
*칼럼니스트 장은진은 이화여자대학교 약학과를 졸업하고
서울성모병원, 삼성서울병원을 거쳐 다년간 약국에서 근무했다.
현재는 아이를 키우는 엄마 약사로서 (주)구스타 R&D총괄 업무를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