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력 7월 15일에 선망부모와 인연 있는 영가를 위해 천도재를 지내는 백중은 백종(百種) 또는 우란분재(盂蘭盆齋)라고 부르기도 한다. 우란분재는 범어를 음차한 한자 표기이다.
우란분재의 유래는 부처님의 10대 제자 가운데 한 분인 목건련 존자가 지옥에 떨어진 어머니를 위해 대중공양을 베풀고 법회를 열어 어머니를 천도했다는 『우란분경』의 가르침에서 찾을 수 있다.
대부분의 사찰에서는 지난 7월 6일 백중기도 입재에 들어갔다. 이날부터 음력 7월 15일인 다음달 23일까지 49일간 7일마다 한번씩 모두 일곱 번의 재를 올려 영가를 천도하게 된다. 불가의 대표적인 기도인 만큼 백중기도에 동참하는 불자들도 많고 그만큼이나 궁금한 점도 많다. 초보 불자들이 자주 질문하는 백중기도에 관한 5가지 궁금증을 속 시원히 풀어봤다.
궁금증 하나, 부모님 살아 계신데…
백중기도는 돌아가신 부모님을 천도했다는 우란분재에서 유래하고 있기 때문에 부모님이 생존해 계신다면 본래의 취지와는 맞지 않는다. 우학 영남불교대학 학장 스님은 “부모님이 살아 계실 경우에는 예수재를, 돌아가신 경우에 우란분재를 올리는 것이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우란분재가 7대에 걸친 선망부모와 전생, 내생의 부모 모두에게 공덕이 미치는 만큼 부모님의 생존 여부와는 무관하다는 해석도 있다. 성원 강화도 선원사 주지 스님은 “천도하고 싶은 영가가 있거나 전생의 부모 등에게 보은하고 싶은 경우에는 기도에 동참해도 무방하다”며 “불교의 어버이날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둘, 49재 지냈는데도 필요한가요
모든 생명은 윤회한다는 가르침에서 볼 때 한 번 천도한 영가가 그 다음 생에서도 더욱 좋은 몸으로 태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백중기도를 올리게 된다. 또한 백중 기도는 현생 뿐 아니라 과거생에 인연을 맺었던 모든 영가나 조상을 함께 천도한다는 점에서 49재와는 다른 의미를 지닌다.
셋, 지난해 했는데 올해 또 하나요
「지장보살본원경」에는 ‘돌아가신 분을 위해 성스러운 공덕을 짓는다면 그 공덕의 7분의 1은 망자가 가져가고, 나머지 6은 공덕을 짓는 생자에게 돌아간다’고 설하고 있다. 특히 부모에 대한 효심을 되돌아보고 자신의 뿌리가 되는 조상을 기리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그 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넷, 집에서도 기도할 수 있나요
이 기간동안 불자의 기도자세도 중요하다. 우학 스님은 “백중기도 기간 동안 하루에 한 번 이상 「금강경」을 독송하는 등 함께 기도에 동참하는 자세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섯, 입재일을 놓쳤는데…
백중기도는 영가에게 부처님의 가르침을 들려주는 법공양의 의미가 크므로 동참 시기 자체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조금 늦게 동참했더라도 회향까지 정성을 다하는 자세가 더욱 중요하다.
요즘 백중기도 이렇게 해요 - 호마-방생-영산재 등 다양한 의식 마련
백중기도 기간 동안 사찰에서는 7일마다 한 번씩 올리는 일곱 번의 재 외에도 기도 중간과 회향 날 다양한 행사를 준비한다. 서울 봉은사에서는 개인의 발원을 적은 나무판을 불단에 올려 기도한 후 회향일에 호마단을 세워 불에 태우는 호마 의식을 행한다. 이러한 호마 의식은 부처님의 지혜를 상징하는 불길에 업장과 액이 소멸되고 밝은 미래가 열리기를 기원하는 바람이 담겨 있다. 기도 기간 중 사찰에 따라 방생을 하기도 한다. 백중 기도를 회향하는 날 영산재를 봉행하는 사찰도 많다. 영산재는 불교의 가장 큰 천도의식인 만큼 영산재를 봉행해 49일간의 기도를 원만히 회향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사찰에서의 기도 못지 않게 개인의 일상 기도도 중요하다. 최근에서 49일간의 기도 과정을 기록하고 점검할 수 있는 백중기도 일지를 나눠주는 사찰도 많아지고 있지만, 이 것이 없다면 스스로 자신의 기도를 점검하는 것이 좋다. 일지에는 그 날 그 날의 기도 시간과 독경, 정근, 사경, 108배 여부 등을 기록한다. 이때 독경하는 경전과 횟수, 정근 횟수 등은 스스로 정한 기준에 따라 그 실천 여부를 점검하면 된다. 이 기록은 회향날 태우기도 하지만, 보관해 두면 다음 백중기도 때 비교해 보며 스스로를 점검하는 자료로도 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