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막 하늘의 초승달과 샛별
달빛은 아무리 가늘어도 궁핍하지 아니하고
별빛은 이 땅에 낮게 임해도 애처롭지 않다.
구월 하늘 공활해도 초승달 검미劍眉에
여린 맘 베일 수 있으니,
그님이 남기고 간 연한 향기 한 자락에
가을 밤 광인이 될 수도 있으니,
짙푸른 달빛에 절고 하얀 별빛에 쏘인 가슴앓이
그님 깊은 한숨이 내 코로 새어 나온다.
저 삼막산 등걸로 뉘엿뉘엿 빠져드는 초승달이여,
정녕 이 아픈 가슴팍만 베어놓고 가시려는가
까마득한 날 보았던 압록鴨綠 푸른 여울이 이 하늘이고나
삼막 골짜기에 쏟아지는 무상한 금빛 바늘,
님이여, 애처로운 상사想思 저고리 금실 꿰어
한 땀 한 땀 깁기도 힘겹소이다.
(2005 . 9 . 10)
* 삼막 ~ 서울시와 안양시의 경계에 있는 지명.
[구암] 달빛에 절고, 별빛에 쏘인 가슴 앓이... 백약이 무효일듯 하오나, 저 달이 차 오르고 별빛이 서산에 걸칠때, 술잔에 달을 띄우고 귀뚤이의 운율로 안주 삼아 일배, 일배, 기우려 보시면 어떠하실른지요... <2005.09.10>
[한비] 어허라!! 구암선생님과 달빛 아래서 일배, 일잔을 기울이면 선경이 어드메뇨, 청산이 예서 흘러라...입니다. 선생님 박주에 달 빛 소찬이지만, 금준가효 부럽지 않습니다. ㅎㅎㅎㅎ <2005.09.10>
[조설안] 시인님, 저는 마지막 연에 더 많이 머물러보았습니다. 서산에 옷 걸쳐두고 귀뚜리 벗을 삼아 술잔에 달 띄워 드실 적에 옆에 젓가락 하나 더 놓아두시면 어떠하실지요 ... <2005.09.10>
[한비] 아!! 어여 오십시요. 조시인님. 마침내 산정에 두분 시선께서 왕림하시니, 초생달도 신명이 흐르고, 효성샛별 또한 취기에 홍조를 띄우는군요.^^ 어허라, 도원경이 이곳이요 시선결의가 삼막하늘 아래로다. ㅎㅎㅎ 두분 시인님 이 아름다운 밤 대취하시옵소서. <2005.09.10>
[과객] 세분 시인님들께선 심오하신 시심으로 연줄되어 계신듯 합니다, 참으로 보기 좋습니다...대화 또한 진솔하시구요...오래도록 교유 하십시오... <2005.0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