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회동동 아홉산~수변산책로
느긋하게 편안하게… 호수 한 바퀴 수변산책로 개방 계기로 산행·트레킹 접목 순환코스
총길이 18.8㎞… 아홉산 조망미에 산책로 호젓함 조화...아홉산 정상 못 미쳐 수원지 내려다보면 한반도 모양도 있으며 오륜대 절경·거북이바위 등 볼거리도 많습니다.
부산의 주요 상수원보호구역 중 하나인 회동(回東)수원지. 부산 금정구 회동동 선두구동 오륜동과 기장군 철마면 장전리에 걸쳐 있는 이 호수는 부산 시민들에게 상수원으로서의 역할뿐 아니라 여유와 휴식 공간으로도 큰 역할을 하는 곳이다. 게다가 지난달 5일 부산시와 금정구청이 상수원 보호를 목적으로 45년 동안이나 출입이 제한돼 있던 수원지 주변 일부 구간을 깔끔하게 정비, 총길이 9.5㎞의 '회동수원지 수변산책로'를 전면 개방하면서 시민들과 더욱 가까워졌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이름에서부터 '돌아올 회(回)'자를 쓰고 있는 회동수원지는 어쩐지 한 바퀴 '휙' 돌아봐야만 할 것 같은 느낌이 드는 호수다. 그러나 저간의 사정으로 그 같은 희망은 말 그대로 '희망사항'에 그쳤던 것이 주지의 사실. 그래서 수변산책로 개방을 계기로 이번 주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이 산행과 산책을 접목, 회동수원지를 한 바퀴 돌아보고자 하는 희망을 현실화시킨 코스를 엮었다. 개방된 지 정확히 한 달 만이다.
그동안 3시간 안팎의 가족 산행지로 인기가 높았던 회동동 아홉산 산행코스와 걷는 데만 2시간 남짓 소요되는 수변산책로 코스를 엮어 회동수원지를 완벽하게 돌아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회동동 아홉산 산행만으로는 왠지 채워지지 않는 허기를 느끼고, 수변산책로를 걷는 것만으로는 아쉬움이 못내 가시지 않는 시민들에게 안성맞춤인 코스가 될 듯하다. 이 코스에서는 해발 300m 안팎에 불과하면서도 부산 시내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빼어난 조망미를 갖춘 것으로 유명한 아홉산에서 호수를 내려다본 뒤 직접 호숫가에 접근해서 편안하게 걸어보는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엄밀하게 말하면 '산행 반, 트레킹 반'이라 할 코스지만 볼거리도 많고 조용히 명상하면서 걸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쉽게 생각했다간 큰코다칠 수도 있다. 평지가 많아서 힘은 덜 든다고 하더라도 코스 총길이가 18㎞ 이상 되기 때문에 자칫하면 근육 경련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하고 충분한 몸풀기 후 출발하자.
전체 코스는 금정구 회동동 99, 179번 시내버스 종점~동대교(철마 방향 구도로)~상수원보호구역 안내판 인근 산행로 입구~주능선~아홉산 정상~365봉 앞 갈림길~장년산 200m전 갈림길~회동수원지 진입로~선동교~상현마을(수변산책로 입구)~제1전망대~신현마을~제3전망대(거북이바위)~오륜대마을(취수장 입구)~취수장~오륜대전망대~오륜대본동~윤산갈림길~회동댐~99번 버스 종점으로 연결된다. 완벽한 원점회귀 코스로 총길이 18.8㎞에 순수하게 걷는 시간만 5시간30분 걸린다. 휴식과 식사 등을 포함하면 7시간은 족히 잡아야 할 듯.
종점에서 동쪽의 동대교를 지나 철마 방향으로 가는 구도로를 1.4㎞가량 걸으며 서서히 몸을 푼다. 동대교 지나자마자 있는 동대마을은 회동동의 명칭 유래가 된 유서 깊은 동네. '회동동(回東洞)'은 회천마을의 '회'자와 동대마을의 '동'자를 합쳐서 붙은 이름이기 때문이다. 도시고속도로 번영로에서 정관신도시로 연결되는 새 도로 아래를 통과해 가다보면 상수원보호구역 안내판 80m 못 미친 곳에 산행 시작 들머리가 보인다. 차량 진입 차단봉 오른쪽에 능선으로 곧장 치고 오르는 등산로가 있다. 20분가량 가파른 길을 오르면 능선 안부 갈림길. 갑자기 하늘이 확 열리며 발 아래로 회동수원지 전경이 시원스레 드러난다. 시야를 조금 멀리 두면 '부산의 척추'인 금정산 주 능선도 확연히 드러난다.
3분 뒤 별장집과 호연정 식당이 있는 오륜대마을길로 들어서서 관음사 앞을 지나면 취수장 입구 초소 인근 변곡점이다. 왼쪽으로 돌아 오륜대 방향으로 난 길을 걷는데 취수장 건물 못미친 곳에 반가운 현수막이 눈에 띈다. "2009 길 콘테스트 대상길, 안오신듯 다녀가소서"라고 쓴 (사)걷고 싶은 부산 명의의 현수막이다. 취수장을 지나면 눈앞에 천혜의 절경을 빚어내는 오륜대 절벽이 있다. 물가 전망대에서 잠시 풍광을 즐긴 후 오른쪽 계단을 오른다. 이정표에는 '하늘 오르는 길'이라는 낭만적인 이름이 표시돼 있다. 5분쯤 오르면 이정표가 있는 사거리. 부엉산이라고도 불리는 오륜대전망대를 오르기 위해 왼쪽 오르막길을 택한다. 10분가량 가파른 길을 오르면 마침내 오륜대전망대. 탁 트인 호수에 아홉산의 그림자가 녹아 있는 풍광이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케 한다. 다시 이정표 사거리로 내려와 오륜대본동마을 방향으로 좌회전, 산책로를 따른다. 5분쯤 가면 본동마을 입구 버스정류소. 이곳에서는 구서동 지하철역 쪽으로 가는 마을버스를 탈 수 있다.
바닥에 그려진 녹색 화살표를 보면서 호숫가 마을 쪽으로 150m가량 가면 오른쪽에 또 다른 버스정류소를 만나는데 이곳에서 우측 길을 따른다. 5분 뒤 윤산갈림길에서 회동댐 방향인 왼쪽 길을 택해 걷는 길은 그야말로 명상과 휴식의 길이다. 원두막 모양의 쉼터가 잇따라 이어지고 도시고속도로 번영로 앞으로 돌아 회동댐까지 낙차가 거의 없는 편평한 길이다. 30분이면 충분하다. 회동댐 앞에서 수변산책로가 끝나고 99번 버스종점까지는 10분가량 걸린다.
◆ 교통편
- 42, 99, 179번 시내버스 회동동 종점서 하차
부산 시가지에서 42, 99, 179번 시내버스를 타고 회동동 종점에서 내린다. 광안리 수영 방면에서는 42번, 범일동이나 서면 부산시청 에서는 99번, 당감동 교대앞 등에서는 179번을 이용한다.
◆ 떠나기 전에
- 수원지 산책로 개방됐지만 '상수원 보호' 시민정신 당부
회동수원지는 비록 수변산책로가 개방되긴 했지만 여전히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그런데 답사 취재 도중 일부 시민들이 물가로 접근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었다. 그 광경을 본 다수 시민들은 눈살을 찌푸리기도 했다. 시민들에게 정신적 육체적 건강과 휴식을 제공하기 위해 개방된 길이니만큼 마음껏 즐기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적어도 '문화시민으로서 지킬 것은 지킨다'는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부산을 좀 더 격조 있고 건강한 도시로 만드는 작은 실천이 아닐까 싶다. 또 하나, 부엉산으로도 일컬어지는 오륜대전망대 정상 주변이 최근 발생한 산불로 인해 검게 그을렸다. 모두가 불조심하여야 하겠다.
(이자료는 국제신문자료중에서.. 항상 좋은 산행자료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