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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바깥정원의 안동호반 나들이 길이 개통되었다.
월영교에서 시작하여 시원한 숲길과 호반을 둘러보면서 나들이 길이 생겼는데 보조댐을 지나 법흥교에 와서 끝나게 된다.
오래전 부터 호반 건너편 산길을 따라 산책길이 생기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세상이 이만큼 좋아졌다는 것이라 할수 있다.
그렇지 않아도 올해 같이 유독히 더운 여름날은 육사로를 따라 강변에 있는 분수공원에서부터 백조공원을 거쳐 두물머리를 지나 한바퀴를 돌아오는 강바람이 시원한 명품 나들이길이 인기가 있었다.
나도 여름 더운날 물안개 자부룩한 이 길을 아내와 함께 자주 나들이 산책을 하였었다. 그때 안동호반 건너편 강 따라 숲길 산책을 하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는데 드디어 이 길이 생긴 것이다.
우스개 삼아 얘기해 보는 것이지만 3, 40 년전에 이곳 진모래 득심골에 자리를 잡을때 주변 경관이 모두 우리집 정원이라는 그림으로 마음만은 거창하게 전통장원을 그려본적이 있었는데 그 그림이 모두다, 그림그린것보다 더 잘 가꾸어진 장원이 꾸며진것이다.
항상 다섯여섯으로 떠오르는 달빛 아름다운 안동호반의 맑고 깨끗한 호수가에 달빛고운 월영교 나무다리가 놓이고, 그 강섶엔 단풍이 고운 월영공원이 잘 가꾸어져 있고,
안동야외민속촌의 고즈넉한 초가와 기와집이 산길에 앉아있고, 사람의 평생의례를 담아둔 안동민속박물관이 있다.
그 산너머엔 안동문화관광단지라는 테마 파크가 펼쳐지고 길잎새엔 한자마을과 고가옥 박물관이 자리잡고 있다.
이쯤되면 어느집 장원이 이렇게 거창하게 이것저것 담아둔 안뜰, 바깥뜰 정원이 있을건가 ?
그런데 오늘 드디어 바깥정원 호반 나들이길까지 준공되었으니 이젠 우리집 바깥정원을 한바퀴 도는데도 두시간을 넉넉하게 잡아야 할듯하다.
안동이라는 이름을 얻게 되는 전설을 품고 있는 내가 사는 진모래의 전설을 시작으로 임청각 아흔아홉칸 집과 도깨비 전설을 가진 7 층 전탑 그리고 마뜰 용상이 시작하고 두물머리가 펼쳐지는 호수 물길이 넘실거리는 안동 호반 나들이길을 한번 걸어보도록 하자.
내가 스켓치하는 호숫갓길을...
우선 눈에 들어오는 호수의 시원한 경관은 우리나라 어느곳에서도 볼수없는 강가에서 강을 바라보며 걷는 나들이 길이 된다.
언젠가 중국 구채구 의 맑은 오채지 옆에 자연을 거스르지 않으려고 잘 만들어둔 목책과 나무다리로 연결된 숲길이 부러웠는데 바로 이곳이 바로 강과 숲이 좌우로 벌려세워진 명품 나들이 길이다. 거기에 산길을 보호하기위해 나무데크로 연결된 나들이 길이 아주 나직나직 오르내리며 연결되어 있다.
( 마침 안동대학교 이 희재 총장과 문태현교수가 어깨를 부딛치며 웃고 지나간다. )
장장 2 Km 의 나들이 길엔 곳곳에 전망대와 팔각정을 두어 쉬며 놀며 강과 산을 소요유 하게 해 두었다.
제일 먼저 바라다 보이는 곳이 내가 살고 있는 진모래 득심골이 건너다 보인다. 우린 유년시절 이곳 진모래 다리가 세상에서 제일 높다며 봄가을 소풍을 단골로 다녀갔었다.
바로 이곳의 고창전투로 고려 왕건이 건국을 성공하고 안동 이라는 고을 이름과 안동 김, 안동 권, 안동 장씨의 삼태사에게 사성을 내리고 지금은 명문거족이 되게 하였다.
무엇보다 바로 그 지점에 내가 살아간다는 것이 중요하다.
요즈음 전설이나 숨은 민담이나 이야기를 스토리텔링 하는게 대세인데 이 나들이 길에도 진모래, 임청각, 탑동종택, 칠층전탑, 원이엄마 를 음미하는 쉼터와 전망대를 만들어 두어 옛 왕건태조의 목소리와 석주 이상룡선생의 피를 토하는 애국혼 도깨비와 밤새 경쟁하였던 임청각 99칸 목수의 재미난 얘기들을 함께 걷는 아이들에게 들려줄수 있을 것이다.
안동댐 보조댐이 손에 잡힐듯 바라다 보이고 물로 세상을 행복하게 만든다는 수자원공사의 소수력 발전소도 바라볼수 있다. 더운 여름날 이곳에 수문을 열면 냉방 찬바람같은 강바람이 옷깃을 시원하게 흐르고 그 아래 피워오르는 물안개는 환상적이다.
마지막으로 건너다 보이는 임청각 군자정 너머 석주장 이 상룡 선생의 나라사랑을 옷깃여미며 추념할수 있게 된다.
둘러 보면서 제일 마음에 드는건 수목을 온전히 그대로 둔 것과 산과 강을 접근하기 아주 쉽게 배려한 것으로 나무 또한 길 한복판에 있어도 베지않고 그대로 살려서 조성한 자연사랑이 보기 좋았다.
원이 엄마의 애절한 사랑편지가 읽히듯 곳곳에 연리지로 보이는 둥치에서 갈라진 두가지, 혹은 서너가지의 연리지가 보여서 사랑얘기를 들려주는듯 하다.
요즈음 안동을 방문하는 젊은이들은 제일 먼저 찾는곳이 이곳 월영교라고 한다. 하회보다도 더 보고싶어한다니까 신기한 생각이 든다. 낙동강 자전거 종주의 꼭지점도 이곳 월영교앞에 있다.
비오는 개통식날 역시 분위기를 잡아주는 안개 자부룩한 강섶엔 옛적 초등학교 친구 평생 이발가위를 놓지않고 지내는 동문이발관 송 창수 친구가 밝은 웃음으로 반갑게 맞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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