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평적 조직문화가 곧 민주주의가 아니라는 말에 정말 공감하게 된다.
예전 우수기관이라고 소문이 났던 기관을 우연한 기회에 수퍼비전을 준 적이 있었다.
그 기관도 대외적으로는 수평적 조직문화를 지향한다고 하였고 민주적인 소통 구조를 지향한다고 하였다.
그러나 막상 직원들을 수퍼비전을 주면서 알게 된 본질적 사실은 수평적이라고는 했지만 형식만 수평적 구조이지 실제적인 것은 기관장 중심의 의사결정 구조를 갖고 있었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런 과정속에서 조직원들은 자기의 생각을 가감 없이 이야기하도록 했지만 결국 기관장의 최종 결정에 의해 모든 의견들이 묵살되고 있었다는 사실이었다.
형식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본질적 기능을 하고 있는가가 더 중요한 부분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또 다른 조직을 수퍼비전 주었을 때 좀 다른 상황도 있었다.
여기도 수평적 조직문화와 민주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지향하였다.
그리고 이 조직은 정말 조직원들의 생각을 마음컷 어필하고 자기의 생각을 적극적으로 주장하는 조직이었다. 그래서 무엇을 결정함에 있어 아주 상당 시간을 토론하고 논의하는 과정이 있었고 그런 가운데 힘겹게 의견을 조율하는 모습이 있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런 조직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은 무엇인가 결정을 하였지만 불안하는 점이었다. 그리고 너무나 의견 조율하고 결정하는데 시간이 많이 소요되어 정말 중요한 것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데 중요한 시간을 다 놓치는 경향이 있어서 힘들어 한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집단적 민주적 절차에 의한 의사결정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그 직원이 다 감당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두 조직 모두 조직원들이 힘들어 했다.
그리고 한 조직은 기관장의 꼰대(독선)이 너무 강했고 또 한 조직은 기관장의 역할이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두 조직의 공통점은 조직원들이 그 기관의 의사결정을 수평적, 민주적이라고 생각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었다. 물론 형식은 수평적이고 민주적이라고 했지만...
그래서 수평적 조직문화가 민주주가 아니라는 말에 절감하게 된다.
수평적 조직문화는 각자의 의견을 적절한 근거와 자료를 가지고 설명하고 설득하고 설득당하기도 하는 각자의 의견을 소중하게 여기는 문화를 의미한다. 민주주의란 다수결의 원칙이 존중되는 것이지만 그 가운데 타당한고 합리적인 주장을 통해 설득할 수 있는 조직문화가 수평적 조직문화이고 집단적 지성을 통해 결정된 것을 함께 공동 책임을 지는 것이 민주주의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가운데 기관의 장은 위기와 혼란의 시기에 명확한 의사결정을 내리고 조직이 올바른 방향으로 갈수 있도록 설득해 추진하며 그 결과에 책임을 질수 있는 사람이 수평적 조직문화와 민주주의를 함께 혼용하여 이끌수 있는 사람이라 생각한다.
근데 쉽지 않다.
다양한 사람들이 한 조직에서 같은 생각으로 함께 간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리더가 최선의 방법과 원칙을 정해 함께 지겨나가고자 할 때 조직원들도 함께 갈수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