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먹어보고 추천하는 베트남음식 BEST 20
올해 14일간의 베트남 중남부 여행을 다녀 왔습니다. 코스는 호찌민 → 후에 → 호이안 → 다낭 → 나트랑 → 무이네 → 호찌민 이렇게 돌아 봤어요. 내년 초에는 베트남 중북부를 다녀올 계획인데, 먼저 중남부에서 먹었던 음식들 중에서 여행자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음식 20가지를 소개해드릴게요. 스무가지 음식 보다 먹은 음식은 몇 배로 더 많지만, 호텔조식이나 햄버거 등 베트남 전통음식이 아닌 것들은 제외하고, 또한 맛은 있었지만 한국에서도 같은 맛의 음식을 경험할 수 있는 것들은 제외했습니다. 대부분은 베트남에서만 먹어볼 수 있고, 한국에 같은 메뉴가 있더라도 베트남만의 풍미가 있는 음식들로만 추천을 했습니다. 혹시 식당이 어디에 있는지 알고 싶다면 제 블로그에서 검색해 보시거나, 댓글로 글을 남겨주시면 알려드릴게요. 어떤 맛난 음식들이 있나 내려가 볼까요~
까오러우(비빔쌀국수)
까오러우는 튀긴 쌀국수를 올린 면요리에요. 이 음식은 지역마다, 식당마다 조금씩 모습과 재료가 달라서 어딜 가더라도 색다른 맛을 맛볼 수 있을 거에요. 보통은 볶은 돼지고기와 튀긴 쌀국수를 고명으로 올렸는데 짭쪼름하고 매콤한 맛이 일품인 음식입니다. 베트남음식이 대부분 짠 편인데, 땀을 한바가지 흘렸다면 까오러우 한그릇이면 소금끼 충전 완료 될 겁니다.
껌가(닭고기덮밥)
껌가(Com Ga)는 베트남에서 길거리에서 가장 많이 보는 글자가 아닐까 싶어요. 거의 모든 식당과 노점에서 파는 음식입니다. 껌가는 밥에 닭고기를 곁들여주는 음식인데, 이 음식 또한 찾아간 모든 식당에서 다른 모습을 하고 있더라고요. 그만큼 지역마다 주인장의 솜씨에 따라 천차만별인 음식이 되겠습니다. 찰진 밥 위에 숯불에 구운 부드러운 닭고기를 올리고, 채소와 샐러드도 올리고, 소스는 서양식 마요네즈가 올라간 것도 있고 베트남 전통 액젓인 느억맘과 함께 주는 곳도 있어요. 베트남 어느 골목에서도 맛볼 수 있고 한끼 식사로, 맛으로도 훌륭한 음식입니다.
껌헨(제첩비빔밥)
껌헨은 밥 위에 데친 제첩 조갯살과 견과류 등 여러 고명을 올려 나오는데, 함께 나오는 국물을 부어 비벼 먹는 후에HUE)지방 음식입니다. 한국의 비빔밥과 형태는 유사한 음식이에요.국물은 멸치맛이 나는 된장국에 소스인데, 새콤짭잘해서 한국인의 입맛에도 잘 맞아요. 저처럼 해외여행에선 현지음식만 먹겠다고 결의를 다지고 간 사람들에게 그나마 한국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음식입니다.
깐가느엉(닭날개구이)
베트남에선 닭날개가 한국과는 개념이 다릅니다. 그냥 '닭날개'라는 메뉴판만 보고 주문했다가 닭 날개 뿐만 아니라 닭봉, 그리고 윗날개쭉지까지 딸려 나와 엄청나게 큰 닭날개를 만나게 될거에요. 숯불에 구워 나오는데, 매콤짭짤한 양념에 기름기 쪽 빠져 나와서 담백하고 숯불향이 일품입니다. 베트남은 대부분 식당이나 노점에서 가스를 쓰지 않고 나무를 태운 숯불을 사용하는데요. 한국에선 어느 고급 식당에서나 맛볼 수 있는 그런 맛이 납니다. 굿~
넴, 짜조(튀긴 스프링롤)
이 음식은 베트남 남부에선 '짜조'라고 부르고, 북부에선 '넴'이라고 부릅니다. 한국에선 튀긴 스프링롤이라고 부르죠. 양념한 고기, 야채를 반짱(라이스 페이퍼)으로 김밥 말듯이 한 입에 들어갈 크기로 말아 기름에 튀긴 음식입니다. 해산물, 고기 등 다양한 짜조가 있는데, 한국의 공장에서 만든 스프링롤과는 내용물에서나 맛에서나 차원이 다르게 맛있습니다. 더운 나라에서 입맛 떨어진 한국인들이 정말 좋아할 그런 맛입니다.
분팃느엉, 분보남보(고기구이국수)
이 음식은 호찌민같은 남부에서는 '분팃느엉'이라 부르고, 하노이같은 북부에선 '분보남보'라 부르는데 같은 음식입니다. 국물없는 비빔 쌀국수인데 베트남 전통 액젓인 '느억맘'을 뿌려 먹으면 맛이 아주 기가 막힙니다. 느억맘은 한국의 멸치 비슷한 생선으로 만드는 액젓인데, 이게 약간은 비리지만 감칠맛이 끝내주거든요. 국수에는 돼지고기 볶음, 땅콩, 채소, 고수 등 향신채가 올라가 있는데, 쓱쓱 비벼 먹으면 힘이 불끈 올라 옵니다!
신또(과일스무디)
베트남은 물가가 저렴한 편이라 먹을 수록 돈 버는 느낌이 드는 음식이 몇 가지 있죠. 캔맥주 500원, 캔커피 300원 등 매우 저렴한데, 과일스무디인 '신또' 또한 먹을 수록 돈 버는 느낌이 드는 음식입니다. 한국에선 비싸서 한번 사먹으려면 손 떨리던 망고, 아보카도, 파타야 등을 물 한방울 넣지 않고 과일만 넣어 아낌없이 갈아서 한컵 가득 내어주는데도 가격은 1,200원 정도 합니다. 조금만 걸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베트남에서 이런 보양식이 또 있을까요?
쩨(베트남 팥빙수)
한국에 팥빙수가 있다면 베트남엔 쩨(Che)가 있다! 쩨는 베트남에서 더위를 식혀주는 굉장히 기특한 길거리 음식인데요. 코코넛, 쌀떡, 땅콩, 콩, 등 여러가지 음식을 손님이 원하는 대로 넣어 컵에 담아 줍니다. 팥빙수처럼 시원하고 과일이나 젤리 같은 것도 많이 들어 있어 땀 흘리고 난 뒤 체력회복에 탁월한 성능을 보입니다. 대략 20가지 음식 중에서 먹고 싶은 걸 선택할 수 있더 먹을 때마다 다른 음식이 되는 것 같은 재미난 음식입니다. 밥먹고 난 후, 디저트로도 최곱니다. 가격도 300원~500원 정도 밖에 안하니 기특하죠?
반베오(작은 쌀 부침개)
음... 벤베오(Banh Beo)는 뭐랄까 쌀부침개 정도라고 할까요? 야시장이나 식당 같은 곳에 에피타이저로 많이 나오는 후에(HUE)지방 음식입니다. 작은 종지에 쌀떡 같은 게 붙어 있고, 그 위로 생선이나 새우튀김 같은 걸 올렸는데, 베트남 액젓 느억맘을 곁들이면 더워서 집 나갔던 입맛이 확~ 살아 납니다. 바닥에 찰싹 붙어 있어서 숟가락을 빙 돌려 긁어 먹으면 됩니다. 별 것도 아닌 음식인데, 시간이 좀 흐르면 문득 생각나는 음식입니다.
반꾸온팃느응(월남쌈)
이건 한국에서 많이 먹는 월남쌈 비슷한 음식이에요. 라이스 페이퍼에 여러가지 고기와 야채, 옥수수를 넣고 찐 음식인데요. 이것 또한 느억맘 소스에 찍어 먹으면 침이 줄줄 나올 정도로 맛있습니다. 쌀국수나 반세오 같은 메인 메뉴를 주문하고, 사이드 디쉬로 주문해서 많이 먹게 될 거에요. 하지만 어느 덧, 메인 음식은 뒷전이고 이것 부터 먹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
반코아이, 반쎄오(베트남 부침개)
부침개처럼 생긴 이 음식은 후에(HUE)지방에선 반쎄오라 부르고, 다른 지역에선 반코아이라 부릅니다. 프라이팬에 쌀가루 반죽으로 부친 곳도 있고, 계란을 함께 넣어 부친 곳도 있는데, 속에는 각종 야채와 고기, 새우 드을 넣은 음식이에요. 이건 단독으로 먹어도 맛있는 음식이지만, 넴루이 같은 막대 고기를 함께 주문해서 속에 넣어 먹으면 더 맛있습니다. 베트남을 대표하는 대중적인 음식인데, 바삭하고 얇은 쌀전병에 속재료를 얹어서 반으로 접어서 먹기 때문에 한국의 부침개보다는 프랑스의 크레페와 더 비슷하다고 할까요?
분보후에(후에지역의 소고기쌀국수)
베트남은 정말 많은 종류의 쌀국수가 있어요. 그 중에서 후에 지역에서는 '분보후에'란 독창적인 쌀국수가 있습니다. 소고기 고명에 생채소를 곁들여 먹는 약간 매운 쌀국수인데요. 레몬그라스를 넣은 고기육수에 칠리소스나 고추소스 같은 매운 소스를 곁들여 먹기 때문에 소고기의 감칠맛과 매운맛, 신맛, 단맛이 굉장히 조화롭습니다. 함께 나오는 여러 허브 채소와 매콤한 소스를 적절히 곁들이면 둘이 먹다 하나 죽어도 모를 맛이에요~
껌스언, 껌승(돼지갈비구이밥)
껌스언(껌승)은 베트남 서민에겐 굉장히 익숙한 음식이지만, 여행자들은 또 의외로 잘 모르는 음식이에요. 길거리 야시장에선 종종 파는데, 여행자들이 많이 가는 식당에선 잘 안팔거든요. 이건 구운 돼지갈비에 밥을 함께 주는 음식인데요. 숯불에서 구운 짭잘하고 부들부들한 돼지갈비에 새콤달콤하고 아삭한 샐러드를 함께 주는데, 쫀득한 찹쌀과 굉장히 잘 어울립니다. 기름기 쪽 빠진 고기에 장아찌 같은 야채와 함께 먹으면 목구멍으로 솔솔 잘 넘어 갑니다.
넴루이(야채를 곁들이 고기꼬치)
사진에 여러 음식이 함께 있어 헤깔리겠네요. 아무튼 '넴루이'란 음식은 한국의 고기쌈같은 음식인데,요. 라이스 페이퍼나 반쎄오에 야채와 고기를 같이 싸서 먹는 음식입니다. 작대기에 꽃힌 고기는 숯불에 구운 돼지고기를 주는 곳도 있고 소세지 같은 걸 주는 곳도 있는데, 어쨌든 라이스 페이퍼에 야채와 함께 싸서 고소짭쪼름한 소스에 찍어 먹으면 맛있습니다. 저렴한 가격이지만 양이 많기 때문에 한끼 식사로 굉장히 훌륭한 음식입니다. 맛도 좋~답니다.
똠싸오또이(마늘새우볶음 with 칠리소스)
이 새우볶음은 사진은 굉장히 허접한 음식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눈이 똥그래지는 맛있은 음식입니다. 볶거나 튀긴 새우에 마늘을 넣고 칠리소스에 볶아 나오는데, 한국에서 먹던 칠리새우와 조금은 비슷한 맛이에요. 하지만 소스에다 무슨 짓을 한 건지, 감칠맛이 뛰어나서 밥도둑이 따로 없어요. 새우 8마리 정도로 양은 그리 많진 않지만, 맛이 어마무시하게 좋아 용서가 됩니다.
미고이 하이산(해물라면)
베트남에도 라면이 있습니다. 이건 해물라면인데요. 쌀로 만든 국수가 아니고 밀가루로 만든 면입니다. 오징어, 새우, 양배추, 모닝글로리, 토마토 등이 들어있는데, 국물이 굉장히 시원하고 깔끔하더라고요. 쌀이 아니라 밀가루라 그런지 면의 양은 제법 많은데, 라면 좋아하는 사람들은 진심 쌍수 들고 반길만한 그런 맛이에요. 다양한 재료가 들어 있으니 양으로나 맛으로나 한끼 식사로도 충분합니다.
반미(베트남 바게트 샌드위치)
베트남은 우리나라와 비슷한 시기인 1949년에 와서야 프랑스로부터 독립한 국가입니다. 덕분에 아직 사회 곳곳엔 프랑스 문화가 많이 남아 있는데, '반미'라는 바게트 샌드위치에서도 알 수 있습니다. 쌀로 만든 바게트 빵에 양념을 한 돼지고기, 향긋한 향채들, 그리고 매콤한 스리라차소스, 피쉬소스 등이 들어 있는 음식인데, 서양의 빵에 동양의 맛이 들어 있는 묘한 음식이었어요. 재료를 아낌없이 넣어 만든 베트남만의 독특한 음식인데 맛으로 보나 영양으로보나 훌륭한 음식입니다. 가격도 1~2천원 정도로 굉장히 저렴해요!
분짜(베트남식 소바)
분짜(Bun Cha) 또한 쌀국수의 일종입니다. 다른 것들과 다른 점이라면 일본의 메밀소바처럼 쌀국수를 국물에 적셔 먹는 음식이라는 거에요. 국물은 액젓인 느억맘으로 맛을 낸 것도 있고 소나 돼지고기로 맛을 낸 것도 있습니다. 간혹 식당마다 차가운 국물을 주는 곳도 있고 따뜻한 걸 주는 곳도 있는데, 어떻게 나오든 맛있는 음식이었어요. 고기는 숯불에 구워 숯향이 그윽하게 올라오는데, 서민적인 음식이라 양도 많고 노점이니 간이식당에서 많이 볼 수 있습니다.
파인애플 소고기볶음
파인애플 속에 음식을 넣은 건 동남아 어느 나라를 가든 자주 볼 수 있는 음식이죠. 베트남에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 속에 볶음밥을 넣은 것도 있고 고기와 야채를 넣고 밥을 별도로 주는 것도 있어요. 이건 파인애플에 소고기, 토마토, 모닝글로리 등을 넣고 볶은 음식이인데요. 매콤 달콤 새콤 짭쪼름한 맛이 식욕이 폭발하는 음식이에요! 가격대비 양도 굉장히 많기 때문에 둘이서 하나만 먹어도 배가 빵빵해질 거에요!
포친, 포보(소고기 쌀국수)
포친(Pho Chin)은 소고기 양지를 올린 쌀국수에요. 국물 또한 맑은 국물인거 보니 살코기로 맛을 낸 쌀국수네요. 비슷한 쌀국수로는 소고기 살코기를 올린 포보(Pho bo)가 있죠. 아무튼 뜨거운 국물에 쌀국수와 파, 고기가 들어 있는데, 취향에 맞게 넣어 먹을 수 있도록 여러 향신채와 야채, 레몬, 라임, 고추 등을 함깨 줍니다. 파의 달고 시원한 맛에 보들보들한 소고기와 감칠맛 도는 국물이 정말 맛있습니다. 더운 날 이거 한 그릇이면 행복감이 슝슝 밀려올 거에요!
제가 추천드린 20가지 베트남음식 어떠셨나요? 물론 이거 말고도 베트남엔 수도 없는 맛있는 음식들이 많아요. 제가 먹어보지 못한 것도 많고, 먹었더라도 20가지만 추려 내려니 여간 여려운 일이 아니네요. 아무튼, 여러분의 베트남여행도 맛있는 여행으로 기억되시길 기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