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괄약근(括約筋)’이란 인체의 어느 특정 부분이 열리고 닫히는데 관여하는 근육이다. 바퀴같이 생긴 이 근육이 펴지면(이완) 열리고, 오므라들면(수축) 닫히는 것이다. 인체에는 동공의 수축에 관계하는 ‘동공 괄약근’ 등 여러 종류의 다양한 괄약근이 존재한다.
괄약근의 역할
1. 분문 괄약근
위(胃)에는 맨 위 부분과 맨 아래 부분에 각각 하나씩의 괄약근이 있다. 식도의 가장 아래부분, 즉 위로 연결되기 직전 부위에 있는 것은 ‘분문(噴門, 하부식도) 괄약근’이다.
이 괄약근은 입을 통해 들어온 음식이 위로 내려갈 때는 열렸다가, 음식이 내려간 후에는 식도로 거꾸로 올라오지 못하도록 식도와 위 사이의 문을 닫고 있는 역할을 한다. 만약 이 괄약근에 이상이 생기면 위의 음식물과 위산이 식도로 넘어오는 위식도역류질환에 걸리게 된다.
2. 유문 괄약근
위와 십이지장의 연결 부위 괄약근은 ‘유문(幽門) 괄약근’이다. 이것 역시 위 안에서 음식물이 소화될 때는 닫혀있다가, 소화가 끝나서 소장으로 음식물이 내려가야 할 경우에만 열린다.
3. 내괄약근, 외괄약근
항문에도 두 종류의 괄약근, 즉 ‘내괄약근’과 ‘외괄약근’이 있다. 대개의 괄약근은 무의식 중에 움직이는 불수의근인데, 외괄약근은 특이하게 사람의 의지로 움직이는 수의근이다.
즉 평소 무의식 중에도 변을 참을 수 있게 하는 것은 불수의근인 내괄약근, 변의를 느껴서 변을 보거나 혹은 참게 하는 것은 수의근인 외괄약근이다.
가스나 변이 대장의 끄트머리인 직장에 도착하게 되면 직장항문반사라고 하여 직장이나 골반근육의 감각신경이 지각하여 반사적으로 내괄약근은 이완하고 외괄약근은 수축하여 직장내용물의 일부가 항문에 접촉하게 된다. 이때 항문의 센서(신경)이 변과 가스를 구분한다.
만약 가스라고 생각되면 대개는 외괄약근을 이완시켜 방귀를 뀌지만, 변이라고 생각되면 외괄약근을 수축시켜 변의를 참으면서 화장실에 가게 된다. 화장실에 가면, 외괄약근을 이완시켜 항문을 열고, 내괄약근이 수축하여 변을 밖으로 밀어낸다.
외괄약근의 힘을 주어서 변을 참다보면 대변의 양이 적은 경우는 변의가 소실되기도 하나, 지속적으로 직장에 변이 내려오는 경우나 설사가 있는 경우는 외괄약근이 변을 참는 시간이 5분을 넘지 못한다. 즉 매우 다급해지는 상황이 연출된다.(?)
이런 상황에서도 무리하게 변의를 참게 되면, 변이 계속 모여 직장의 용적이 늘어나게 되어 변의를 잘 느끼지 못하게 된다.
이것은 변비, 특히 직장형 변비로 이어지고, 유아변비의 주된 원인이 된다. 뿐만 아니라 항문에 힘이 들어가게 되어 혈액 순환이 원활하지 못해 치핵이 잘 생긴다. 그러므로 즉시 화장실에 가는 습관을 들이도록 한다.
항문괄약근 운동이란 무엇인가
회음부 근육 단련법 혹은 괄약근 자율 운동법으로도 불리는 케겔운동은 1950년대에 아놀드 케겔 박사가 고안한 운동이다. ‘요도 괄약근’과 ‘항문 주변 괄약근’, 여성의 경우 ‘질 괄약근’까지 수축과 이완을 반복함으로써, 강화시키는 것이다.
남성의 경우 조루와 발기부전을 고치고 정력을 증강시킬 수 있으며, 여성의 경우 불감증이나 긴장성 요실금을 고칠 수 있다. 더불어 우울증, 조급함, 허약 체질, 갱년기 증세, 편두통, 체중 감량 등에도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대장항문과에서 변비를 치료하기 위해 권하는 '항문괄약근 운동'은 케겔운동과 거의 흡사하다.
① 마음을 가라앉히고 정신 통일을 한다. 소변의 흐름을 스스로 멈출 때 작동하는 근육, 즉 수축 훈련이 필요한 근육의 위치를 스스로 인지한다. 잘 모르면 반복 시행해 본다. 그래도 감지가 안되면 괄약근의 지나친 약화를 의미할 수 있으므로 바이오 피드백이라는 치료가 필요하다.
② 근육을 감지했으면 '짧은 케겔 운동'부터 시작한다. 오줌을 누다가 중간에 멈추는 요령으로 항문에 천천히 힘을 넣어서 꼭 조여본다. 곧 힘을 빼어 항문을 늦춘다. 1초에 한번 꼴로 15~20회 정도 수축해 본다. 수축시 숨을 내쉬고 이완시킬 때 숨을 들이쉬는 것이 좋다. 조이고 늦추는 동작을 쉽게 할 수 있을 때까지 3분쯤 반복한다.
③ 이제 '긴 케겔 운동'을 연습한다. 3초간 수축 상태를 유지한다. 처음에는 그리 쉽지 않으나 3초간을 참을 수 있게 되면 점차 긴 시간을 참을 수 있게 된다. 10초까지 수축 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 되면 10초 간 수축, 10초 간 휴식을 반복하면서 한 싸이클에 20회씩 두 싸이클을 시행한다. 이것이 익숙해지면 한 싸이클에 75회씩 하루에 2싸이클을 시행한다.
④ 한번에 짧은 케겔 운동과 긴 케겔 운동을 각각 2싸이클씩 시행한다. 그리고 하루에 2번 반복해서 하루에 약 600 회 정도의 수축운동을 하게 된다. 이렇게 두 달을 시행하고, 이후로는 적당한 유지 운동을 계속된다.
항문괄약근 운동을 할 때 괄약근을 사용하지 않고 복부, 허벅지, 둔부 등의 근육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 변비 치료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말할 바 없다. 만약 자신이 제대로 시행하고 있는 것인지 의문이 날 경우에는 병원에서 바이오피드백 요법으로 점검을 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바이오피드백은 내가 수축을 하는지 이완을 하는지, 수축이완을 하고 있다면 어느 정도의 힘을 주고 있는지 직접 자신의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기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