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 바다가 하나로 어울리는 곳 강화에서 바라본 서해는 일상에 지친 마음을 살포시 안아줍니다. 물도 좋고, 산도 좋고 관광지도 좋지만 1866년 병인박해 때의 순교지인 갑곶돈대 성지를 같이 찾는다면 마음과 몸을 함께 정갈히 하는 뜻깊은 휴가가 될 듯합니다.
강화를 지나 반도의 서쪽을 더듬어 내려오면 솜털같은 모래로 유명한 대천해수욕장과 마주합니다. 이곳에서 조금만 내륙으로 발을 옮기면 갈매못에 어린 드높은 순교신심을 만날 수 있습니다. 다블위 안 주교, 오메르트 신부, 황석두 루가 외에도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5백여명의 순교자들이 세속에서 흩어진 신심을 다시 추슬러 드립니다.
갈매못에서 북쪽으로 한시간 남짓 달리면 수많은 무명순교자들의 넋이 살아 숨쉬는 해미읍성 성지가 반가이 맞아주고 해미에서 고개를 살짝 돌리면 김대건 성인의 생가가 복원돼 있는 솔뫼성지가 다가섭니다.
척박한 땅에 목숨으로 믿음의 싹을 틔운 신앙선조들...성하의 태양보다 더 찬란히 빛나는 그 믿음의 불꽃을 만나보십시오. 시시도록 푸른 파도를 넘어 바다로 바다로..
가장 친한 벗과 함께 가고픈 섬 제주도에는 관덕정과 삼뫼소 은동의 동산, 대정 정난주 마리아 묘소 등이 순례객들을 기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