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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행 썬플라워호 / 松花 김윤자
사진:松花 바다에서 바람과 파도만 먹고 자란 네가 꽃처럼, 사람처럼 아름답구나 하얀 동체 너른 품속에 수백 명의 사람과 수십 대의 차를 싣고 포항과 울릉도를 오가는 바다의 어머니 높은 파고에도 넘어지지 않고 뜨거운 함성으로 태평양 바다를 가른다. 비행기에 탑승하듯 고정된 철계단을 걸어올라 승선할 때 너의 깊은 속심을 알았지만 그 높은 곳이 겨우 일층 선실 머리 위에 삼층 객실을 이고, 짠물에 뿌리를 묻고 내달리는 눈물겨운 질주 너는 거룩한 바다의 이방인 단체여객C실, 배 후미 창문을 따라오는 하얀 물보라 기둥을 보며 황홀하다고 느끼는 가슴과 멀미를 다독이려 무아의 적멸로 사각의 선실 바닥에 널브러져 누운 두뇌 이 모든 것은 공포의 무한지대로부터 해방시키는 너에게서 얻은 바다의 자유, 바다의 평화였다.
울릉도행 썬플라워호-한내문학 2006년 제16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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