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초... 조상의 산소....여름 내내 자라난 수더분한 풀을 베어내고 단장하는 날.....더벅머리를 깍는 기분일 겁니다...
기분좋게 기쁜 마음으로 해야 할 터인데... 사실 그동안 쫌 귀챦고 하기 싫은 마음이 없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벌초하는 날이 너무나 재미나고 아름다웠습니다..
산에 댕겨서 그런 거 아닐까요? 몇 시간...길게는 12시간 넘게도.. 힘들게 산길을 걷는 시간이 눈물날 만큼 아름다웠는데...
산소도 산에 있는 것이고... 험란한 산길에 비한 다면야... 자연속에 조용히 누워있는 산소가 곧 산이라면 주저할 필요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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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벌초하는 날.... 도마 혼자 외롭고 힘들다고 동서..(도마 처제의 남편)가 도와 주었는데... 금년에도 동서는 기꺼이 따라 나섰습니다..
또...ㅎㅎㅎ...아들....지성이가 큰 일꾼으로 따라 붙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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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하늘아래 산비탈에서 전어를 먹는 다면?
회 좋아라 하고 술 좋아라 하는 동서에게 올해엔 더없이 훌륭한 '참'을 제공하기 위해 시장에 들렀습니다... 10:40
방송의 위력인가요? 가을 전어가 방송 타두만 값이 천정 부지로 치솟았습니다...
1키로에 2만5천을 주었습니다...
돈은 심하게 나갔으나 기분은 째집니다... 한상구 풀내리고...전어로...ㅎㅎ...동서를 위한 마음이지만... 젓가락은 아마도 도마가 더 많이 가겠죠?
능숙한 솜씨로 새꼬시(뼈채)로 쌍그리는 쥔장 아저씨는 친절하게 포장해 주었습니다...
먼저 도마의 부모님 산소로 향했습니다... 산소는 도마가 태어난 곳인 경주시 안강읍 근계2리 사당골에서 도보로 10분내외..차로는 2~3분 거리에 있는 야산의 비얄에 있습니다...
사진의 왼쪽에 무릉산 정상과 능선의 우측에 KT 송신탑이 보이죠? 도마의 고향 동네는 안강 읍내에서 영천을 12시 방향으로 봤을 때 11시 방향에 있는 무릉산 자락의 동네입니다.. 일제 강점기때에는 곤실(가난한 마을)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11:12
무릉산은 국제신문 근교산에서도 소개가 되었는데... 국제신문에서 산행들머리인 버스종점이 있는 마실을 가마실로 잘못 알리고 있는데... 무릉산의 들머리격인 근계2리의 버스종점...무릉농원이 있는 그동네는 '나막골'입니다.. 사진 왼쪽의 무릉산 정상 바로 밑 동네입니다.. 그리고 사진의 우측..(보이지는 않음) 무릉산 비탈에는 '안막골'이라는 동네가 있습니다.. 근계2리 마을회관(양지마을)에서 무릉산 송신탑 쪽으로 가다가 사진의 논 왼쪽에 있는 작은 못(사진으로는 보이지 않음)을 지나면 안막골과 나막골이 갈라지는 갈림길이 나옵니다.. 무릉산을 가기 위해선 왼쪽길로 가야만 합니다..끝까지...
도마의 어른들 산소는 작은 못 우측의 야산 비얄에 있습니다.. 차도에서 2분도 안걸리는 곳입니다..
풀이 많습니다... 산 비얄을 개간해서 고구마 심고 감자 심던 작은 밭이었던 곳이라 풀이 많습니다..올해엔 덜한 편이네요... 11:14
1시간 남짓 팔이 우리하게 예초기를 돌리고 나니 산소가 제모양을 갖추었습니다... 산소옆에 대나무가 많이 보이죠? 결혼해서 도마 태어난 그집에서 살다가 서울로 발령 받아 이사갔다가 지금 살고 있는 안강 산대리의 아파트로 다시 내려와 마눌이랑 꼬맹이랑 대나무 뽑고 고추를 30여 포기 심어 주말 농장 비슷무리하게 가꾸기도 했는데.. 농사..꼬딱지만한 땅이라도 어렵더군요.. 그래서 몇해를 그냥 두었더니만 대나무는 금방 밭때기를 점령하고 말았습니다.... 12:27
하늘이 참 좋은 계절입니다...
도마가 풀베기를 끝내자 도마 아들..지성이가..까꾸리로 풀을 끌어 냅니다.... 지성이의 이모부가 좀 도와주었지만 오늘 '큰 일'합니다... 모처럼 밥값을 톡톡히 해냅니다...ㅎㅎ 할아버지 할머니가 보면 참 좋아하실 텐데................... 저멀리 안강 읍내가 보입니다.... 도마가 태어난 사당골은.. 조오기 차가 오는 도로 좌측편 동네입니다... 집과 지척에 산이 있고...산소가 있습니다... 12:30
12:33
이젠 끼때가 지났습니다... 벌써 부터 배에서 신호가 왔더랬습니다...
전어와 김밥....오늘의 참겸 점심입니다... 12:36
그런데 삐리리 전화가 와서 잠시기다리라 두만 곧이어 도마의 이쁜 딸..지수와.....동서의 아들 윤서가....뛰어 옵니다.. 뜀박질 아주 신이나 보입니다....... 12:42
그리고 곧 마눌과 처제도 따라 옵니다.. 처제는 큰 냄비를 들고 옵니다... 12:43
국물이 약간 있는 오징어 두루치기와 국수..그리고 밥을 가지고 왔습니다... 아니........형부가 '소'인줄 아는 모양입니다... 냄비 크기 함 보세요...... 12:45
다이요트에 도움이 전혀 안되는 '못된 처제' 때문에... 배를 땅땅하게 채우고....산소옆에 앉아 한대 피웁니다.... 산소 옆에 앉아있을 때 만큼은 내마음이 한없이 평온합니다... 그리고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어른들께........... 13:07
꼬맹이들은 신났습니다... 모처럼 두가족(처제집은 도마집과 같은 아파트단지내에 있슴)이 나들이 나온 기분일 겝니다... 13:10
윤서.....지수의 이종사촌 동생이죠... 포즈가 영 어색해서 다시 웃어 달라 했지만 개선이 안되더군요 ㅎㅎ 13:12
포즈 잡기는 지수가 잘합니다..... 13:16
이젠 나막골 버스종점을 지난 무릉농원을 지나서 무릉산 바로 밑의 산새미골에 있는 호국영령탑 바로 옆 비얄에 있는 도마의 조부모산소로 갑니다... 13:20
난감한 임도이지만 억지를 부려서 산소 아래까지 차로 이동합니다... 무릉산이 코앞에 보입니다... 13:29
요번엔 동서가 풀을 깍아 줍니다.. 지성이는 또 까꾸리........물론 까꾸리 마무리는 도마가 해야지요..ㅎ.. 13:41
13:47
산소가 넓지 않아 20분만에 벌초를 끝냈습니다.. 13:59
이젠 도마의 고향집이 있는 사당골의 골짜기에 있는 증조모 산소로 향합니다... 14:16
세월이 오래되어 봉문이 많이 내려 앉았습니다... 혹자는 산소문화가 산을 파괴하는 주범이라고 합니다만... 묘둘레를 돌로 쌓는 뻑쩍지근한 산소가 아니라면 세월은 이내 원상복구 해버립니다.. 유골이 진토되어 갈 무렵....산소도 주검도 온전히 자연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산소문화...그리 나쁠것 없다고 생각해봅니다......... 14:18
증조모 산소 풀베기는 더 빨리 끝납니다..15분만에........... 14:33
도마의 어른들 산소는 다 됐습니다..... 14:37
이젠 다른 곳의 장모님 산소 차례입니다... 처남까지 가세한 장모님 산소의 벌초는 더 쉬웠겠죠? 15:04
처남이 주위의 잡목들을 정리 하는 동안 역쉬 동서와 지성이가... 그러고 보면 도마는 일을 별로 안한것 같죠? 하지만 오해하지 마세요 ^*^ 도마가 일하는 모습은 도마가 사진을 찍을 수가 없어서 그런 것이니..... 15:08
벌초를 끝낸 산소에 아주 조그만 하고 이쁜 버섯이 하나 나있더군요.. 이름은 알 수 없지만 앙징맞은 버섯입니다..... 15:24
이제 집에가서 샤워하고 쉬기만 하면 됩니다... 그리고 경주의 동천동 갈비마트에서 대학 동기들 모임..(모임명:백지위임)을 가서 반가운 얼굴들 만나면 되겠습니다.... 15:31
벌초를 끝내고 지성이와의 약속대로 산비얄에 있는 밤나무에서 밤을 .....
우리아들 지성이는 먹는 거는 알아서 척척합니다... 밤을 오븐에다가 구워서 아빠와 함께 먹자고 하더군요...
기특한넘......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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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초.... 도마가 나이 40을 몇일 앞두고 이제야 철이 좀 드는 것 같습니다...
벌초가 아름다운 날이었습니다.... |
출처: 꿈꾸는도마의 궁시렁궁시렁 원문보기 글쓴이: 꿈꾸는도마
첫댓글 가족들 나들이를 벌초와^^ 도마님 ! 열심히 하셨을 모습 홧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