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부터 어려운 냄새가 났다. 최고의 철학자이자 현인인 소크라테스가 무엇을 변명했단 말인가? 그리고 이 글이 학문과 어떠한 상관관계가 있는 걸까? 꼬리에 꼬리를 무는 궁금증으로 나를 책속으로 빨려들게 했다. 다행인지 내용이 많지 않아서 그 궁금증들이 빨리 풀렸다. 또 소크라테스에대해 단편적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그의 사상을 어느정도 엿볼수 있어서 좋았다.
기원전 399년, 소크라테스가 70세가 되던 해에 소크라테스는 정계의 유력자 아뉘토스의 앞잡이인 멜레토스에 의해 "청년들을 부패시키고 나라에서 신봉하는 신을 믿지 않는다"는 죄목으로 고발되었다. 소크라테스의 재판은 5백 명의 재판관들에 의해 다수결로 판결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그 결과 유죄 280표 무죄 220표로 유죄가 선고되었고 , 360 대 140으
로 사형이 확정되었다. 소크라테스는 자신에 대한 그릇된 고발과, 또한 자신을 고발한 사람들에 대하여 변명하고 두 번째 고발과 그 고발자들에 대하여 변명하고자 하였다. 두 번의 변론과 연설등을 통해서 자신의 심경을 토로했다. 하지만 그는 어리석은 재판관들에 의해 사형을 선고받고, 짧은 재판기간과 '염치가 모자라서 패소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한다.
그가 중상에 빠지게 된 이야기를 들어보자.
-> '분명히 이 사람보다는 내가 더 지혜롭다. 왜냐하면 이 사람이나 나나 좋은 것[善]과 아름다운 것[美]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기는 마찬가지지만, 이 사람은 자기가 모르면서도 아는 듯이 생각하고 있고 나는 모르고 있으므로 분명히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비록 대수롭지 않은 일이지만,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아 내가 이 사람보다 더 지혜가 있는 것 같다.'
그 후 나는 좀더 지혜롭다고 생각되는 사람을 찾아 갔습니다만, 역시 똑같은 결론을 얻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거기서도 나는 그 사람과 거기에 있던 다른 많은 사람들의 미움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는 진실했기 때문에 중상을 받게 되었다. 하지만 이 역시 변호하지 않고 자신의 행위가 정당함을 밝혔다. 또 죽음앞에서 결코 두려워 하지 않았고 재판관들에게 울면서 애원하지 않았다. '여러분이 나를 죽여 버린다면, 그것은 여러분이 나를 해친다기보다 오히려 여러분 자신을 해치는 일이 될 것입니다.'라 말하며 자신은 신으로부터 이 나라에 살도록 보내어진 사람이므로 자신을 사형에 처한다면 신이 여러분께 드린 선물에 대하여 과오를 범한다고 하였다. 그는 자신을 '등에'에 비유했다.
-> 여기에 말이 한 마리 있다고 합시다. 그 말은 몸집이 크고 혈통이 좋지만 너무 크기 때문에 여느 말보다 오히려 둔하였으므로, 언제나 때어 있게 하기 위하여는 등에가 필요한 것입니다. 신은 나를 마치 등에처럼 이 나라에 붙어 살면서 여러분을 일깨우고 진종일 어느 곳에나 따라다니면서 여러분을 설득하고 비판하는 일을 그치지 않게 하려는 것이 아닌가 하고 나는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나와 같은 사람을 다시 찾아내기란 매우 어려운 일일 것입니다.
그는 죽음을 다음 두가지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했다. 죽음은 완전히 무(無)로 돌아가는 것이며, 사람이 죽으면 아무 감각도 가지고 있지 않다. 무로 돌아가서 모든 감각이 없어진다면 꿈도 꾸지 않을 정도로 깊이 잠든 것과 마찬가지고 그것은 굉장한 소득일 것이다라고...
또 만일 죽음이 이 세상에서 저승으로 가는 여행길과 같은 것이라면 죽은 자는 누구나 그곳으로 간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이보다 더 좋은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라고 했다. 이러한 이유로 죽음에 대하여 좋은 전망을 지녀야 한다고 하였다.
소크라테스는 당시의 많은 소피스트들이 입으로는 진리를 논하면서 공리공론으로 세상을 어지럽히는 것을 개탄하여, 몸소 거리와 시장으로 나가 아테네 시민들에게 올바른 길을 가르치려 하였다. 특히 독특한 문답식대화로써 상대방의 오류와 모순을 드러내어, 상대방 스스로가 무지를 깨닫게 하려고 노력했다. 그는 영혼을 소중히 하고 지혜를 사랑하며 인간다운 생활을 할 것을 역설하고, 자신의 행동이 정당한 것임을 주장하였다. 현재 우리는 그를 현인이라 일컬으며 그의 사상을 배우고 있다. 그가 주장했던 것이 무엇이었나를 스스로 깨닫고 그의 유명한 말 '너 자신을 알라'를 실행하기 위해서는 끝없는 학문의 자세와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학문이란 무엇인가를 배우는 이 시점에서 <소크라테스의 변명>은 당시 다른 학문에대한 이해와 관용의 자세가 부족하여 소크라테스라는 아까운 철학자에게 독배가 내려진다는 이야기로 우리가 학문에 대한 정의를 내릴 때 나에게만 고집된 생각을 버리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존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교훈을 주는 이야기였다. 비단 우리의 학문론에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생활에서도 충분히 고려하고, 통치자가 나라를 이끄는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