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진영의 지식인 500여명이 ´대한민국의 자유ㆍ헌법ㆍ정통성 수호를 위한 지식인 선언´(이하 자유지식인선언)을 선포하고 새로운 보수모임을 출범시켰다
선언에 참여한 사람 중 대표 발기인 100명은 3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선포식에서 "현재의 우리 사회는 국가적 가치에 혼란을 겪고 있으며 국가적 목표가 실종되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3대입법 등 현안에 대한 입장 등 현실에 대한 대안을 활발한 논의를 통해 내놓겠다고 밝혔다.
자유지식인선언에는 40대에서 70대에 이르는 다양한 연령의 지식인들이 참여했다. 하지만 이들은 ´뉴라이트 운동´을 비롯해 중도보수진영과는 확실하게 노선을 차별화해 ´정통보수´를 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이날 선언문에서 "지금 우리 사회는 분열되고 경제는 침체하며 안보는 위협에 처해 있다"며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지켜내고 통일선진국으로 발전하기 위한 원칙과 방향을 제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또 ▲자유보장 ▲헌법체제 수호 ▲통일선진국 건설 등 3대 원칙과 목표 달성을 위한 구체적 입장도 함께 밝혔다.
선언문은 자유보장을 위해 인간의 존엄성에 기초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를 강조하고 "헌법수호를 위해서는 역사와 정통성에 대한 도전을 배격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통일선진국 건설에 대해서 "전쟁과 분단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경제대국으로 발전한 경험을 토대로 (정부가) 국민통합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3대 입법 등의 국정 현안에 대해서도 "정부와 정치권이 대내외적 위기를 직시하여 역사부정, 체제부정, 국민분열의 행위를 중단하라"면서 "국민통합과 민생안정, 국가기강 확립과 국가경쟁력 제고에 나서 달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사학법과 국가보안법 폐지에는 반대한다는 분명한 입장을 표시했으며 북한동포 인권보장과 한미 동맹 복원강화, 한일 우호, 한중 협력 등을 촉구했다.
선언문은 북한 인권문제에 대해 "정부가 자국민 보호 차원에서 북한동포의 인권보장과 탈북동포의 생존권보호를 위해 적극 노력해야 할 것"이라며 "우리는 김정일 독재의 종식과 자유민주통일의 실현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 "우리는, 앞으로 대한민국의 자유ㆍ헌법ㆍ정통성을 지켜내고 이 나라가 민주ㆍ번영ㆍ통일의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천명했다.
선언을 주도한 최광 외국어대 교수(전 보건복지부장관, 국회예산처장)는 "최근 뉴라이트 운동 등 진보 보수 진영을 망라해 각종 모임이나 포럼 등이 많이 있지만 우리는 ´정통보수´를 표방한다"며 "진보와 보수가 합쳐지는 것은 진정한 보수가 아니기 때문에 정통보수의 길을 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이어 "좌우가 섞인 합작형식의 보수주의는 많지 않느냐"며 "우리는 이런 중도의 입장을 배격한다"고 중도보수 활동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피력했다.
나라정책원 김광동 원장은 "국가발전을 위한 지식인들의 책임과 역할을 점검하고 시대적 도전과 과제에 대응하는 원칙과 방향을 제시해야 된다"면서 "전문성 결여, 포퓰리즘과 반지성적 움직임에 대한 지식인들의 각성과 함께 국가 정체성에 대한 확실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상철 변호사는 향후 계획에 대해 "발기인 100명이 중심이 돼 논의하겠지만 지식인들의 모임은 어떤 한 사람이 주도적으로 끌고 나가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 "가장 바람직스러운 방향은 한국의 진정한 보수주의 이론이 모이는 싱크탱크가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싱크탱크가 어렵다면 포럼이나 다른 그룹의 이름으로 특정현안에 대해 정기 또는 수시적으로 의견을 발표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일부 참석자들은 "그동안 소위 ´정통보수´라고 자칭하는 지식인들의 가장 큰 문제점은 말만 앞서고 행동이 없다는 것이었다"며 "행동없는 지식인 모임은 죽은 것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