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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의 역사』 - 팀 콜슨, 옥스포드대학 생물학과 교수
우리나라 역사인 『국사』와 세계의 역사인 『세계사』그리고 내가 읽은『보수의 역사』, 『마법의 역사』, 『미스터리 역사』, 『언어의 역사』, 『돈의 역사』, 『사피엔스』까지…. 모두가 우주 혹은 인류사에 관한 역사들이다. 『존재의 역사』라는 이 책도 그중 하나일 것이라고 짐작해 보지만, 저자는 분명히 다른 책과는 다르다고 한다. 무엇이, 어떻게 다른지 찾아가는 것이 이 책을 읽는 이유가 되기도 하겠으나, 어떤 점에서는 다른 역사책보다 더 넓고, 다양하게 보는 저자의 견해를 이해하기 위해 책을 읽게 되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런 생각도 해 본다.
저자인 팀 콜슨은 옥스퍼드대학교 생물학과 교수로 환경변화가 동물의 생태와 진화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가를 중점적으로 연구하는 학자다. 그는 과학의 대중화를 위해 이 책을 썼다고 하는데, 그런 공로를 인정받아 영국왕립학회로부터 공로상을 받았고, 다른 여러 학회로부터도 동물학, 생태학의 권위 있는 상을 받기도 했으며, 또 BBC방송의 정기해설자로도 출연 중이기도 한데, 그가 이런 일을 30년 이상했다고 하니 결 코 젊은 나이는 아닐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책 처음에 이 책을 읽은 사람들의 추천사 13개가 실려 있는데, 그것을 읽다 보면 책은 가히 ‘一品’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다. ‘많은 과학자들이 자기 분야에만 집중할 때, 팀 콜슨의 책은 모든 과학을 하나로 통합시켰다.’, ‘우주의 진화와 생명의 기원, 그리고 인류의 등장에 이르기까지 기나긴 세월에 걸쳐진 거대한 서사는 과학의 눈부신 발전과 함께한다. 이 책은 머릿속에서 펼쳐지는 상상만으로 만들어지는 일종의 거대한 실험실이다.’, ‘스타워즈는 잊어버릴 만큼 놀랍고도 아름다운 이야기다.’, ‘138억 년 동안의 탐구 결과로 만들어진 책이며, 읽기 쉽고 재미있다.’등이 그것이다.
모두 10장, 575쪽이나 되는 책을 언제 다 읽을지 아직은 감이 잡히지 않는다. 그러나 추천사에서 말했듯이 ‘단 한 권의 책이지만 손에서 내려놓기 힘들 정도이며, 수많은 내용을 담고 있는 대단한 책’이라는데 나름대로 호감이 생겨 그냥 넘어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서문에서 저자가 말한 이 책을 쓴 이유는 이렇다.
첫째, 누구나 과학에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하면서 과학자의 인간적인 면을 보여주려고 한다.
둘째, 후반부에 인격 형성을 다루고자 한 것은 필자의 인격을 형성한 핵심적인 사건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바 독자들도 필자를 조금은 이해할 필요가 있겠다.
셋째, 과학이 주는 교훈과 더불어 책을 이해했으면 한다.
그리고 저자는 이 책의 집필은 30년 전, 그러니까 20대 초반부터 기획한 인생 역정의 일부라고도 했다.
오늘날 우리는 과학 덕분에 지진이 지구 표면을 구성하는 거대한 판이 다른 판 위로 미끄러지면서 일어나는 현상임을 알고 있다. 과학은 세상에 존재하는 과정을 제대로 이해하는 수단이며, 그것이 현실에 적용되면서 지난 수십 년 동안 세상을 확연히 바꿔놓았다. 과학적 연구 방법은 인류발전이 만든 가장 위대한 성과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이 없었다면 우리는 우주의 원리와 탄생에 대해서도 , 무엇도 알지 못했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1】기억하고 또 암기해야 할 것이 많은 역사 공부는 언제나 어렵다. 어디서 시작하는 것이 좋을까? 역사책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감상이 있다. 예를 들어 《삼국지》혹은 《전국지》라면 그 시대의 역사로 한정된다. 그러나 이 책은 『존재의 역사』라는 데서 보듯이, 존재 이야기는 시작과 끝을 찾기가 어렵다. 저자를 따라가다 보면 뭔가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은 한다. 인간 이전에 2,500만 년 동안 지구를 누빈 생명체가 있었다. 고생물학자들은 그중에 몸집이 가장 큰 놈을 ‘티라노사우루스 렉스’라 이름 붙였는데, 그들은 한때 250억 마리가 지금 우리가 사는 땅 위에서 살았을 것으로 추산한다. 지금의 인류가 80억인 것과 비교하면, 과정 된 것 같기도 하지만, 어쨌던 많다. 그런데 현재까지 화석으로 있는 티라노사우루스 렉스의 개체 수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발굴된 성체를 모두 합쳐봐도 32마리뿐이다. 이것은 인간의 역사와 비교하면 0.00000128%만이 화석으로 남은 것이다. 이렇게 밝혀진 것도 모두 과학의 연구로 밝혀진 것이니 과학이 존경스럽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면 과학이란 무엇인가?
‘내 몸은 왜 아플까? 그러다 몸이 회복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는 왜 살아 있는가?’과학은 이런 질문의 해답에 더욱 가까워지기 위해 오랜 세월 발전을 거듭해 왔다. 약 30만 년 전, 아프리카에서 호모 에릭투스의 후손인 현생 인류가 진화해 왔다. 그리고 12만 5000년이 지나자, 최초의 호모 사피엔스가 아프리카를 벗어나 아라비아반도, 시리아, 트르키예까지 퍼져나갔다. 그러나 최초의 호모 사피엔스는 아프리카 이외의 지역에서 정착하는 데 모두 실패했다. 그러나 6만 년 전, 두 번째 이동이 시작되고, 이후 남아시아에 도달했으며 이어 호주에도 건너갔다. 유럽 정착에 성공한 것은 4만 년 전이다.
한편, 아메리카에는 유럽에 정착한 이후 25,000년 전에서 16,500년 전 사이에 건너가 정착했다. 전 세계로 뻗어나간 호모 사피엔스는 상대적으로 더 원시적인 네안데르탈인을 마지막으로 3만 년 전에 몰아냈다. 그들은 죽임을 당하거나, 멸종됐다. 아프리카에서 퍼져나간 인류가 그전 네안델데르탈인과 교배를 했는지 여부를 두고 논란이 많은데, 1994년 인류의 조상이 네안데르탈인과 교배 여부를 다루는 프로그램이 TV에서 방영된 바 있다. 당시 저자의 동료가 “증거는 없지만 아마 교배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으나, 여전히 반론은 있다.
지금 우리에게는 기술 발전으로 유전학뿐 아니라 물리학, 화학, 컴퓨터 과학 분야에서도 일대 혁명이 일어나고 있다. 우리는 130억 광년 떨어진 은하는 물론, 원자 2∼3개 크기 만한 분자구조도 관찰할 수 있고, 머나먼 곳에서 블랙홀끼리 충동로 생성된 아주 미세한 중력파도 측정할 수 있다. 또한 물질을 구성하는 기본입자에 전자기력을 걸어 광속의 99.999999%까지 가속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인공지능은 컴퓨터가 아닌 사람과 대화 중이라고 착각할 정도이며, 대학생 정도 리포트를 작성할 만큼 발전했다. 이런 기술 발전은 인류의 조상이 최초로 뗀석기를 만들던 시점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이후로 인류는 먼 길을 달려왔지만, 최신 기술은 놀라움을 넘어 다소 염려되는 측면도 없지 않다. 현재 우리는 개인에게 유전공학을 적용해 질병에 대항할 수 있는 정도의 유전체에 대한 충분한 지식과 기술 또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그럼에도 지식은 빠른 속도로 쌓이고 있다. 유전자 치료를 비롯한 기술을 적절히 규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게 되었다. Chat GPT는 분명히 유용하지만, 반드시 선한 목적으로 사용되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100년 전까지만 해도 ‘과학’이라는 말이 없었다고 한다. 과학은 기술의 발달로 생긴 말이다. 인간이 만든 가장 빠른 것은 NASA의 파커 태양 탐사선이다. 탐사선은 광속의 0.05%인 약 53만㎞/h인데, 이는 광속의 1/2,000에 불과하다. 20세기 중반까지도 과학자들 대부분은 우주의 크기는 일정하고 변치 않으며 앞으로 계속 존재하리라 추정했다. 하지만 망원경의 발달로 우주 크기가 일정하지 않고, 팽창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것은 우주도 시작이 있고, 그 시작은 매우 작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매우 작은 점에서 응축된 에너지 형태로 탄생한 우주는 이후 성장과 변화를 거듭해 왔음이 밝혀졌다.
작은 점에서 시작한 우주는 현재 매우 광대해졌으며, 우리가 보는 지구에서는 바라보는 방향마다 우주가 있다. 우리가 우주의 끝자락을 볼 수는 없지만, 가설 속에서 우주를 시각화하여 볼 수는 있다. 지구를 떠나 우주로 향한다면 맨 처음에 만나는 것이 달이고, 다음 수성과 금성…, 천왕성, 해왕성까지 8개의 행성과 그것들이 태양을 공전하는 모습과 수백 만개의 바윗덩어리들을 볼 수 있다. 태양에서 멀어질수록 태양의 빛이 희미해지면서 다른 별들이 태양보다 밝게 빛나고 있을 것이다.
물리학자들은 우주가 움직이고 팽창하는 이유를 네 가지 기본적인 힘이 핵심적으로 관여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그 힘은 입자와 원자에서 행성, 항성, 은하까지 더 큰 사물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는가를 결정한다. 우주에 있는 모든 사물은 원자로 만들어진다. 개개의 원자는 핵이라는 중심 구체와 핵 주위를 빠른 속도로 이동하는 전자로 구성된다. 원소의 원자는 동일한 숫자의 양성자와 전자를 지닌다. 중성자가 없는 수소의 일종만 제외된다. 수소 원자는 항상 양성자와 전자를 하나씩 지니지만, 자연상태의 수소 핵에는 중성자가 아예 없거나 1∼2개만을 지니기도 한다. 태양에서 수소 동위원소가 헬륨을 형성하며 막대한 에너지를 열과 빛의 형태로 만들어낸다. 따라서 약한 상호작용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생명도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렇게 설명하는 것이 내게도, 다른 누구에게도 너무 어렵다고 느껴질 것만 같다)
중력은 지구를 붙잡아 두는 힘이기도 하지만 물체끼리도 서로 당기는 힘이다. 따라서 원자를 포함한 질량을 가진 것이라면 함께 무리를 이루려는 성질이 있다. 중력은 크고 작은 모든 물체에 영향을 미친다. 달이 지구를 돌고, 지구가 태양을 돌고, 태양이 은하 중심을 도는 것도 중력 때문이다. 지구가 태양을 한 바퀴 도는 데는 1년, 달이 지구를 도는데 27일, 태양과 태양계가 은하 중심을 한 바퀴 도는 데는 약 2억 5,000만 년이 걸린다. 우리는 은하 중심을 따라 공전하는 바위 위에 있는 셈이다. 중력을 포함하는 이 힘은 우주가 움직이는 원리를 결정한다는 점에서 모든 생명체에 아주 중요하다. ‘우리’라는 존재는 원자와 분자를 구성한 입자들간의 결합으로 형성되는 것이다.
우주 탄생의 역사를 138억 년이라고 하지만, 정확히는 137억 7,000만 년이라고 한다. 우주가 처음 탄생할 때는 한 점에 모인 뜨거운 에너지로 에너지 중 일부가 쿼크*와 전자로 전환되었다. 이들은 에너지로 되돌아가지 않고 물질의 상태로 그대로 유지했기에 우리가 존재할 수 있다. 그렇게 된 이유는 아직까지 모른다. 단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그렇게 만들어진 기본 입자들이 상호작용하기 시작했고, 우주의 온도가 10억℃ 까지 떨어지자 퀴크가 결합하여 원자핵의 구성요소인 양성자와 중성자가 형성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 쿼크 : 양성자,중성자 등 물질의 기본적인 구성 입자로 추측되는 가설적 입자
우주에서 가장 빠른 것은 진공상태에서의 빛이라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흔히 30㎞/s라고 하지만, 299,792,498m/s로 이런 빛의 속도로 지구에서 태양까지 이동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8분 20초다. 이것이 우리가 인지하는 시간이다. 속도와 시간의 관계는 상황에 따라서 기묘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 가령 쌍둥이 형제 중 한쪽이 20세 때 광속으로 우주여행을 떠났다고 하자. 우주선 기준으로 1년이 지난 후에 그가 다시 돌아온다면 21세겠지만, 지구에 남은 다른 쌍둥이 형제는 90세가 되어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지구에서 시간은 늘 일정한 속도로 흐른다고 생각한다. 이동 속도가 빨라진다면 다른 결과를 낳을 것인데도 시간은 상대적이기 때문이다.
우주가 탄생하고 38억 년이 지났을 때, 온도가 충분히 내려가면서 양성자와 중성자, 전자 간 결합으로 수소와 헬륨 원자가 형성되었고, 이에 전자기(電磁氣) 복사가 그 안에서 가로질러 이동할 수 있었다. 오늘날 지구에서 감지할 수 있는 가장 오래된 복사선은 우주가 38만 년 전부터 137억 7,000만 년이 넘는 시간 동안 여행을 하고 있었던 셈이다. 이 복사선을 ‘우주 마이크로파 배경 복사’라고 하는데, 배경 복사가 발견된 1960년 이후 연구프로젝트로 2013년에는 매우 높은 해상도로 우주 전체를 아우르는 지도가 발표되었다. 이 지도에 따르면 복사선이 모든 방향에서 완전히 동일하지 않고 약간의 차이를 보였다. 온도 또한 위치에 따라 달랐다. 과학자들은 이러한 차이가 오늘날 은하와 우주의 거대한 구조물을 형성하게 되었다고 보고 있다.
우주 과학자들은 지도를 바탕으로 우주의 나이가 대략 137억 7,000만 년이고, 오차가 5,900년 이내라고 추산한다. 우주는 상상 이상으로 광할하다. 지구에 도달한 빛은 수백만에서 수십억 년 동안 우주를 떠돌다 우리에게로 왔다. 달에서 출발한 빛은 1.3초 만에 지구에 도달하고, 오리온 자리의 가장 밝은 별 베텔기우스는 540년 전에 거기서 출발한 빛이다. 별이 밝게 빛나는 이유는 수소와 헬륨 원자가 중력으로 가까이 끌리면서 열이 발생하고 서로 충돌하기 시작할 정도로 에너지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 충돌로 핵과 전자를 이루는 결합이 깨지면서, 원자핵으로 합쳐져 질소와 산소 등 더 무거운 원소의 핵을 형성하는 것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태양은 앞으로 50∼60억 년 이상은 온도가 높아지고 크기가 커진 뒤, 팽창과 수축을 반복하는 주기에 들어갈 것이다. 가장 커졌을 때는 목성의 궤도까지 팽창한 후 다시 현재의 크기로 수축할 것이다. 그때 맥동으로 헬륨의 강한 압박을 받아 온도가 1억℃까지 올라갈 것이다. 그후에 헬륨과 탄소와 산소 그리고 기타 무거운 원소로 바뀌면서 다시 거대한 크기로 평창하고, 최종적으로 맥동의 주기가 끝나 태양의 죽음으로 무거운 원소가 형성될 것인데, 타지 않고 남은 수소는 먼지구름을 형성하고 지구는 태양이 죽어가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태양이 팽창하는 중에 삼켜지면서 태양과 함께 불타 종말을 맞을 것이다.
아무튼 지금까지 살핀 것을 종합해 보면,
1) 137억 7,000만 년 전, 엄청난 에너지를 지닌 매우 뜨겁고 밀도 높은 특이점이 만들어졌다. 이것을 ‘빅뱅’이라고 하는데, 이후 우주가 팽창하고 온도가 낮아지기 시작하면서 오늘날까지 계속되고 있다.
2) 눈 깜짝할 시간보다 짧은 순간에 우주가 나이를 먹으면서 네 가지 기분 상호작용이 등장했고, 에너지는 기본 입자의 형태인 물질로 전환되었다. 에너지와 물질의 관계는 우주의 기능뿐 아니라, 우리에게도 매우 중요하다.
3) 우주의 온도가 점점 내려 감에 따라 핵과 전자의 결합으로 최초의 원자가 탄생했다. 원자가 모여 최초의 별을 형성했으며, 그 일부가 강한 열을 내기도 했다. 그 과정에 더 무거운 원소가 생성되고, 원소의 결합이 현재 우리가 사는 태양계와 태양을 만들었다.
(복잡한 우주 탄생의 원리와 우주의 역사를 다루면서 저자는 자신이 어릴 때 느꼈던 질문과 고민에 견주어 쉽게 풀어쓰려고 한 것이라는 느낌을 받을 수는 있다. 그래도 어렵다고 느끼는데는 어쩔 수 가 없겠다. 575쪽 중에 이제 겨우 135쪽까지 밖에 읽지 않았는데 그렇다) 이하 붙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