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애(가명) 씨의 딸 한나 씨는 지난해
대학에 합격했습니다. 서울의 명문 사립대 영문과에
수시 합격을 한 것입니다. 여느 집 같았으면 가족 모두 기뻐했겠죠. 그렇지만 영애 씨는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었습니다. 돈 걱정 때문이죠.
어떤 아이들은 부모가 밀어줘도 대학을 가니 마니 하는 판에 영애 씨는 너무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한편으로는 아버지도 없는 상황에서 잘 커준 딸이 고맙기도 합니다.
한달 생계비가 90여만 원
명문대 딸 생활비에 한숨
역시 서울의 비싼
기숙사비와 생활비가 영애 씨 가족의
어깨를 짓눌렀습니다. 당장의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기초생활수급자 가정에서 큰 부담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그러던 터에 우연히 한 복지재단의 지원을 받게 됐고, 한나 씨는 어렵사리 1학년 생활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학업 성적도 좋아 장학금을 받습니다. 하지만 앞으로가 걱정입니다. 2학년이 되면 기숙사를 떠나야 하기 때문입니다. 규정상 그럴 수밖에 없답니다.
서울지역 하숙비는 만만치 않습니다. 밤낮으로
아르바이트를 하고, 여기 저기
대출도 알아 봤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오빠도 곧 제대를 하고 대학 복학을 앞두고 있습니다.
가끔 생활비 문제로 한나 씨가 영애 씨에게
전화를 합니다. 하지만 한나 씨 또한 집 형편을 너무 잘 알기에 속 시원히 털어놓지 못합니다. 그런 딸을 보면 영애 씨 마음은 더 아픕니다. "못난 부모 만나서 자식들이 고생하는구나" 하는 마음을 떨칠 수가 없습니다.
영애 씨 남편은 2003년 집을 나갔습니다. 혼자서 자녀 둘을 키우고 있는 것이지요. 파출부 같은
일용직 일자리로 근근이 살았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기초생활수급자 제도를 알게 됐고, 이듬해 수급자가 됐습니다.
그 때부터 자활근로에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부산 북구 덕천3동 주민센터에서 복지도우미로 일합니다. 자활근로를 해서 받는 급여는 한 달에 80만 원 정도. 여기에 생계급여 10여만 원을 합쳐 살림을 꾸려나갑니다.
자꾸 어렵다고 하면 더 힘들어지는 법. 영애 씨는 비록 벌이는 충분하지 않지만 일하는 기쁨을 느끼면서 떳떳하게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다는 사실에 스스로 위안을 삼습니다.
"무슨 일이든 열심히 하면 언젠가는 좋은 일이 생기겠지…" 라는 생각으로 8년째 이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누구 못지않게 열심히 해 왔다고 자부합니다.
한나 씨도 씩씩하게 자기 꿈을 키워나가고 있습니다. 그는 앞으로
부자가 되는 게 꿈이라고 합니다.
부자가 되고 싶은 건 단순히 지금의 가난 때문만이 아닙니다. 돈을 많이 벌어서 순전히 돈 때문에 학업을 포기해야만 하는 학생에게 꿈을 심어주고 싶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훗날 그 학생이 우수한
인재로 성장했을 때 자신이 했던 것처럼 또 다른 누군가에게 베풀 수 있게 되리라고 기대합니다.
영애 씨 가족이 현재의 어려움을 잘 극복하고, 나아가 그 따뜻한 경험들이 다시 사회를 비추는 빛이 될 수 있게 여러분들의 도움을 부탁드립니다.
△김성근 북구 덕천3동주민센터 051-309-4908.
△계좌번호 부산은행 315-13-000016-3 사랑의열매 051-441-9423~4.
△지난 12일자 은미 씨 이야기 49명의 후원자 150만 8천 원.
※'사랑의
징검다리'는 TBN부산교통방송(94.9㎒)에서 매주 목요일 오전 9시15분에 방송됩니다.
↓ 이렇게 됐습니다 - 지난달 29일자 재훈 씨 이야기
지난달 29일 소개된 재훈 씨의 사연에 많은 분들이 애정어린 관심을 보내 주셨습니다. 재훈 씨에게는 후원금 228만 7천 원과 후원품이 전달되었습니다.
재훈 씨는 주위의 따뜻한 관심과 사랑이 힘이 됐던지 지금은 퇴원해 회복 중입니다. 퇴원 소식을 듣고 집까지 찾아가 후원자님들의 정성이 담긴 후원금과 물품을 전달해 드렸습니다. 재훈 씨는 "감사의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눈물만 글썽였습니다.
순미 씨도 "그동안 아들에게 챙겨주지 못한 따뜻한 밥을 정성껏 지어주니 부쩍 살맛이 난다"고 합니다. 후원금은
병원 신세를 지느라 진 빚 일부를 갚고 재훈 씨의 병간호에 쓰기로 했습니다.
많은 분의 도움으로 재훈 씨 가정은 추울 것만 같았던 올 겨울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