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들의스타일 녹슨총님의 당구세계

[자작나무]

사실 당구에 있어서 자신보다 상위 레벨의 사람에 대해 그 플레이를 논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것은 비단 당구뿐 만이 아니라 바둑이나 장기, 체스 등 머리를 쓰는 전문 영역을 비롯하여

테니스, 탁구, 배드민턴, 볼링, 골프처럼 도구를 사용하며 극도로 훈련된 동작들로 승부를 겨루는 스포츠도 마찬가지입니다.

상위 레벨의 플레이어에게는 하위 레벨의 플레이어가 생각하고 시도하는 거의 모든 것이 한눈에 훤히 보이지만

하위 레벨 플레이어의 눈에는 상수의 의도 중 극히 일부분만 보이기 때문입니다.

녹슨총님은 그런 면에서 저보다 몇 단계나 훨씬 상위 레벨(동호인이나 선수를 통틀어 거의 최고수준)의 분이기 때문에

제 입장에서는 그저 감탄할 뿐 어떻게 평을 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도 느낌은 있기에 비록 한 게임에 불과하지만 같이 게임을 하며 겪었던 점과

다른 회원들과의 경기를 지켜보며 생각했던 점들,

그리고 다른 대화나 글을 통해 짚어볼 수 있는 마음가짐에 대해 적어보려고 합니다.

1. 소개

일단 외모로 보면 장신에 호남형의 거구입니다.

시원시원한 말투와 반듯한 매너가 오히려 의외일 만큼, 풍기는 포스는 장난이 아닙니다.

우리 클럽의 몇 몇 분(특히 필그림님....)들은 전부터 익히 알고 있는 듯하며

당구와 연관된 영역에서는 상당한 실력과 다양한 경력의 분인 듯합니다.

짐작하기로 한 때 이 분야에 인생을 걸다시피 몰두했을 시기가 있었지 싶습니다.

2. 플레이 스타일

녹슨총님이 공을 다루는 것을 지켜보며 제가 아는 선수들 중에서는(직접 겪어본 경우는 지극히 한정적이기는 하지만)

장성출씨가 가장 비슷하겠다는 생각이 났습니다.

지금은 현역에서 거의 은퇴하다시피 한 상태지만 한때는 정상철, 이상천, 박병문, 김철민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던,

현란하리만큼 화려한 테크닉을 구사하던 분입니다.

초이스도 빠르고 예비동작이 간결하며 내공에 걸리는 스핀이나 실리는 스피드가 엄청나

지켜보는 내내 저절로 절레절레 고개를 흔들었던 기억이 있는데, 이분을 보며 장성출씨의 플레이가 생각난 것은

우연이거나 저 만의 느낌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눈으로 보기에 대단한 공을 멋지게 처리하는 것이 실력의 중심은 아닐 것입니다.

사실 진정한 실력은 꼭 쳐내야하는 공을 의도한 만큼의 힘과 팁으로 처리하되

그렇게 하기 위해서 필요한 두께와 큐 스피드를 스트로크로 조절하여 원하는 위치에 세우는 능력일 것입니다.

게임을 하는 내내 감탄을 한 것은 각각의 공배치에서 최선의 선택은 무엇인가와

그 선택을 위해 어떤 점들을 세밀하게 살펴 자신의 의도를 구현(지도사범님 용어로는 표현)하려는 지의 여부가

옆에서 보기에도 선명하게 드러난다는 것이었습니다.

마치, 자 보세요, 저는 이 공을 이렇게 치려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내 공을 이렇게 진행시킬 겁니다. 라고 말하는 듯 했습니다.

물론 척 보기에도 그 엄청난 내공(수구)의 RPM......경악하기에 충분한 기량이기도 했구요.

회전수나 스핀량 등 익히 사용하는 용어가 있는데도 녹슨총님의 공을 보면서 느닷없이 떠오른 것은 이 RPM 이라는 단어였습니다.

이건 글로 설명이 안 되는 부분입니다.

차후 파일을 찾는 대로 올려서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3. 당구에 대한 견해

사실 녹슨총님을 알게 된 후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이 분의 당구에 대한 견해입니다.

에피소드 1

뒤돌리기를 까다롭게 구사해야하는 장면이었습니다.

끝공(2적구)이 코너에 딱 붙어있고(소위 똥창) 내공(수구)으로 첫공(1적구)을 확실하게 꺽어

코너를 향해 정확하게 들어오도록 해야하는 배치에서 시원스런 스트로크로 깨끗하게 성공시키길래

경기중인데도 한 번 물어보았지요, 어떻게 친 거냐구요.

인사치레로라도 하단으로 꺾었다든지, 타격을 어떻게 했다든지,

씩 웃으면서 그냥 어쩌다보니 들어갔다든지 하는 것이 보통인데 이렇게 말하더군요.

“사람마다 잡는 힘이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말씀드리는 것은 소용이 없습니다.”

그리고는 잠시 후

“그 사람의 플레이를 애정을 가지고 일정기간을 지켜보고 나서 그 다음에 그 수준에 맞게 알려주거나 지도해야지,

그냥 이렇게 저렇게 하면 된다고 알려줘 봐야 그때 뿐, 별 효과 없을 겁니다.

큐 스피드도 다르고, 그립을 잡는 힘도 다른데다가 공 배치가 약간 달라지면 그 때마다

그에 맞는 스트로크가 따로 있는데 그걸 어떻게 한 번에 배워 소화하겠습니까...."

에피소드 2

“당구치는 사람은 결혼......하지 말아야지요.” 이 말에 실려있는 무게가 좀 달랐습니다.

취미 정도로 당구를 즐기는 경우 말고 제대로 당구분야에 몸담을 경우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가정생활이 온전히 유지되겠느냐는 자조 섞인 물음이었을 것입니다.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탑 클래스의 몇 몇을 제외하면 전문 선수생활을 한다 해도 생활(생계)이 보장되지 않으니

당구장을 운영하든지 그런 여력이 안 되면 매니저를 하든지, 병행해서 용품 중개에 관여하든지 그도저도 아니면.....

가족을 부양하는 문제나 일상적인 생활의 규칙성이나 어느 것 하나 장담할 수 없는 현실에서

누굴 붙들고 같이 살자고 하겠느냐는 가슴시린 이야기였습니다.

미처 다하지 않은 말은 아마 이런 것 아니었을까요....?

“당구는 자기 일 하면서 조절하여 재미있게 즐길 만큼만 하는 것이 행복한 거랍니다.

고도의 테크닉을 익히고 그로인한 성취감을 맛보며 짜릿한 승부를 즐기는 그 매력에 빠져들어 그게 주 업이 되면

인생 대단히 고달파집니다.”

아울러 "하다못해 근래에 생겨난 스타크래프트 선수들도 잘만 하면 그것으로 살아지는데,

꼭 프로야구나 축구, 농구 정도는 아니더라도 당구를 하는 것으로  정당한 대우를 받으며 살 수 있는 시대....

내 때는 아니었어도 후배들의 시대에는 반드시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라는 마음이었으리라 짐작합니다.

4. 상품이 있는 퀴즈

자, 다음의 공배치에서 녹슨총님은 어떤 초이스를 했을까요....?

그리고 그 초이스로 성공하기 위해서 유의해야 할 점은 무엇일까요.

녹슨총님이 정답으로 인정한 의견을 제시한 분에게

소녀시대 처자들이 공항에서 탑승을 기다리며 당구를 칠  때 사용한다는 명품 쵸크를 선물로 드립니다.

 1. 녹슨총님의 내공(수구)는 놀공인데 위쪽 레일에 거의 붙어 있습니다.

2. 비슷하면서도 완전히 다르다는 것은 누구나 알 수 있는 데.....( 내공은 여전히 놀공)

[태조]

자작나무님이 말하는 녹슨총은 녹슨총이 아닌 것 같군요,
참 세상은 넒고 숨은 고수가 많은 세상인 듯 합니다. 글 잘 읽고 갑니다.... 펜션

[자작나무]

녹이 슬기는 커녕 총신과 총열이 빤딱빤딱하는 쌘삥이었답니다.

[수신제가]

하수 생각으로 찍어 봅니다. 1번은 적색공을 제1적구로 c8 b4 a5로 진행하는 뒤로돌리기, 2번은 적색공을 제1적구로 c6 a7 b1으로 진행하는 더블쿠션

[날라차기]

1번은 흰공 빗겨치기(단-장-단) 혹은 흰공 먼저쳐서 C2- D0.5-A0.3-C4.5-2적구로 가는 진로도 있겠네요. 큐가 많이 나가면 꺽임이 많으므로 조금은 간결한 스트록으로 1적구에 타격이 많이 가해지지 않게 쳐야 겠네요. 2번은 흰공을 빗겨쳐서 대회전

[자작나무]

초이스와 유의점에 대한 정답자 결정은 의견들이 충분히 제시된 뒤
녹슨총님이 직접 해 주실 것으로 기대합니다.

[서화]

1번은 빨간공-B15-C1-D38-노란공...
2번은 흰공-C74-B25-A7-빨간공...
유의할 점은... 사람마다 잡는 힘이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이야기해봐야 소용 없을 것이라 생략함. -0-

[자작나무]

촌철....ㅎ

[녹슨총]

촌. 스트로크. 살. 빌리아드볼........ㅋㅋ

[자작나무]

내공(수구)를 바꾸어서 생각하셨네요....
녹슨총님의 내공은 놀공입니다.

[서화]

음.. 그게 아니고.. .아흐~~
수구를 노란공으로 생각해서 쓴거인데...
끝에 흰공이라고 쓸거를 노란공으로 잘못 쓴거...
아혀.. 정말 ... 스스로 생각해도 좀 한심합니다......ㅜ.ㅜ

[레닌의꿈]

1번 굳이 수구 착각이 아니라도 가능한것 같은데요 ;; 걍 피니쉬가 흰공... 일케 오타난것으로 처리해도 될듯 보입니다...

[나라시]

1번 빨공왼쪽으로 오마오시 흰공이 좀만 중앙쪽으로있으면 기래까시 치셨을거같은데.2번 빨공 D2 맞고 가는 짱골라...

[심심만땅]

1번 흰공 빗겨치기 짧게(장->단->장->단) 밀려서 길어지지 않게 짧고 간결한 스트록! 2번은 빨공 왼쪽을 겨냥한 더블(3쿠션또는 4쿠션) 1적구를 맞고 꺽이지 않게 스트록은 빠르고 깊게.....

[녹슨총]

이쁘게 봐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 ~ ~

근데 진짜로 이쁘게 봐주셨음...저도 쵸크 주세요!!! 주세요!!!

'여러분~저 놈의 변태적인 행각을 보십시요!' ~~~~~~~가 아니시라면

친넘을 먼저 주시고.... 같은 초이스를 하신..아님 상상하신 분들께 쵸크를 드려야지.....

제 변태(^^)적인 초이스를 맞추신 분들만 주신다는 건 ..

절대(!!)형평성에 맞지 않습니다!! 아니 맞지 않다고 아뢰옵니다!! 쿵!(큐로 바닥 내리치는 소리)


그리고 이건 진심인데요....ㅋㅋ ~ 변태가 한 초이스를 맞추시는 분들도 약간은...*태 아니실런지...큼.. 후다닥~~~

[지도사범]

굉장히 심플하고,간결하면서 샤프한 스트록 스타일이 아주 마음에 듭니다..
열심히 연습한 흔적이 고스란히 베어 잇는듯....
담에는 동생 성철씨도 함 데리고 오세염..
제 안부도 전해주시고..

[라한]

15개짜리 소견--1번-벌건거 비 씨 에이 씨 허연거~~ 2번은 빨공 우측 겁나얇게 안쪽 돌리기나 벌건거를 밀어치기로 확~~ ...전 그리 칠것입니다 음하하 ^^

[날라차기]

변태적인 성향이시라면 1번공 빨공 오른쪽으로 쳐서 플러스투 시스템을 이용해서 치시거나(단 장 장) 2번공은 구멍으로요.. ㅎ 근데 설마 혀로 치시거나 하진 않으시겠죠...(농담인거 아시죠)

[서화]

혀로...?
음. 변태적인 것 중에 혀로 하는게 무얼까?
하나만 알려줘보세요~~

[고양이]

3가지 초이스가있는데요 1 , 빨강공 기대로 단장단 쿠션으로 친다 .
2. 하얀공 우라 짧게 친다.
3. 하얀공 마오시로 친당 ~! 초크주세요 ~ ㅎㅎ 로또님한테 주셔서 저에게료 ..초크없어서 하는말은아니고요 ;;

[조커]

예전..먼 곳에서 ..녹슨총님을 보면서...와....저런 분이랑 한경기만 해봤으면...좋겠다..란 생각을 했었는데........
클럽에서....우연이 녹슨총님과 한경기를 해볼수 있는 영광이.......
실력 및 마인드도...정말.....최고 중 최고 라고 생각했습니다......정말 잘배웠습니다..~~!! *^.^* 꾸벅~!!

[자작나무]

조커님과의 경기중 인상적인 샷 있어 도면과 동영상을 올려볼 계획입니다.

[남쪽으로튀어]

1번: 흰공 오른쪽 단장단이 정답 같으나 변태라고 하시니.. 빨공 오른쪽으로 단장장
2번: 흰공 오른쪽 장단장이 정답 같으나 역시 변태라 하시니 빨공 오른쪽 장단장(단)
쵸크 대신 녹슨총님 실명 알려주세요.

[자작나무]

실명에 대해서는 정중히 사양하심을 양해하시기 부탁드립니다.
쪽지로 직접 물으시면 혹......

[자작나무]

조금 더 기다려 의견이 충분히 올라온 뒤 답을 제시하리라 기대하구요,
초크는 여유있게 준비해 두겠습니다.

[지도사범]

제가 그래서 독신으로 살아간 답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