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자(Schizandra chinensis) 입니다.
신맛, 단맛, 쓴맛, 짠맛, 매운맛
열매에 다섯가지 맛을 감추고 있어 오미자죠.
개정원 앞에 몇 심어둔 것이 갈피를 못 잡자
철망을 세워주었더니 1년 만에 집을 다 지었습니다.
각자 제 줄기짜리를 하나씩 붙잡고
일제히 사다리를 오릅니다.
오미자가 좋아라 꽃을 많이 피웠습니다.
올 가을 빨갛게 열매를 달면 또 어떤 기분일지...
처음이에요.
키워서 오미자를 딸 생각을 하니 이곳 도담언덕이
새콤 달콤 매콤하여 눈이 감깁니다.
집을 짓고 남은 재료들을 하나도 버리지 않고
이렇게 빠짐없이 남은 집을 짓습니다.
창고에 붙여 비를 막은 양철골판부터 패널, 각파이프들...
콘크리트 바닥을 칠 때 뼈대로 넣고 남은
요것까지 요로케 쓰일 줄이야...
오미자가 지어놓고 무척 자랑스러운가 봅니다.
잘 잡고 잘 타고 잘 올렸습니다.
이런 철망집 작은 것 셋을 더 만들어
작년에 텃밭의 오이에게 둘 주었더니 표정이 영판 시큰둥해요.
그래서 물어보도 않고 둘을 뽑아다가 이짝 오미자에게 넘겨주었죠.
오이는 올해 작대기 셋을 박아주고 짜잔한 포장용 줄로 묶어
대강 얽어주었어요.
오미자는 집이 커지자 오지고 미쳐 죽습니다.
가운데 본채에 이어
양쪽으로 행랑채 사랑채 두 날개를 다는데
서로 묶고 묶이며 태풍에도 끄떡없이
벽이 튼튼해졌습니다.
바람 잘 통하는 바람벽입니다.
바람벽으로 이어진 바람의 집입니다.
깔끔한 개 정원에 녹슨 철망이지만
오미자가 잎으로 닦고 꽃으로 칠하고 줄기로 높여서
자랑스러운 집이 되었어요.
정원은 기르고 싶은 것들을
기르기 좋게 만드는 일이기도 합니다.
그러매 주인의 취향이 정원의 형식을 좌우하죠.
이런 것들을 안 키우면 이런 수고도 할 필요가 없어요.
배워갑니다...
손님이 이것을 보면 꼭 묻습니다.
"어머, 저것이 뭔 꽃이다요?"
어제와 오늘은 종일 화단 하나를 만드는데
시간을 보냈습니다.
늘 자투리처럼 남아 맘에 안 들었던 뾰족한 곳을
부드러운 곡선으로 울타리를 치고 마사토를 부어
거름과 섞고 돌들을 박아 뼈를 넣었습니다.
봉울타리를 산 김에
돌두꺼비도 한 쌍 샀죠.
이 화단에 둘을 앉히니 이도 제 눈에
새콤 달콤 매콤합니다.
꽃이 좀 덮이면 올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