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가천 시창작반은 야외 수업을 하는 날이다.
비가 내리면 어떻게 하나 걱정을 했었지만 토요일에 비가 많이 내리고 한결 맑고 깨끗해진
날씨가 되어서 하늘이 돕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일이 스승의 날이라서 행사겸 야외 수업을 하기로 미리 계획을 세웠다.
미리 약속된 교통편으로 10시까지 율동 공원으로 모이기로 했다.
조금 일찍 가서 기다려야 할 것 같아서 20여분 전에 도착을 하니 다른 샘이 벌써 오셔서 행사 준비를 하고 계셨다. 그 후에 한 분 두 분 오시기 시작하여 10시 전에 거의 다 모였다.
그런데 주인공이신 교수님께서 시간을 잘못 알고 계셔서 제시간에 행사를 할 수가 없었다.
두 분 샘을 빼고 다 오셔서 이런저런 환담을 하면서 교수님을 기다렸다.
거의 1시간이 지나서야 교수님께서 오셨는데, 점심 예약을 해 놔서 여러샘들이 준비한 음식부터 먹기로 했다.
과일과 음료만 준비해 오시라고 했는데, 과일과 커피 뿐만 아니라 견과류 치킨과 술까지 준비가 되어 풍성한 식탁이 차려졌다.
오늘 행사는 3부로 진행하기로 했는데, 1부는 야외 수업, 2부는 스승의 날 행사, 3부는 점심 식사이다.
1부 야외 수업은 교수님께서 노천명 시인의 <푸른 오월>이란 시를 소개해 주셨다.
계절에 딱 맞는 시이면서 색채 이미지가 잘 나타나는 시이다.
푸른 오월
청자빛 하늘이
육모정 탑 우에 그린 듯이 곱고
연못 창포잎에
여인네 맵시 우에
감미로운 첫여름이 흐른다
<중략>
보리밭 푸른 물결을 헤치며
종달새 모양 내 마음은
하늘 높이 솟는다
오월의 창공이여!
나의 태양이여!
특히 1연을 잘 썼다고 하셨다. 그림으로 그려지는 시가 잘 된 시인데, 1연은 이미지로 완전 성공한 시라고 하셨다. 교수님의 자세한 설명을 듣고 나면 시가 달라지고 살아 움직인다.
그래서 배움은 끝이 없는 것 같다. 오늘 기분이 더 좋으신지 이런 저런 말씀을 많이 해 주셔서 시 한 편으로도 거의 1시간이 지나갔다.
이어서 오늘의 주 행사인 2부 스승의 날 행사를 시작하였다.
먼저 교수님께 감사의 선물과 꽃화분을 대표로 드렸다.
회장이라고 총무님께서 내 꽃화분까지 준비해주셔서 교수님한테 꽃화분을 받는 영광을 누렸다.
두번째로 최인자(B) 샘께서 40대에 교수님께서 쓰신 <백목련> 시를 낭송하셨다.
이 시에 푹빠진 최인자샘께서 시를 읽고 났을 때의 느낌을 잘 얘기해 주시면서 감정을 넣어서 멋지게 낭송을 하셨다.
백목련(白木蓮)
문복희
그대는 40대 여인의 잔잔한 눈 웃음
차마 말하지 못한 시린 바람 모아서
처절한
가슴 속에서
차갑게 핀 지등(紙燈)이다
<중략>
겨우내 몸서리 친 그 바람을 못 잊어
차라리 4월 하늘 꽃이 진 그 자리에
부활은
푸른 아픔으로
돋아나는 침묵이다
세번째 순서는 축가이다. 축가는 내가 불렀는데, <백목련>시에 맞춰서 '목련화'를 선곡했다.
목련화 --조영식 작사/김동진 작곡
오오 내 사랑 목련화야~
그대처엄 순결하고 그대처럼 강인하게~
그대처엄 우아하고 그대처엄 향기롭게~
가사의 내용이 교수님의 모습 그대로였다.
네번째 순서는 축하 공연으로 허복례샘이 만돌린을 연주했다. 우리 모두 친구라는 의미로
조용필의 '친구여'를 연주하셨는데, 만돌린의 약간 떨리는 선율로 인해 더 멋있게 들렸다. 우리 모두 흥얼흥얼 따라 하면서 배경을 넣기도 하였다.
다섯번째 순서는 댄스 공연으로 이번에 들어간 특별 프로그램이다. 최서윤샘이 댄스 강사라고 하셔서 마련한 것으로 처음에 최서윤샘과 지영호샘이, 다음엔 최서윤 샘과 서희정 샘이 최서윤샘의 리드로 멋지게 춤을 추었다. 최서윤샘은 이사람 저사람 다 시키고 싶으셔서 들어가실 생각을 안 하셨지만 시간 관계상 다음 기회로 미루기로 했다.
여섯번째는 지영호샘의 즉석 신청으로 축가를 불렀다. 정지용 시인의 시에 곡을 붙인 '향수'를 과천시니어합창단원답게 잘 불러주셨다.
일곱번째는 스승의 날 축하 노래 제창으로 '스승의 은혜'를 고마운 마음을 담아 불렀다.
마지막은 교수님의 말씀인데, 우리들의 이런 축하 공연에 감동하였다고 하시면서 앞으로 더욱 열심히 우리들을 가르쳐주시겠다고 하셨다. 그리고 나서 건강하게 살면서 시를 잘 쓰라고 황사마스크를 선물로 나누어주셨다.
단체로 기념 사진을 찍으면서 2부 행사를 마쳤다.
10시에는 제법 쌀쌀하여 오래 있으면 어떡하나 걱정도 되었지만 기온이 쑥쑥 올라가서 야외 행사를 진행하는데 아주 좋은 날씨로 바뀌어서 무난히 마칠 수 있었다. 정자 주변엔 5월의 신록이 푸른 응원을 보내고 햇빛에 반짝이는 숱한 나뭇잎들이 박수를 치고 있었다. 거기에 이팝나무의 하얀 꽃과 아까시 나무의 꽃향기까지 날아와 축하해 주었다.
3부는 맛있는 점심시간
율동 공원 근처의 미리 예약한 '산수화' 한정식 집에서 먹었다. 식당은 3층에 위치하고 있는데, 창밖으로 자연 경관이 그대로 펼쳐서 있어 아주 분위기 있는 곳이다. 간식을 많이 먹었음에도 불구하고 기분 좋은 시간을 보내고 좋은 경치를 보며 먹어서 그런지 더 맛이 좋았다.
2018년 1학기 야외 수업은 정말 뜻깊고 기분이 좋게 끝났다. 2분이 못 오셔서 아쉽지만 오랜만에 김종근샘이 오셔서 아쉬움을 달래주었다. 이런 행사를 통해 교수님과 우리들, 그리고 우리들 간에 더 많은 정이 쌓이면 좋겠다. 5월의 하늘만큼, 5월의 신록만큼 맑고 밝은 미래를 꿈꾼다.
첫댓글 목련꽃같은 교수님과의
아름다운 모습에 잠시
취했다 갑니다
참으러 멋찝니다
감사합니다^^
스승의 날을 멋지게 축하해주신 가천시창작반 가족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저희들도 교수님 사랑합니다.^^
꽃보다 아름다운게 우리의 얼굴인가 합니다
모인 아름다운 모습으로 계절이 더 빛나는 듯 합니다 교수님이 함께하신 시간이 행복하고 자랑스럽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총무님께서 여러가지 준비하시느라 고생했어요. 제 선물까지 챙겨주셔서 고맙습니다.^^
교수님의 한결 같은 제자 사랑에 감사드립니다.
저희들 대표해서 애써주시는 회장님과 총무님도 감사합니다~♡
다들 기뻐하시니까 하면서도 기분이 좋지요.
저눈 엄정행 근처도 못갑니다.
복례쌤 만돌린 연주 궁금해요 ~~
토욜 뵈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