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 이야기] ㅡ '돌풍'
1. 이기는 법
언젠가 시합에 지고 나서, "많이 질 수록 저는 좋습니다. 배우는 게 그만큼 많으니까요."라며 변명 같은 이야기를 늘어놓은 적이 있습니다.
그러다 오늘 방금 드라마 <돌풍> 4화를 보다가, 어쩌면 저의 변명이 변명에 그치지 않을 수도 있겠구나 하는 자신감을 얻습니다.
박동호(설경구) : "지면서 배우는 겁니다. 이기는 법을."
ㅡ 드라마 <돌풍> 4화에서
물론, 무엇 때문에 졌는지에 대한 반성과 고민 없이, 그냥 패배의식에 젖거나, 자기 변명만 늘어놓다간, 이기는 법을 계속해서 못 찾게 되겠습니다.
2. 지난 시합의 곱씹기
이질 러버를 능수능란하게 다루시던 분과의 시합에서 완패를 당했었다고 일전에 말했던 바, 시합 도중에 그분께 느꼈던 점이 있었습니다.
저의 스매싱 찬스가 생길 때에 그분은 그냥 가만히 서서 지켜보던 모습이 마치 대응을 포기한 모습이었는데, 왠지 기분이 묘해지면서 시합(경쟁, 경주)에의 열정이 싸악 식어버렸더랬습니다.
모자란 것을 채우고, 불리한 상태에서 반전을 노리고, 상대의 공격에 최선의 대비와 대응을 하려는 모습이 스포츠 정신 아니겠는지. 상대의 스매싱 공격 찬스에 뭔가 해보려는 모습이 노멀한(상식의, 일상의) 모습이 아닌 지.
3. 기술 & 기세 & 정보력 싸움
두 권투 선수가 있었습니다. 둘 다 전승 전KO의 유명한 선수들이었죠. 그 중 황준석 선수는 20전 20KO승이었고, 흥행이 될 거라 생각했는 지, 둘의 경기를 붙였습니다.
그런데 결과는 황준석 선수의 라이트훅 몇 방에 상대는 무너졌습니다. 원인 혹은 이유는, 미사일 펀치로 유명해진 자신은 전국구이고, 지방에서 올라온 상대를 깔보고 전혀 정보 수집도 없이 자기 실력만 믿고 방심한 결과였습니다.
참고로 황준석 선수는 계속 승승장구 해서 세계 타이틀에 도전하게 됩니다. 아쉽게도 졌지만.
탁구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상대에 대한 정보 없이 덤볐다간 패배할 확률이 높습니다. 자기 실력(기술)이 위에 있더라도.
4. 그것은 반칙
상대의 기술을 훔쳐보려 하면서 자신의 기술은 꼭꼭 숨기려는 모습들이 가끔 눈에 들어옵니다. 저에게 시합을 청하거나 청해주기를 기다리는 분들 중 탐색, 탐지하려는 목적을 숨기고 접근해온다는 느낌을 받게 되면 기분이 참 그렇습니다.
직업 선수도 아니고, 그저 생체 탁구를 즐기는 입장에서는 서로 반칙 없이 겨루기를 통해서 서로 윈윈하면서 상대의 발전에 도움을 주고 격려해주는 것이 바람직한 것이 아닌지.
박동호(설경구) : "반칙이 없는 사회를 만들겠다면서요? 본인의 생각은 감추시면서 저의 생각을 들으려는 것은 반칙 아닙니까?"
ㅡ <돌풍> 4화에서
kjm / 2024.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