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할랄산업단지 추진에 교계 안팎 반발
국회서 열린 포럼서 종교 중립성 저해·법체계 통일성 위협·경제효과 하락 등 불거져
대구시가 추진하는 할랄산업단지 조성과 관련, 교계 안팎에서 반발하고 있다.
종교 중립성 저해와 법체계 통일성 위협, 경제효과 하락 등이 이유다.
한국교회를위한이슬람강좌아카데미(한이강)와 수도권기독교총연합회(수기총), 건강사회단체 전국협의회는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대구시 할랄산업단지 조성의 문제점’을 주제로 정책 포럼을 가졌다.
음선필 홍익대 법대 교수는 종교적·법적 관점에서 할랄산업단지 폐해를 조명했다.
음 교수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할랄산업단지를 추진하는 것은 국교분리원칙에서 비롯된 종교적 중립성을 저해한다”고 강조했다. 해당 산업에 종사하는 비무슬림의 경우 종교 및 직업의 자유를 침해당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할랄산업이 활성화돼 무슬림 세력이 커지면 ‘무슬림 게토’ 형성으로 국내 법체계의 통일성과 정치적 공동체로서의 동질성이 위협받는 상황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했다.
김태황 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경제적 측면에서 할랄산업단지가 효용성이 없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국제적으로 자국산업 우선의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고 이슬람 국가들의 산업화 정책이 가속화되므로 보조금에 기반한 할랄식품 수출 확대 전략은 수입규제와 통상마찰에 직면할 소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수출보다는 현지 직접투자가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소윤정 교수(한이강 대표)는 “죽은 피와 고기 및 돼지를 먹어선 안 되는 꾸란 구절에 따라 무슬림은 알라의 이름으로 주문을 읊고 메카를 향해 소의 머리를 돌리며 살아있는 채로 도축한다”며 “‘자비하’ 도축법으로 불리는 이 방법을 거친 할랄 제품이 생산되는 과정에서 도축 전 소를 기절시키는 기존 방법과 달리 소에게 큰 고통을 준다”고 했다.
그러면서 “살아있는 채로 도살돼 극심한 스트레스가 남겨진 축산물은 그 질이 현저히 떨어져 이상육도 발생할 수 있다”며 “특히 이슬람 종교법인 샤리아에 따라 할랄 도축장을 운영하려면 반경 5km 내 양돈·양계 농장이 들어설 수 없다. 할랄 미트는 또한 무슬림에 의해 유통돼야 하기에, 관련 산업 단지는 무슬림들만 채용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서정숙 국회의원은 축사에서 “대구 대현동 이슬람 사원 건립 갈등 문제도 불거진 바 있다”며 “할랄식품단지 조성은 무슬림의 과도한 유입에 따라 사회법보다 종교법인 샤리아가 우선되는 이슬람 특성상 대한민국 헌법 질서를 위협하는 샤리아법이 정착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조배숙 변호사(복음법률가회 상임대표·전 국회의원)는 격려사를 통해 “할랄식품밸리 조성은 득보다 실이 많다. 이슬람의 종교법 샤리아는 자유민주주의 체제와 충돌한다”며 “할랄식품밸리 조성이 이슬람 종교법 샤리아의 유입을 자극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했다.
행사 주최측은 발표한 성명서에서 “대구시 차원에서 추진하는 할랄음식 단지조성은 단순 할랄식품 수출과 다른 문제다. 할랄식품밸리와 할랄도축장은 이슬람종교에 근간이 되는 샤리아법을 실현하는 것”이라며 “특정 종교법이 국내에서 실현될 때 대한민국에는 이슬람법의 통용에 따라 국내법과의 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 단체는 △대구시는 할랄산업단지를 세우기 앞서 타당성 여부 검증과 시민 의견 수렴하는 공청회를 개최하라 △정부는 국내 동물보호법에 위반되고 국내 축산업에 구조적 변화와 갈등을 초래할 수 있는 이슬람 샤리아법에 의한 할랄도축장 건립을 금지하라 △정부는 할랄인증비 지원 사업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대구시는 지난해 8월 “올해부터 2028년까지 할랄 인증업체 수를 10배로 늘리고 수출액을 3배 늘린다는 목표로 ‘할랄식품 활성화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당시 홍준표 대구시장은 경북 군위군 인근에 할랄식품 밸리 조성을 목표로 올해부터 향후 5년간 50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했다.
현재 대구시는 대구경북 신공항건설지인 군위 인근에 구축하는 식품산업클러스트 5개 밸리 중 한 곳에 할랄산업단지를 조성할 예정이다. 국제 무슬림 시장을 겨냥해 할랄식품 수출 확대를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할랄은 무슬림이 먹고 쓸 수 있도록 이슬람 율법 샤리아에 맞춘 음식과 상품 등을 의미한다.
전 세계 할랄 시장은 2조 달러(약 2670조원) 규모로 세계 식음료 시장의 20%를 점유하고 있다.
/언론인홀리클럽 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