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미래를 좌우할 선거
일본의 코이즈미 정권하에서의 중의원 선거는 작년 11월9일에 있었다. 불황이 계속되어 온 일본 경제의 재생이 급선무이기 때문에 선거에서 흥미를 끄는 일이 일어날 것으로 보였다. 기나긴 경제의 침체와 불안의 시대를 빠져 나와 일본의 장래에 확실한 기초를 쌓아 올리기 위한 선택이 거론되었다.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여유있게 당선되었던 코이즈미 수상은 여전히 위세가 당당하였다. 선거 때마다 정권의 신임을 묻는 이상 물론 구조 개혁 노선의 시비가 큰 쟁점이 되기도 한다. 일본은 여당인 자민당과 제1 야당인 민주당의 대결의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자민당을 중심으로 하는 정권인가? 민주당 주체의 야당에 의한 정권인가? 하는 정권 선택의 선거로 현재는 자민당이 집권을 하고 있으나 금후 민주당의 세력이 강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보인다.
그런데 금후 참의원 선거를 통해 겨루어야 할 쟁점도 경기를 본격적인 회복의 궤도에 올려 일본 경제의 재생을 꾀하는 것이 급선무일 것이다. 또한 연금 제도로 동요하고 있는 사회 보장 제도를 어떻게 개혁해서 그 재원을 확보할 것인가 하는 문제등 일본의 사회는 많은 곤란한 과제에 직면하고 있다.
지금까지 외교의 문제는 의원 선거에서 그렇게 많은 표를 받는데 문제가 안된다고 말해져 왔었다. 그러나 안전 보장의 문제로 국제 질서를 시야에 넣은 전략적인 대응이 의원 선거에도 크게 영향을 끼치게 되었다.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자위대를 이라크에 파견했고 이라크의 국가 재건에 어떤 책무를 완수할 것인가하는 점이 금후 정권을 유지하는데 크게 좌우할 것이다.
이러한 과제들을 안고 정치적 리더쉽을 어느 정당의 지도자에게 맡기려는가 하는 선택의 결과는 일본이 나아가려는 장래를 좌우할 것이다. 각 정당에서는 금후에도 어떤 정책을 어떻게 실현해 가는지에 대해 명확한 사항을 국민들에게 밝혀야 할 책임이 있다.
정권 발족 이래 코이즈미 수상은 간판으로 내걸어 온 구조 개혁에 대해서 성과가 오르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민주당의 칸대표는 무엇하나 진행되지 않았다고 비판하고 있다. 자민당도 민주당도 구조 개혁 추진의 입장은 동일하다. 그러나 일본에서 살고 있는 나의 입장에서 보면 구조개혁이라는 말만이 춤추고 있는 것이 실태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구조개혁이란 과연 무엇인가? 개혁의 구체적인 내용과 순서 그리고 구조 개혁의 끝에 어떤 경제와 사회의 모습이 나타나는지를 분명히 나타내야 한다.
어느 나라도 선거 때마다 정권 공약이라고 하는 말이 난무하고 있다. 영국의 정당 정치로 정착하고 있는 마니페스트라는 정권 공약은 임기중에 맞붙은 정책에 대해서 달성 기한과 수치 목표및 재원을 구체적으로 명시해서 달성도를 검증하는 구조이다. 일본판 정권 공약에는 정당 불신에 응하는 하나의 시도라고 하는 면도 있다.
그러나 종래의 추상적인 공약에 비하면 진보되었다고 보이나 영국 정치의 외관만 모조해 유권자에게 한때의 환심을 사려고 하는 면도 있다. 경제정책이나 사회 보장 제도 개혁등 각 정당이 모두 수치를 아로 새기고는 있지만 그것을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정책이나 재원등이 확실치 않은 것이 많았다.
우리나라의 정치나 경제 사회도 큰 전환기의 소용돌이 속에 와있다. 변화의 시대이기 때문에 더욱 지침이 되는 새로운 미래상을 그릴 필요가 있다. 그것은 국가적인 이익만이 전부라는 생각을 최우선시함으로 오는 위험성이다. 참된 민주주의 사회는 서로가 다른 의견이 성립할 수 있고 정치는 그것을 조정하는 기능일 뿐이다.
나는 의견이 다른 자들을 배제하는 일본의 정치 풍토를 우려한다. 국가의 이익에 대해 맘에 안드는 자의 집에 폭탄을 장치해 놓아도 당연하다는 말이 당당히 통하는 사회가 되어선 안된다. 이런 풍조가 일본 사회에 만연하게 되면 과거의 수치스런 역사를 다시 밟고 만다. 참 민주주의 국가 일본이 되기 위해서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금후의 선거에 임하기를 바란다.
재일대한기독교회 총간사 박수길목사
첫댓글 선거가 얼마 안남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