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욕의 역사
역사책을 읽다 보면 자랑스러운 면면은 매우 부각해 놓고 잘못되고 치욕스러운 역사는 되도록 축소하려는 노력이 보입니다. 하지만 ’오욕의 역사‘도 역사입니다.
있는 그대로의 역사를 바라보는 눈이 중요합니다. 잘못한 것은 인정하고 반성하며 다시는 그런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교육하는 것이 중요하지요. 그런데 미화된 교육으로 일관한다면 죽는 순간까지 오욕의 역사를 알 수 없습니다.
서울 송파구에 가면 삼전도비가 있습니다. 원래 명칭은 대청황제공덕비인데 우리에겐 삼전도비라고 알려졌지요. 그 비석을 세울 대 비문을 지을 사람을 찾기 어려웠습니다. 오욕의 역사를 기록하기 싫어 아무도 나서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당시 이조판서인 이경석이 인조의 당부에 못 이겨 쓰기는 했지만 그 후 그는 "문자를 배운 것이 후회스럽다."라는 소회를 남깁니다.
비문의 글씨는 당시 명필로 알려진 오준이라는 서예가가 썼는데 비문을 쓴 뒤 치욕을 참지 못해 오른손을 스스로 망가뜨리고 벼슬도 버린 채 다시는 글을 쓰지 않았다고 전해지지요. 현재에도 비문이 별로 달갑지 않은 내용이라 훼손이 심해 판독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나쁜 역사도 실체를 인정해주는 것이 옳은데…. 훼손이 안타깝기도 합니다.
반만년 유구한 역사는 자랑스러움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그러나 그 역사 속에 영광스러운 시간도 있지만 오욕과 고통의 시간도 많았음을 압니다.
우리의 삶 속에도 자랑할 것도 있지만 수치스러움도 있습니다. 그 오욕의 역사와 가감 없이 마주할 수 있어야 합니다. 피한다고 없어지는 것이 아니며 부정한다고 옳은 일로 둔갑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겐 미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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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복> 님의 글입니다.
안터넷에 보니, 가나의 쌍둥이 유투버가 월드컵에서 자기나라를 응원했다고 네티즌들의 뭇매를 맞고 결국 사과했다고 하는 기사를 봤습니다.
차마 믿고 싶지 않은 이야기입니다. 이런 황당한 일이! 기껏해야 축구경기일 뿐이고, 자기 나라를 응원했다고 인터넷에 댓글 폭풍을 맞다니!
그러면, 일제시대, 일본에서 독립운동을 부르짖었던 우리 선조들은 일본인의 질시와 탄압을 받을 때, 잘못했다고 사과해야 한다는 말인가요?
잘못된 애국익, 극우주의입니다. 또 하나 수치스러운 역사를 쓴건 아닌지.....
월드컵 경기 후 쓰레기를 줍는 일본 관중을 동영상을 역재생해서 쓰레기를 버리는 것으로 했다는 기사도 본 적이 있습니다. 그 동영상의 주인공이 한국계라는 말도 있고.........
황당하기만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