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저희 딸은 현재 초등학생입니다.
어릴 때 계속 어린이집을 다니다가 작년에 유치원으로 옮기고 난 후 6월쯤 되었을 때.. 아이에게 탈모가 생긴 것을 발견하고 유치원선생님과 상담을 하는 중에.. 아이가 원에서 말을 한마디도 안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가 힘들었나보다 생각하고 지켜보면서 그때부터 아이를 유심히 관찰했는데.. 낯선 사람이 묻는 말에 대답을 안하고, 인사도 안하고, 또래와도 친해지기까지 시간이 매우 오래 걸리더라구요. 심지어 할머니와 영상통화를 할 때에도 대답조차 안하고요. 어린이집 다닐 때 까지만 해도 이정도 까진 아니었고 그냥 수줍음이 많은 정도였습니다.
유치원에서는 졸업을 할 때까지 선생님은 물론 친구들과 말 한마디 하지 않았다고 하네요. 집에서는 너무나도 활발하고 말도 잘하고.. 놀이나 학습도 정말 적극적으로 잘하고. 놀이터에 가서도 다른 친구들과 말만 안 할뿐 열심히 놀기는 해요.
학교를 들어갔는데 학교 생활도 즐겁다고 하면서 잘 다니긴 하지만.. 발표를 해야 할 일이 있을 때 역시나 하지 못하고 울음을 터트리는 일도 있었습니다. 달래도 보고 혼도 내보고 설명도 해주고..다 해봤지만 쉽게 바뀌지가 않네요..
친구를 사귀고 싶고..말도 하고 싶은데 막상 앞에서면 말문이 막혀버리는 저희 딸.. 어떻게 해야할까요?
A. 안녕하세요?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 입니다.
우선 어머님께서 적어주신 내용만으로는 충분한 답변이 되지 못할 수도 있음을 미리 말씀드리고 양해를 구합니다. 하지만 어머님께서 알려주신 내용을 바탕으로 양질의 상담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선택적 함구증은 언어장애가 아니므로 말을 하는 데 문제가 없지만 불안, 위축 등의 이유로 특정한 상황에서 말을 하지 않는 심리장애에 해당하며, 불안장애의 일종입니다. 어머님께서 적어주신 내용에서 보이는 자녀의 행동으로 보아 선택적 함구증에 해당될 것으로 추측됩니다. 선택적 함구증은 이사나 이민, 기타 심리적인 충격을 줄 수 있는 사건 이후, 불안증 등으로 인하여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자녀가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없어지는 경우도 꽤 있습니다. 하지만 한 번 증상이 나타나면 특정상황에서 말을 하지 않는 것이 자신에게 유리하다고 판단하거나 말을 하지 않으면 자신에게 불편한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생각을 강화시켜 줄 수 있기 때문에 전문가의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없어질 수도 있겠지만, 장기간 증상이 지속될 경우 학교 부적응 문제, 학습장애 등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가 말하는 것에 보상을 주거나 또는 반대로 말을 하지 않는다고 혼 내는 것은 오히려 침묵을 유지시키므로 되도록이면 피해 주시기 바랍니다.
선택적 함구증은 원인이 되는 심리적 상태를 알아내는 것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 권장되는 방법은 놀이치료입니다. 놀이는 말을 하라는 압력이나 기대가 없어 선택적 함구증 아동이 편안해하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아동의 놀이에 표현된 의미를 분석해가면서 접근하게 되고 말을 하지 않음으로써 방어했던 자신의 감정들을 스스로 포기하게 되는 과정을 거치면서 치료가 이루어지게 됩니다. 하지만 치료기간이 다소 길다는 점이 있으니 연령이 증가하기 전에 되도록이면 빨리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유리합니다.
Tips: 선택적 함구증을 겪는 아이를 돕는 방법!
1. 긍정적이고 지지적인 태도로 대해주세요.
선택적 함구증으로 말을 하지 않는 아이에게 비난하거나 벌하는 방식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아이에게 끊임없이 격려와 지지적인 태도로 아이가 스스로 극복해 낼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아이들이 짧은 말이나 제스처로 이전보다 더 나은 반응을 보였을 때 적극적으로 아이들을 칭찬해주시고 격려해 주세요.
아이를 격려하기 위한 방법으로 아이가 좋아하는 장난감이나 보상을 활용해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2. 임시적으로 대안적인 소통방법을 찾아보세요.
아이가 선택적 함구증으로 말하는 것에 큰 스트레스를 느끼는 경우, 덜 스트레스 받는 대안적인 소통 방식을 찾아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대안적인 소통방식에는 손 제스처를 사용하거나, 글씨를 쓰는 것, 보드를 활용해 소통하는 것 등이 있습니다. 아이가 조금 더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세요. 물론 이 방법은 선택적 함구증을 극복해나가는 과정 속에 임시적으로 사용되어야 합니다.
3.자극 페이딩 (stimulus fading) 방법을 활용해 보세요.
자극 페이딩이란 점차적으로 자극을 늘려나가는 방법입니다. 아이가 편안함을 느끼는 사람과 대화를 할 때, 아주 점차적으로 조금씩 새로운 인물과도 대화에 함께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세요. 그러한 상황들을 반복해 나가다 보면 아이가 느끼는 불편함이 점진적으로 감소되어, 시간이 지날수록 아이의 불안함이 완화될 수 있습니다.
4. 선택형 질문을 던져보세요.
아이들이 길게 대답해야한다는 부담감을 덜 수 있도록 선택형으로 질문을 던져주세요. 예를 들어, “오늘 뭐 먹고 싶니?” 보다는 “오늘 고기를 먹을래? 아니면 생선을 먹을래?”, “오늘 뭐할까?” 보다는 “오늘 공원에 갈까? 아니면 집에 있을까?” 라고 묻는 겁니다. 이 방식의 소통법은 언어를 사용하지 않고 제스처로 반응하는 것보다 한걸음 더 나아갈 수 있게 도와줍니다.
본 센터는 아동과 청소년을비롯한 모든 연령의 상담을 진행하는 센터로사회성 발달을 위한 집단상담, 치료놀이 및 각종 상담방식이 다양한 치료센터입니다. 또한 전문 치료사가 배치되어 고민하고 어려워하는 부분을 정확하고 친절하게 상담을 해드리고 있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를 방문하시어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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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차상훈, 정성훈, 정운선. (2006). 선택적 함구증 환아 어머니의 성인애착유형. 소아청소년정신의학, 17(2), 106-113.
wikiHow, Meredith Brinster, PhD and Glenn Carreau, How to overcome selective mutism
*사진출처: pixabay
*작성 및 옮긴이: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 인턴 김단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