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대표님께서 압구정 성당의 희망채에서 조문객을 맞이하고 계셨고, 기자들이 있었다. 나도 본의 아니게 김한길 대표와 안철수 의원의 방문이 예상되는 시간에 조문을 했다.
손 대표님은 세 살 때 부친을 여의고, 민주화 투쟁으로 수배생활을 하던 때에 어머니를 여의었다. 작고하신 큰형수가 고난의 시기에 재야운동가인 손 대표님 때문에 고생하셨고, 손 대표님은 큰형수님을 어머니처럼 의지하셨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손 대표님은 담담한 모습이었지만, 마음 깊이 애통해하는 빛은 역력했다. 형수상이지만 상제나 진배없는 손 대표님이었다.
오후 5시가 넘어서 국정원 사태로 천막투쟁을 이끌고 있는 김한길 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의원이 약간의 시간차를 두고 잇달아 조문했다. 우원식, 이언주, 김유정, 최원식 의원들과 여타 정치인들이 배석한 채 이야기를 나눴다.
실시간처럼 즉시 보도된 언론내용에 따르면, 손 대표께서 정치현황에 대하여 소이부답했다고 한다. 상중에 정치현황을 얘기한다는 것은 상례가 아니지만, 어쨌든 기자들은 소이부답의 진의를 모르는 척 그렇게 표현했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정국상황을 비유하여 손학규 민주당 때 정치투쟁을 회상하고, 안철수 의원이 정치현황을 언급한 것에 대하여 손 대표께서는 소이부답하면서도 분명히 <통합정신>과 <복지사회(함께 잘 사는 공동체)>를 화두로 제시하였다. 이것만으로도 이미 정치권의 주요 리더들은 정치적으로 크게 소통했다. 이심전심이요, 염화미소의 소통이다.
앞으로 손 대표께서 상중에 던진 <통합정신>과 <복지사회(함께 잘 사는 공동체)>의 화두는 정치권의 핵심 아젠더가 될 것이며, 모든 정치 이슈를 풀어가는 키워드가 될 것이다. 통합정신은 손 대표께서 1992년 정치입문 이후 한결같이 정치에 반영해온 가치이기도 하다.
사회와 정치에서 통합이 절실한 것은 2018년 체제 복지국가 모델의 비젼이 될 "함께 잘 사는 대한민국 공동체"를 이루어 가는 데 토대가 되기 때문이다. 통합은 사회 분열의 원인이 되는 불평등 또는 격차를 줄이고 불공정한 시장 질서를 공정하게 바로 잡아 정정당당하게 경쟁하며 공평한 공동체의 삶을 살 수 있는 <신뢰사회>, '상식과 원칙'이 바로 선 <정의사회>를 이루어 가는 조건을 만드는 데 촉매 역할을 한다.
노벨 경제학수상자 조지프 스티글리치는 그의 저서 <불평등의 대가>에서 원칙과 상식이 바로 선 신뢰사회, 공평한 공동체의 삶을 살 수 있는 정의사회를 만드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토로했다.
갈수록 불평등이 커지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불평등은 '불가피'한 것이 아니다. “정책을 바꾸면 보다 효율적이고 평등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에겐 희망이 있다. 반면에 이런 정책을 만드는 정치과정을 바꾸기가 대단히 어렵다는 점에서 우리는 절망에 빠진다"
위의 스티글리치 말은 손학규 대표께서 던진 '통합과 복지'의 <함께 잘 사는 공동체 사회>는 그야말로 정치혁명을 하는 기세와 의지로 만들어 가지 않으면 이루기 어렵다는 것을 환기시킨다. 이점을 손 대표께서 잘 아시기 때문에 상례를 지키면서도 앞으로 정치권이 진력해야 할 길을 넌지시 언명하신 게 아닌가 생각한다.
첫댓글 명글 임니다.
어제 잘 들어가셨지요.
정리글까지 올리시고..
안철수 키가 작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