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霜降(상강)”
'25.10.23(음9.3)상강(霜降)이다.
서리(霜: 서리 상)가 내린다는(降: 내릴 강) 말이다. “노종금야백(露從今夜白)” 백로(白露) 때 이슬 맺힘을 보고, “초상조로한(草上朝露寒)” 한로(寒露) 때 풀위의 이슬이 차지고, “만추성상강(晩秋成霜降)” 상강(霜降)에 이슬이 서리가 되어 내리면서 가을은 가는 것이다. “을사무심과(乙巳無心過)” 인생 두 번째 맞은 을사년도 그렇게 무심하게 지나가고 있다.
서리가 내리면 땅이 뜬다. 땅의 표면은 차가와 땅속은 아직 온기를 간직하고 있어 딸의 표면이 얼어 들뜨기 마련이다. 이렇게 되면 땅은 당연히 들뜨기 마련인지라 이모작으로 심겨진 겨울 보리는 아직 뿌리가 충분히 자라지 못하여 기능할 수가 없게 되고 만다. 그렇다면 대안은 뭘까? 밟아 주면 된다. 심겨진 보리싹을 과감히 밟아주면 된다. 이를 보리밟기라고 한다. 하지만 요새 같은 이상기후에는 상강이라고는 하지만 아직 땅이 얼지는 않기에 굳이 밟아줄 필요는 없을 듯하다. 보통 11월 말 단풍 끝 무렵에 보리싹이 3~4개 났을 때 밟아주면 된다. 요새는 보리밟기도 사람이 하지 않고 기계로 한다니 허.... 거참 살기 좋은 세상이기는 하다.
올 상강은 음력으로 구월 사흘날이다. 음력 9월의 이칭은 여러 가지가 있다. 만물이 시들어 검게 된다고 하여 현월(玄月), 국화가 핀다고 해서 국월(菊月), 고향을 그리는 마음을 담은 시적표현인 영월(詠月), 구월을 표현하는 주역의 괘명(卦名)을 사용한 박월(剝月), 음의 기운이 커지고 월건(月建)이 술(戌)이라서 술월(戌月)이라고 한다. 또 음력 8월이 계수나무 꽃피는 계추(桂秋)라면 9월은 형, 가운데, 막내의 맹중계(孟中季)의 세 번째라서 계추(季秋), 져가는 가을이라 모추(暮秋), 곧 겨울이 오기에 얼마 남지 않은 가을이라는 잔추(殘秋), 늦은 가을이라 조추(早秋)에 반대 의미로 만추(晩秋), 하늘이 맑고 높아지는 계절이라 고추(高秋)라고 하기도 한다. 또 계절에 관련하여 서리가 내리는 시절이라 하여 상신(霜晨), 상후(霜候), 추워지는 시절에 대비하여 옷을 받게 되므로 수의(授衣), 동양 음악의 십이율(十二律) 중 11번째 음을 차용하여 무역(無射)이라고도 한다.
상강은 24절기중 하나로서 특별한 행사는 없다고 할 수 있다. 아 하나 있기는 하다. 조선시대에는 국가의 소사(小祀)로서 둑제(纛祭)를 지냈다. 태조 2년에 처음 지낸 이후 매년 경칩(驚蟄)과 상강(霜降)에 둑제를 지냈으며, 군대를 출병할 때도 반드시 지냈다고 한다. 둑(纛)의 군기(軍旗)다. 둑제를 지낸 곳은 둑도(纛島)였다. 뚝섬이었다는 것이다. 둑기 넷을 북쪽에서 남쪽을 바라보게 위치시키고 제사를 지냈으며 출병 시에는 적의 형상을 그려 넣은 둑기를 제작하여 사용하였다고 한다. 지금도 뚝섬공원 남쪽에 관련된 시설이 남아 있다.
상강의 절식(節食)으로 특별히 꼽을 것은 없다. 다만 국화가 만개하는 시절이라 국화주(菊花酒), 국화전(菊花煎)을 있고, 벼는 상강 전에 베라는 얘기도 있지만 아직 물을 뽑지 않은 추수가 끝난 논에는 통통하게 살찐 미꾸라지가 남아있기에 추어탕도 여전히 먹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곶감, 유자차, 밤, 대추, 땅콩, 고구마도 풍성하다. 상강은 겨울준비에도 중요한 시기다. 서리 맞은 배추, 무는 식감이 좋기에 한해 김치 맛은 상강에 달려 있다는 얘기도 있다.
옷을 갈아입어야 한다는 수의(授衣)의 계절 끝에, 상강 지나 말후(末候: 상강지나 열흘 후)에는 벌레들이 겨울잠을 자러 들어간다고 한다. 괜히 쓸쓸해지는 마음을 부여잡고 차가와지는 늦가을 아침에 겨울잠을 자려는 벌레마냥 움츠려 들지 말고, 가슴을 활짝 펴고 이제 곧 짙어지는 가을 단풍을 친구와 함께 즐겨볼 일이다. 노란 국화를 보며 노오란 국화주를 마시며.....
霜降風情 (상강풍정)
霜降時節享鰍魚 (상강시절향추어) 菊花酒兼菊花煎 (국화주겸국화전) 棗栗乾柿柚子茶 (조율건시유자차) 晩秋節食床滿展 (만추절식상만전)
서리 내리는 시절에 추어탕을 즐겨보세. 국화주를 얹은 상에는 국화전도 한 접시. 대추, 밤, 곶감에 유자차도 따라 나오니 늦는 가을 시절 음식은 상위에 그득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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