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문학 추천해달라는 글이 올라왔어서 갑자기 생각이 나서 독서하다 말고 글이 쏟아져서 올리게 되었습니다.
1) 읽어야 할 책보다 읽지 말아야 할 책을 잘 파악하는 것이 실력이다. 인간의 기억력은 한계가 있고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하기에 질 좋은 텍스트만 보기에도 시간이 모자라다. 참고, 피에르 바야르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
2) 책을 절대 처음부터 읽지 말아라. 전략적으로 내가 보고 싶은 & 읽어야 하는 부분만 읽고 인용하라. 김정운 교수의 에디톨로지(editology)의 개념. 한 책을 다 읽지 않아도 발췌독만 하고 도움이 안될 것 같으면 과감히 던져라.
3) 전공이 아닌 새로운 분야를 파고 들때는 교과서와 같은 2-3권의 책은 정독하고, 나머지는 원전을 잘 소화시켜 주는 책들을 잘 찾아야 한다.
ex) 문학을 공부한다면, 영문학사에서 중요한 의의를 가지는 작가 생애만 모아놓은 책 1권, 중요한 작품의 줄거리와 의의만 모아둔 책 1권 정도 정독 한 이후에, 강신주의 감정수업과 같이 문학을 잘 소화시켜 줄 수 있는 총론적인 책을 읽으면서 소화를 잘 시켜야 한다.
ex) 철학을 공부한다면, 문학처럼 안광복 교사의 교과서와 같은 책을 3권 정도 정독한 이후에, 강신주의 철학vs철학 같은 책들을 보면서 정리한다.
ex) 미학을 공부한다면, 최진기의 서양미술사, 진중권 서양미술사 3권, 미학오딧세이3권을 정독한다.
ex) 역사를 공부한다면, 유시민의 역사의 역사, 청춘의 독서 등을 읽으며 '역사학'의 총론을 파악한 이후에, 사실관계를 써놓은 교과서와 같은 책을 2-3권 독파한다.
그 과정 중 스키마가 발동하여 새로운 지식과 내가 가진 지식들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이렇게 문사철의 기반을 닦는데만 보통 1년의 시간이 걸리더군요.
넓이의 독서를 했다면 이제 깊이의 독서를 할 차례입니다.
ex) 실존주의면 실존주의에 관한 철학책, 사르트르와 카뮈에 대해 더 자세하게 다룬 논문 or 소화를 잘 시켜주는 책들(여기서 책을 잘 골라야 합니다. 질좋은 텍스트를 고르는 것도 실력입니다.)
이정도면 스스로 지적호기심이 생겨서 이리저리 도전하고 싶은 분야가 많이 생길겁니다. 이정도만 되어도 어디 가서 교양지식이 딸리시지는 않을겁니다.
저는 책을 두가지로 분류합니다
1) 지금 현재 1시간만에 읽어서 요약 살짝하고 내 생각 쓰고 버리는 책(이런 종류는 도서관에서 빌립니다. 대게 현 출판시장의 트렌드를 읽기 위해 베스트셀러, 에세이 등이 해당됩니다.
2) 꼭 사봐야 할 책. 이런 책들은 평생을 두고 5-10번은 봐집니다. 교과서와 같은 책들이죠. 처음 개념을 잡는 입장에서는 채사장이나, 강신주, 유시민의 책이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되니까 1년에 약 10-20권의 책만 사게 됩니다. 나머지 약 200-300권의 책들은 도서관에서 빌리기만 하고 바로 반납을 해버립니다. 도서관의 혜택을 톡톡히 보고 있습니다. 제가 보는 영화값보다 책값이 덜 드는 것 같네요.
회원님들은 어떻게 독서하시나요? 다양한 독서법에 대해서 공유해주셨으면 합니다.
첫댓글 오,,,이런 방법들 너무 감사해요. 저는 라이트한 독서를 하는데, 독거남이라 이제 책이나 짐이 늘어나는게 무서워서 태블릿으로 전자책만 봅니다. 리디북스 이용해서 정기권?6400원인가 끊어서 보다가, 이제 책습관좀 들이기시작해서 보고싶은 소설 위주로 전자책 구입하는데,,,,,평생을 두고 읽을책은 직접사신다는것,,,마음에 와닿네요!
오~~좋은글이네요~~
전 그냥 한번사서 한번읽고 별로인책인 알라딘에팔아요
문학에는 흥미로운 이야기 속에 깊이 생각할 주제와 문장들이 충분하여 고전 위주의 독서만 합니다~ 그리고 책은 무조건 돈을 주고 삽니다. ㅎㅎㅎ 여행 시에는 단편집 위주로 한 권 넣어 가고요~ 손에 잡히는 게 없으면 언제나 <지하로부터의 수기>를~ 어깨가 아픈 뒤로는 책을 한번에 많이 읽지 못하는 게 서글프네요. 때로는 한 장에도 생각할 주제가 있으면 십여 분씩 머물 때도 많아서 진도가 느린 케이스입니다~ ㅎㅎㅎ
감사합니다 많은 참조가 되네요. 저는 주로 전공서적 이외에는 1년에 한두권 읽을까 하네요..ㅠㅠ
sam ebook 으로 그때 그때 유행하는 책들을 빌려보고 정말 좋으면 사죠 ㅎ 근데 잠깐 반짝 하는 책들중에 소장까지 할만큼 살만한 책은 없더라구요 ㅎ 정액권으로 이용해서 한달 만원으로 5권까지 빌려보고 있습니다 (180일 대여) 몇년 되다보니 요근래 유명했던 책들은 거의 다 봤더라구요 저도 고전좋아해서 민음사 전집을 다 구매했습니다 고전은 끌리는대로 읽는 편 작가별이나 얇은 책들 ㅋㅋ
SNS에 책 리뷰를 올리곤 하는데 그때 좋아요 누른 분들이 읽은 책중에 관심가는 책이나 서점 돌아다니다가 재밌어 보이는 책을 주로 읽습니다. 읽고 크게 와닿지 않거나 좋아도 다시 볼일이 없는 책은 지인인들에게 주려고 하고 있습니다. 근데 주변에 책 읽는 사람이.......
나름 꾸준히 읽다보니 다른 책 읽으면서 언급되거나 가볍게 인용된 책을 읽게 될 때가 있는데 이것도 나름 매력이 있네요. 점이 선이 되고 선이 면이 된다는게 이런건가도 싶고요
만약 책 읽기가 힘드시다면, 오디오북으로 들어 보세요. 아니면 podcast도 괜찮습니다.
전엔 좋아하는 책 다 구매했었는데 나중에 보니 돈 낭비가 너무 심하더군요. 그래서 요즘은 도서관 갑니다.
도서관가서 즉흥적으로 보고싶은거 뽑아서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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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작품은 예외입니다. 영화랑 비슷한 것 같아요. 처음부터 끝까지 다 봐야 흐름이 이해가 가니깐요.
와 멋집니다. 독서방법은 아닌데 저는 어떤 책을 읽고 나면 뒤에 참고문헌을 꼭 보고 거기 있는 책들에도 관심을 갖습니다. 그리고 가급적 입문서보다는 원서 혹은 원서번역본을 읽으려고 하고요.
이동진의 빨간책방인가 하는 책에 나온건데 책 한권을 잡고 무작정 3분의2를 펴서 2~3장을 읽어보고 잘읽히는 책을 고르는 방법도 있더라고요 그걸로 몇권 건직책이 있더라는..
유시민도 알쓸신잡3 에서 그 얘길 하더군요. 그래서 이제 인터넷 주문보다 갈 수 있으면 서점 가서 살 생각이에요.
저도 빨간 책 읽고 나서 위안을 얻었습니다. 나만 그렇게 독서하는게 아니구나 하고요. 그래서 저도 인터넷에서 흥미로운 주제를 가진 책 리스트를 뽑아서 서점에 갑니다. 거기서 또 새로운 책들을 발굴하고..ㅎㅎ서점 주인은 싫어할듯 합니다
거기서 사는 책은 손에 꼽기 때문에 ㅠㅠ
그냥 읽는데 넘 어렵네요ㅠ
회사 도서관에서 빌립니다. 보고싶으면 또 빌리구요~
저도 새로운 지식 입문용은 다독하는 편입니다. 요샌 책을 읽으면 기억이 잘 안나서 진짜 정독으로 가고 있습니다. 나이가~ㅠㅠ
그리고 핵심 관심분야 책은 무조건 2독~3독이상~
오 꿀팁감사합니다
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