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산 약사암 광주선우도량의 2004년 하안거 결제에 약 20여명이 넘는 대중들이 참여하여 다른 어느 때 보다 열심히 정진하는 모습을 보니, 이젠 우리 선우도량도 근 7년의 역사속에 이제서야 정착이 되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번에 새로 통일된 수행복도 제정하여 모든 대중들이 입고 정진하는 모습을 보니 너무도 흡족했다. 아쉬운 것은 현재의 선방이 평소때 다른 사람의 입출입이 있어 미리 준비해 놓은 와발우를 분실할 위험이 있어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옷(衣)도 있고 밥(食)을 먹을 그릇도 있는 데, 수행을 할 우리의 전용 공간(住)만 있으면 더 바랄 것이 없는 데. 우리의 수행공간을 준비하기 위해 현재 입승선생님을 비롯하여 몇몇 대중들이 노력하고 있으나, 준비하는 대중들은 더욱 관심을 가져 주시기 바라고 다른 대중들도 더욱 관심을 가져 명실공히 우리도량의 현판이 있는 수행공간이 탄생되어, 정진일이 아닌 날에도 대중들 누구나가 하시라도 가족들과 함께 우리 선방에 와서 정진하고 공양도 스스로 해결하고 주무시고 가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 대중들이 수요일과 토요일에 정진을 하고 있으나, 기실 집에서 평소 매일 정진하는 분이 얼마나 될까 의문이 드나, 만약 우리의 선방이 있다면, 더욱 애착하는 마음을 가지고 선방에 와서 평소에 정진하는 습성을 익힌다면 자연 집에서도 공부하는 마음을 가질 것으로 생각된다.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도 정진하기에는 아무런 장애가 없으나, 왠지 아파트는 수행을 하기엔 적합한 장소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자꾸 마당이 있고 아침저녁에 개구리 울음소리가 들리는 옛날 우리집(토굴)같은 집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어떤 분은 나에게 아무데서나 공부하면 되지 무슨 수행공간 타령을 하냐고 힐책하였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나만의, 우리 대중들만의 수행공간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드는 걸 어떻게 할 것인가. 나는 매일 그리고 앞으로 내 평생의 단 하나의 세속적인 인생목표가 있다. 그 것은 풍광 좋은 시골에 허름한 토굴을 지어 담연이와 생업에 종사하면서 매일 정진하는 것이다. 토굴을 지을 장소를 물색하기 위해 이곳저곳 생각으로만 살피고 있으나, 아직은 시절인연이 도래하지 않았는 가 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우리선우도량의 수행공간이 먼저 있어야 하겠기에 이른 새벽에 술이 덜 깬 상태에서 두서없이 이 글을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