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고혈압과 함께 3대 만성질환으로 불리는 질환이 바로 이상지질혈증이다. △총콜레스테롤 △중성지방 △HDL 콜레스테롤 △LDL 콜레스테롤 등 혈중 지질 수치가 비정상적인 상태인 이상지질혈증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운동이 필수다. 이상지질혈증 환자가 운동을 통해서 기대할 수 있는 효과는 무엇인지, 어떻게 운동하면 좋을지 알아본다.
걷기나 달리기 등 유산소 운동은 이상지질혈증 개선 효과가 있다|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꾸준한 운동, 콜레스테롤 조절 및 심혈관질환 예방에 효과
운동은 이상지질혈증 환자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치료 방법 중 하나로 꼽힌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가 발간한 이상지질혈증 진료지침에 따르면, 운동은 혈중 지질 소비를 증가시켜 콜레스테롤 수치를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 장시간의 운동은 중성지방을 가수분해하는 지단백지방분해효소(Lipoprotein Lipase, 이하 LPL)가 증가하도록 유도하는데, 이는 고중성지방혈증 예방을 위해 중요한 효소다. LPL은 운동 4시간 후 가장 활성화되며 최대 24시간까지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혈중 HDL 콜레스테롤을 높이고 죽상경화증을 예방하는 ABCA1 유전자와 간 콜레스테롤 대사를 조절하는 간 X 수용체를 발현하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밖에도 운동은 △혈압 감소 △인슐린 민감도 개선 △염증 지표 개선 △체중 및 체지방 감소 △심근 기능 개선 등 심혈관질환 위험인자를 개선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이상지질혈증의 1차 치료제로 사용되는 스타틴을 복용하면서 꾸준한 운동을 병행할 경우 심혈관질환 합병증으로 인한 사망 위험을 상당히 낮출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이상지질혈증을 개선하는 데 가장 도움이 되는 운동 방법은 무엇일까?
이상지질혈증 개선에는 유산소 운동이 특효…얼마나 해야 할까?
특별한 심혈관질환 합병증이 없는 무증상 환자를 기준으로, 이상지질혈증 개선을 위해서는 유산소 운동이 가장 효과적인 운동 방법이다. 유산소 운동은 △HDL 콜레스테롤 1~2mg/dL 증가 △중성지방 4~12 mg/dL 감소 △LDL 콜레스테롤 3~4 mg/dL 감소 등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특히 유산소 운동량이 많을수록 HDL 콜레스테롤은 더 많이 증가하고, 운동 강도가 높을수록 LDL 콜레스테롤 감소에 도움이 된다.
특히 이상지질혈증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유산소 운동은 △걷기 △계단 오르기 △자전거 타기 △수영 △달기 등이다. 이들 운동은 가슴, 등, 하체 등의 대근육을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대근육 운동에 해당한다. 대근육 운동은 많은 산소를 대사하면서 근육의 인슐린 수용체 수를 높여 혈당을 효과적으로 조절하고, 비만을 예방하는 효과를 낸다.
유산소 운동을 할 때는 체지방 소비를 최대화할 수 있도록 주 5일 이상, 하루에 30~60분씩 하는 것이 권장된다. 운동강도는 여유 심박수의 40~75% 범위로 하는 것이 좋으며, 이에 해당하는 목표 심박수를 계산할 때는 아래 공식으로 계산한다.
여유 심박수(220-나이-안정 시 심박수)×운동 강도(0.40~0.75)+안정 시 심박수
예를 들어 나이 60세, 안정 심박수 70bpm인 이상지질혈증 환자가 운동 강도를 40%로 할 경우 목표 심박수는 106bpm으로 계산된다.
근력 운동과 유연성 운동은 이상지질혈증 관리를 위해 반드시 해야 하는 운동은 아니다. 유산소 운동에 비해 HDL 콜레스테롤 개선에 효과가 미미하고, 운동 강도와 혈중 지질 개선 효과 사이에 뚜렷한 관계가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의 이상지질혈증 진료지침에 의하면 근력 운동은 노화로 인한 근력 감소와 뼈 건강 개선에 효과가 있고, 인슐린 민감도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는 만큼 유산소 운동과 적절히 병행하는 것이 권장된다.
근력 운동과 유연성 운동은 일주일에 2~3회 정도 시행하고, 중강도 이상의 운동을 2~4세트 반복하는 것이 좋다. 개인의 몸 상태에 맞게 유산소 운동과 함께 △맨몸 운동 △프리웨이트 등의 근력 운동을 하고, 준비 운동과 마무리 운동으로 △정적 스트레칭 △동적 스트레칭 등의 유연성 운동을 시행하는 루틴을 세우면 운동 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다.
처음부터 과도한 운동 피해야…주의해야 하는 사람은?
운동을 아예 하지 않았던 경우라면 처음부터 운동을 무리하게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의욕이 앞서 과도하게 운동할 경우 몸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의욕이 급격하게 떨어질 수 있고, 부상 위험이 높아지는 등 신체적으로도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운동을 처음 시작하는 단계라면 좌식 생활 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앉아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이상지질혈증뿐만 아니라 비만, 당뇨병, 고혈압 등이 찾아올 위험이 높아지고, 사망 위험도 증가하기 때문이다. 직장에서 앉아 있는 시간이 길다면 점심시간에 평소보다 조금 더 멀리 산책을 가고, 여가 시간에는 앉아서 영화를 보기보다는 취미로 즐길 수 있는 운동을 하면서 생활 속 신체활동을 늘리는 것이 좋다.
강도 높은 운동을 주의해야 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상지질혈증이 심하게 진행돼 합병증으로 협심증, 심근경색 등의 심혈관질환이 나타났다면 운동을 무리하게 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콜레스테롤이 혈관 벽을 막은 상태에서 과도한 운동으로 혈관이 수축할 경우, 혈액 순환이 더욱 어려워지면서 심정지와 같이 위험한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상지질혈증 치료제를 복용하는 경우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심장을 천천히 뛰도록 유도하는 약물인 베타차단제나 칼슘채널차단제를 복용하는 심혈관질환자는 심장에 무리가 갈 수 있기 때문에 고강도의 운동 대신 가벼운 운동으로 시작하고 숨이 약간 차는 정도로만 운동하는 것이 권장된다. 또한 스타틴을 복용하는 환자 가운데 드물게 근육 약화나 근육통이 부작용으로 나타난다는 보고도 있다. 이러한 경우에는 운동 전후로 몸의 이상 여부를 꼼꼼히 살피고, 의료진과의 상의를 거쳐 건강 상태에 맞는 운동 전략을 세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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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안세진 |하이닥 건강의학기자